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수협 - “최신시설 통한 수산인 소득창출”
보령수협 - “최신시설 통한 수산인 소득창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10.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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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위판장 연계 FPC 건립
보령수산업협동조합. 사진=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보령수협이 전국 최대 규모 품질위생형 위판장과 연계한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조성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다. 충남 보령 대천항에 위치한 보령수협은 서해 중부권 최고의 수산업협동조합으로 보령시와 홍성군을 업무구역으로 한다. 보령수협은 특히 서해안 꽃게, 멸치, 갈치, 대구, 병어, 키조개 등의 다양한 어종을 취급한다.

31개 어촌계, 7,5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보령수협은 매년 1,000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산물 위탁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봄철 성어기에는 위판장 내 상장 공간이 부족해 상품을 2~3회 진열해야 할 정도로 선어 물량이 넘친다. 4~5월에만 620~630억 원의 위판액을 기록할 정도다. 국내 대구 생산량의 50%, 주로 잠수기어업으로 생산되는 키조개의 84%가 보령수협에서 위판된다. 또한 보령수협 관내 어선수는 1,100여 척에 이르며 이는 전국 최다 수준이다.

내년에 창립 60주년을 맞는 보령수협은 서해 중부권 최고의 수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연간 수산물 위판량은 약 2만 톤에 이른다. 따라서 위생관리 강화는 물론, 최신 설비를 갖춘 깨끗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위판장을 필요로 했다. 보령수협은 어촌자원 복합산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36억 원 등 총 132억 원이 투입된 3층 5,569.69㎡(1,688평)의 최신 위판동 시설을 2019년에 준공했다. 이 곳 품질위생형 수산물 위판장은 저온에서 수산물을 경매, 선별, 포장함으로써 양륙에서 출하단계까지 수산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산물 안전·위생 유통체계다. 위판장은 1층에, 2층에는 사무실, 3층에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전망대를 설치했다. 특히 수산물의 양륙, 경매, 출하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은 물론 최상의 선도를 유지하고, 바닥에 위생적인 워터후로어 바닥재로 마감하고, 설치류 등이 들어올 수 없는 구조의 폐쇄형 위생 위판장이 조성됨에 따라 어업인의 소득증대는 물론 대천항의 랜드마크로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령수협 로컬푸드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해삼
보령수협 로컬푸드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해삼. 사진=박종면 기자

최신 FPC 착공 예정

보령수협은 위판장을 다음 달 착공예정인 FPC와 연계해 관광상품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최요한 보령수협 조합장은 중국 동방명주타워를 예로 들며 “탐방로에서 위판 현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극장식으로 AR(증강현실; 현실에 존재하는 이미지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 시설)을 갖춰 충남, 보령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보령수협 ‘2030미래비전’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령수협FPC는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국비 24억 원 포함, 총 60억 원을 투입해 위판동 옆에 내달 착공에 돌입한다. 충청권 최초로 세워지는 보령수협FPC는 부지 면적 818㎡(248평), 연면적 2,475㎡(750평) 3층으로 1층에는 해삼가공공장이, 2층에는 제빙·저빙공장이, 3층에는 홍보체험관 및 수산물 직매장 등이 들어선다. FPC가 준공되면 청정 수산물의 메카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지속 가능한 보령 발전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적정가격 해삼 공급

보령수협은 최근 수년 전부터 어촌계로부터 해삼을 매입해왔다. 최 조합장은 해삼에 관심이 많다. 보령수협 전체 31개 어촌계 중 절반 가량의 어촌계에서 고부가가치 해삼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독과점이었던 기존 해삼 수집상들과 달리 높은 가격으로 경쟁입찰에 참여함으로써 적정 어가(魚價) 유지를 통한 생산 어업인 소득 향상에 기여해왔다. 보령수협이 해삼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적게는 킬로그램당 몇 천원부터 많게는 1만 원까지 낙찰가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최 조합장은 “상인들은 수협이 입찰에 참여하는 걸 싫어하겠지만 수협이 이익이 목적이 아니라 어민들에게 혜택이 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니까 목적 달성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 해삼을 건조, 가공해서 내놓을 예정이다.

최 조합장은 “바다만 바라보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말은 수협이 위판과 위판 수수료에만 몰입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위판사업 외에도 상호금융, 지도사업, 서비스업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령수협은 공제사업 최상위 그룹에 속하기도 한다. 전희향 부지점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수협보험 연도대상을 수상하는 등 공제사업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상호금융 점포는 지역의 동대지점, 대천항지점, 오천지점, 서울 마곡동지점, 상계동지점을 개설하며 지경을 넓혀왔다. 최 조합장은 수도권 점포를 하나 더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수협이기에 가질 수 있는 특성이다. 최 조합장은 “제1금융권은 점포를 줄이는 게 맞다. 하지만 수협 같이 특수성을 가진 금융권은 점포를 방문해야 하는 세대, 통장이 필요한 일부 2030세대도 있으니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협 최초 장례(葬禮)서비스까지

보령수협은 최요한 조합장 취임 후 달라진 것이 많다. 최 조합장은 2014년 당선돼 3번째 연임하고 있다. 상호금융의 경우 취임 전 3,370억 원에 불과했던 여수신이 지금은 1조 1,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수협의 신뢰를 얻는 부대사업이 큰 기여를 했다.

보령수협은 전국 91개 수협 중 유일하게 장제사업소를 두고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65세 이상 조합원이 60%를 차지하다 보니 조합원 복지차원에서 서비스사업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장례사업이다. 2019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스카이 파크(Sky Park)장례식장은 사연이 많다. 최 조합장이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기성 장례사업자들로부터 협박을 많이 받은 것이다.

보령수협이 장례서비스사업을 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비용을 대폭 내리자 기성 장례업자들이 반발을 하고 나섰다. 기존 장례비용 기준선을 무너뜨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장례업자들이 찾아와 욕설을 퍼붓거나 협박을 하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 하지만 조합장과 보령수협 임직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서비스 중심으로 나아가자며 이들을 설득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가는 매우 만족할 정도다. 갑자기 변을 당해 경황이 없는 유족들에게 적정가격에 최고의 장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면서 부담도 줄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합원과 시민에 대한 편의성 제공, 수협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시작한 서비스업이 호평을 넘어 신뢰를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이런 신뢰는 수신고를 높여주고 수신고가 올라가면서 여신 또한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 보령수협 자체분석이다. 최 조합장 취임 당시 전체 91개 회원조합 중 36위였던 수신고는 현재 15위, 여신도 30위권에서 20위까지 올라섰다. 최 조합장은 “예전에는 수협에 출자하라고 사정했는데 지금은 조합원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우수한 직원복지

보령수협은 직원복지가 좋기로도 유명하다. 직원복지에 관한한 충남도, 보령시 등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다. 법정 출산휴가와 육아휴가 외에 필요한 경우 추가로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며 어린 자녀를 둔 남녀직원의 경우 출근시간도 늦춰주는 등 육아에 대한 배려가 다른 직장보다 뛰어나다.

최 조합장은 “조합원과 직원 자녀가 수협에 근무한다고 생각해보라”고 반문한 뒤 “복지수협을 통해 수산인 소득창출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요한 보령수협 조합장이 대천항을 바라보며 2030보령수협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최요한 보령수협 조합장이 대천항을 바라보며 2030보령수협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종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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