“서두르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내다보고 사업하겠다”
“서두르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내다보고 사업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4.07.3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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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수협 김원갑 조합장 직무대행

▲ 강릉시수협 김원갑 조합장 직무대행
주문진 제2농공단지에 해섭시설 설치 예정

지난 6월 초 비보(悲報)가 들려왔다. 박흥구 강릉시수협 조합장이 세상과 이별했다는 소식이었다. 고인이 된 박 전 조합장은 무려 12년간이나 강릉시조합장으로 근무하며 조합과 어업인들을 위해 봉사한 이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연근해 수산업 발전을 위한 남다른 애정과 노력으로 1998년 3월 강릉시수협 조합장으로 당선된 이래 조합장(1998년∼2005년, 2010년∼2014년) 직무를 수행하면서 어업인의 권익보호, 소득증대, 지역경제발전, 어업인의 의식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부시책에 적극 동참해 칭송받는 지도자였다. 그는 40년 이상을 수산업에 종사하고 경영한 생산자와 소비자의 수산물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박 전 조합장은 2대에 걸쳐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로 활동하며 수협중앙회 정기총회 임시의장을 맡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으로도 모범을 보였다. 중앙회 비상임이사 재임 당시인 1998년부터 IMF 여파로 수협중앙회와 회원조합의 경영이 악화돼 당시 노무현 해수부 장관과 함께 직접 경제기획원 등을 방문하면서 눈물로 호소하는 등 온갖 노력을 다해 공적자금 1조 1,800억 원을 확보해 오늘날 중앙회와 회원조합이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었다.

특히 그가 강릉시수협 조합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조합 사업들이 부실해 당시 전국 회원조합 경영실사 결과 13개 퇴출 조합에 포함돼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고객들의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고 조합원들은 출자금을 찾아가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이런 여건에서 조합의 부실 채권 금액의 168억 원 전액 공적자금을 지원 받은 뒤 2003년 MOU 약정을 탈피해 2013년 말 이익잉여금 58억 1,500만 원 대손충당금 비율 380%의 11억 2,000만 원의 여유자금을 보유중인 전국 상위 회원조합으로 성장하고 더욱더 조합원의 소득증대와 흑자 경영을 위해 노력했다.

박 전 조합장은 정부는 물론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확보해 위판장 현대화를 위한 옥개(지붕) 시설, 수산물가공시설현대화(HACCP), 어구 어망 보수 보관장을 확충하는 등 어업인 소득증대와 복지 확충을 위해 노력했다.

▲ 강릉시수협이 운영하고 있는 위판장에는 요즘 오징어가 제철을 맞아 위판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 조합장이 잘 할 수 있도록 해놓겠다”


조합의 입장에서는 박 전 조합장 별세 소식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강릉시조합은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내년 3월 조합장 동시선거 때까지 비상임이사 중 한 명이 조합장 직무를 대행키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박 전 조합장의 공백을 메워줄 구원투수로 김원갑 이사가 선출됐다. 김 이사는 초기에는 어선어업을 하다 15년 전부터 가리비 등 패류 양식 종묘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어업인이다.

“훌륭한 분이었는데 안타깝죠. 고인의 뜻을 이어면서 다음 조합장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겠습니다.”

김 직무대행은 박 전 조합장을 높이 치켜세우면서 조합장 선거에 나설 뜻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그 대신 전임 조합장 공백기를 없애고 다음 조합장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터를 닦아놓겠다는 뜻이다.

김 직무대행의 직무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 10개월이다. 김 직무대행은 신중했다. “당장 급하기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내다보고 사업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 대형 해섭(HACCP)시설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주문진 제2농공단지 조감도

수산물 건조장 설립 구상

김 대행은 어업 조건이 좋지 않은 것과 명태 자원 회복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어선이 북한 수역에 들어가면서 우리 동해 어장을 어지럽히는 걸 걱정했다.

“중국어선 무자비하죠. 말을 못해서 그렇지. 내걸 내가 지키며 (조업)해야 하는데...”

김 직무대행은 5~6억 원 흑자가 나는 현실상 지자체의 도움 없이 대규모 투자가 힘들다고 판단하고 보조금 확보를 위해 도지사, 시장을 만나 사업을 설명하고 추진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당장 급한 사업은 없다. 미래지향적으로 내다보고 사업을 하겠다”고 말하고 “주문진 제2농공단지에 해섭(HACCP) 시설을 크게 설치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기존 시설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리 산 303의 1번지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제2농공단지는 제1농공단지와 인접한 산업용지 15만7천273㎡에 오는 12월말 준공된다. 여기에 3,300㎡(1,000평) 이상 규모의 해섭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김 직무대행은 수산물 건조장 설치 의지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직접 가공을 해서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외에도 김 직무대행은 회센터와 바다마트 사업 개선 의지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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