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오염, 사전에 막자
해양오염, 사전에 막자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1.10.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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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엘진 기자
김엘진 기자

[현대해양] 지난달 3일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에 ‘Feel the Rhythm of Korea : Season2’ 영상들이 공개됐다. 이 중 단연 주목받은 영상은 ‘머드맥스(MUDMAX)’였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Mad를 갯벌을 의미하는 Mud로 패러디한 것이다. 강렬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 촬영된 머드맥스는 매우 감각적인 색감을 활용해 공개 당시 유튜브 인기 급상승 순위 1위를 기록했고, 공개 한달도 되지 않아(9월말 기준) 2천만 뷰를 넘겼다.

무엇보다 머드맥스의 배경은 충남 서산 갯벌로 2007년 12월 7일 태안기름유출 사고로 큰 피해를 봤던 지역이다. 당시의 사고는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인근 해상에서 예인 중이던 크레인선 ‘삼성 1호’가 지나가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충돌한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원유 12,547㎘가 유출됐고 무려 7,384억 원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이 정도의 피해 규모는 사고일 기준 이전 10년간 있었던 약 4,000여 건의 원유 유출사고로 인한 피해를 모두 더한 것보다도 큰 수준이었다. 또한 당시의 사고는 기상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데다, 해양수산청의 경고 호출에 뒤늦게 대응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인재였다. 그 결과 원유는 서해안을 넘어 군산, 목포, 제주도까지도 퍼져나갔다. 해양경찰청의 방제대책본부는 초기대응이 늦었고, 원유에 오염된 태안과 서산의 양식장과 어장에서 수많은 어패류가 때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2021년, 세계인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영상에 서산이 등장한 것이다. 영상 속에선 14년 전 검은 기름이 뒤덮고 있던 태안과 서산 앞바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지난 7월 26일 21개국 만장일치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광활한 갯벌이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홍보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해양오염방제정책은 1995년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와 태안사고를 겪으며 체계화됐다고 할 수 있다. 사고를 겪고 한층 성장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다. 특히 이제는 전 세계의 이슈가 되어버린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과 극한 기상 증가로 인한 사고도 대비해야 할 시기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해양오염방제 정책은 대부분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른 방제(防除) 관련 조치에만 한정돼 있다. 또한 해양에서의 사고 및 선박 사고 재난관리 주관기관은 해양수산부로 지정돼 있다. 한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이로 인해 실제 현장에서 방제 대응을 총괄하는 해경청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 태안 사고 당시에도 해수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해경 방제대책본부의 역할분담이 불명확해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다른 예상치 못한 사고를 또 한 번 겪은 뒤, 체계를 만들기보다는 사전 해양오염 예방조치에 대해 더욱 심도있게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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