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한국해양한림원 회장, 해양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인식 증진
이기택 한국해양한림원 회장, 해양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인식 증진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11.09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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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한국해양한림원 회장
이기택 한국해양한림원 회장. 사진=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과학기술부문에 석학기관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이 있다면 해양과학 부문에는 ‘해양한림원’이 있다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1994년 출범한 KAST 회원들은 과학기술 관련 학술, 국제교류 등의 사업에 참여하거나 제안 및 자문 등의 역할을 하는데 자타공인 최우수 연구자들이 국가 과학기술 선진화와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해 헌신했으며, 2005년 기초연구진흥법에 따라 법정기구가 된 이래 과학기술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20여 년간 정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ST는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해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는 석학들을 신입 정회원으로 선발하는데 정회원 총수는 500명을 넘기지 않는다. 정회원 선출은 당해 정회원에서 종신회원으로 전환되는 수 정도로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KAST 정회원이 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자 명예의 상징이 됐다.

최근 고수온, 슈퍼태풍, 해양미세플라스틱 등 해양을 둘러싼 다양한 현상과 탄소중립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해양과 해양과학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슈퍼태풍 마이삭, 올해 6월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폭염과 7월에 발생한 독일 서부 지역의 홍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의 대부분은 해양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해양의 문제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학제적 연구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국내 최고의 해양과학 분야의 석학들이 뜻을 함께하는 명예의 전당이 지난 7월 19일 해양수산부 승인을 얻었다. 바로 ㈔한국해양한림원이다. 약칭 ‘해양한림원’ 초대회장에는 이기택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가 선출됐다. 이기택 회장은 해양한림원 발족을 위해 발기인으로 발 벗고 나섰던 석학이다. 또한 정해진 서울대 교수, 이원호 군산대 명예교수, 김종성 서울대 교수, 이희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책임연구원, 박재훈 인하대 교수 등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9월 30일 열린 해양한림원 출범식 및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해양과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획기적 수준의 업적을 이룬 해양과학자 25인을 초대 석학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의 해양한림원이 세계적으로 해양과학 분야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300여 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해양과학 석학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연구실적을 인정받는 25명만 첫 해에 선정됐다는 점에서 KAST처럼 권위와 명성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한림원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해양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해양 분야 대표적 난제인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중립 △갯벌 블루카본 △해양미세플라스틱에 대해 각각 주제를 발표하고 심층토론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29일에는 탄소중립과 블루카본을 주제로 제1차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석학회원으로 선정됐으며, 현재 ‘2050탄소중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장 주요연구는 ‘인간 활동에 의한 해양 탄소 및 질소 순환 변동 관련 혁신적 발견’이다. 해양한림원을 KAST에 버금가는 해양과학 분야 석학기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회장을 포항공대에서 만났다.

해양한림원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한 회원들과 함께 한 이기택 회장(앞줄 중앙)
해양한림원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한 회원들과 함께 한 이기택 회장(앞줄 중앙)

해양한림원 설립 배경과 취지가 궁금하다.

올해로 한국해양학회 출범과 함께 대한민국의 해양과학 연구가 시작 된지 5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해양과학자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해양학은 일취월장했습니다.

해양과학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획기적인 수준의 업적을 이룬 과학인을 발굴, 우대하고 정부의 해양과학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문할 수 있는 학문적 권위가 있는 해양한림원의 창립이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해양학자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었습니다.

 

해양한림원 초대회장 취임 소감과 각오는?

해양한림원의 활동을 통해 학계의 연구능력이 세계 주류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해양한림원이 해양과학 분야의 최고 석학으로 구성된 만큼 해양과학, 기술, 정책을 포용하고 선도하는 글로벌 아카데미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해양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업적이 지속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학술연구 지원과 후진양성을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또한, 해양한림원은 향후 해양 전문가들의 정기모임을 개최하고, 해양과학과 정책에 대한 활발한 토론의 장을 지속하여 마련할 계획입니다. 해양과학을 대표하는 권위와 위상에 걸맞게 국내 모든 분야에서 해양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 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해양한림원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석학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해양과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연구업적의 수월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본인을 대표할 수 있는 연구브랜드가 있어야 합니다.

 

회원 선정 공정성이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하게 위해서 회원 선정은 3단계를 걸쳐 진행됩니다. 1단계는 관련분야 석학회원 세 분이 추천하며, 2단계에서는 해양학 전체 관점에서 후보의 역량을 평가하고, 최종 3단계에서는 전체 석학회원 중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탄소중립 실천은 얼마나 되고 있다고 보나?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수온 상승이 가장 빨리 일어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최근 50년(1968~2017년) 간 전세계 연평균 표층수온은 0.48℃ 상승했으나 우리나라는 1.23℃나 상승하여 급속한 해양기후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해양은 지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흡수하며 지구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합니다. 해양의 탄소제거 능력이 아직은 절정에 미치지 못했으므로 인간의 노력 여하에 따라 탄소흡수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고 하면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포함된 연안 탄소 흡수원의 발굴·조성 등 해양을 통해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50년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범 국가적 계획이 완성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광범위하게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과학자, 정부, 국민이 해야 할 일은?

과학자들은 수백만 톤~수천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빠른 시간에 현실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정부는 기업의 이산화탄소 제거 및 배출 저감 노력에 대한 세제 혜택과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을 통하여 기업의 탄소중립 노력을 독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은 탄소중립의 급박성에 대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의 탄소 중립에 대한 노력에 적극적 협조가 필요합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이기택 회장과 해양한림원 임원진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이기택 회장과 해양한림원 임원진

한국인 최초로 미국 지구물리학회 석학회원으로 선정됐는데 AGU 명성과 기능은?

미국 지구물리학회(AGU)는 1919년에 설립돼 100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과학 전 분야와 우주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있는 학회입니다.

AGU는 약 7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획기적인 생애 학문적 업적을 이룬 과학자 중 극소수(매년 0.1% 이내 50~70명 선발) 인원만 석학회원으로 임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해양 탄소 및 질소 순환 연구’ 분야에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석학회원으로 선정됐습니다.

 

AGU 멤버로 선정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연구는 무엇인가?

2019년 AGU 석학회원선정위원회는 ‘인간에 의한 활동이 해양 탄소 및 질소순환에 미치는 영향’ 분야에서 획기적인 공로를 인정해 저를 2019년 석학회원으로 선정했습니다. 저의 석학회원 선정은 AGU 100년 역사상 최초의 한국 과학자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2019년 AGU 석학에 힌국인 최초로 선정된 이기택 회장
2019년 AGU 석학에 힌국인 최초로 선정된 이기택 회장

해양한림원의 역할과 계획은?

해양한림원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갯벌블루카본 △해양미세플라스틱과 같은 해양 분야의 난제들을 공론화하고 적절한 대응방안 모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우리 해양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업적이 지속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학술연구 지원과 후진양성을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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