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를 앞둔 대한민국 수산업 경쟁력 강화
한·중 FTA를 앞둔 대한민국 수산업 경쟁력 강화
  • 이주학 부산공동어시장 사장
  • 승인 2014.07.3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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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학 부산공동어시장 사장

최근 박근혜 정부가 한·중 FTA를 원만한 합의점에서 조속히 타결할 것을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FTA가 성사되면 거대한 중국시장은 분명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에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하지만 1차 산업인 수산업의 경우는 다르다. 중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동일한 어장을 공유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산물 생산량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이러한 생산성 우위를 바탕으로 우리 시장에 저가로 공급 가능하기 때문에 FTA 체결을 통한 시장 개방은 수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산 저가 수산물의 전방위적 국내 시장 공략을 통한 점유율 확대는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물의 가격하락을 초래해 경쟁력을 상실한 생산자들의 어업포기로 이어질 것이며, 국내 산지시장의 위판량 감소와 전후방 산업의 수익감소를 초래해 자칫하면 국내 수산업의 자생력이 상실될 수도 있다.

수산업을 제조업 및 서비스업과 같이 GDP 비중으로만 평가할 수 없다. 수산업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식량을 확보하는 식량산업으로 FTA 체결에 의한 수산업의 위기는 식량안보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FTA 협상 시 가능한 국내 생산 수산물을 모두 초민감품목으로 지정하고 유예기간을 최대로 설정해 단계별 개방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예기간 동안 우리나라 수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국내 수산업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새로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우리가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으로 다음과 같은 사안들을 제시해 본다.

유통단계 축소

먼저 현재 해양수산부에서 추진 중인 수산물 유통구조 종합대책을 중심으로 수산물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을 실현해 국내 수산물의 가격경쟁력을 제고함과 동시에 합리적인 수산물 가격을 바탕으로 전후방 산업의 내실화를 도모해야 한다.

수산물은 공산품과 달라 계획 생산이 힘들고 각 어종과 어종별 상품성에 따라 유통채널과 비용이 다르게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왜곡되는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산지시장에서 위판기능만 수행하다보니 가공 및 포장 등의 상품화를 위해 별도의 유통단계가 더해지고 있다.

유통구조를 효율적으로 축소하기 위해서는 FPC 사업 등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산지 위판장 현대화 사업 시 산지에서 선별을 통한 가격결정에 시장 기능을 국한할 것이 아니라 2차 가공 내지 완전식품의 제조가 가능한 시설로 바꿔 유통단계를 축소시키는 것은 물론 제품의 고급화를 도모하고 국내 유통업체 및 소비자와 해외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생산을 통해 수산물 부가가치를 높여나가야 우리 수산물의 수출 경쟁력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다.

아울러 산지 위판장 현대화 추진 시 모든 시설에 햅섭(HACCP) 기준을 도입해 우리 수산물의 위생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산 수입수산물에 대해서도 보다 엄격한 위생기준을 적용해 이에 부합하는 수산물, 관련식품만 수입이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내수시장 및 국내 생산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위판장 위생기준 강화, 제품의 고급화 이뤄야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과 같은 어장을 공유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산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호망(선망과 저인망을 결합한 어법으로 어획강도가 높음)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불법어업을 통해 수산물을 남획하고 있어 국내 생산량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이를 견제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연근해 수산자원은 고갈되어 더 이상 생산이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수산물 생산을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중 FTA 협상단계에서 우리나라가 규정하는 불법어업에 관한 기준 준수를 포함시키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불법 조업한 수산물에 대해서 수입금지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중국의 불법어업을 견제함과 동시에 우리 어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수산업은 식량산업으로 중요한 국가기반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강대국과의 FTA 협상 시 타 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매번 후순위로 밀려났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와 유사한 어종을 대량생산하고 저가격으로 유통하기 때문에 이번 한·중 FTA에서도 후순위로 밀려난다면 우리나라 수산업은 자생력을 잃고 말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한·중 FTA를 기점으로 현재 직면해 있는 수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국제경쟁력을 향상시켜 수산업을 미래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야 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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