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교육문화 기본정책과 해양교육 실행방안
해양교육문화 기본정책과 해양교육 실행방안
  • 현대송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글로벌해양아카데미 학장
  • 승인 2021.09.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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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 정책 리더 양성 위해
현대송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글로벌해양아카데미 학장
현대송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글로벌해양아카데미 학장

제1차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 활성화 기본계획(2021~2025)

지난 7월 29일, 해양수산부가 향후 5년간 한국의 해양교육문화 기본정책의 토대가 될 ‘제1차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 활성화 기본계획(2021~2025)(이하 제1차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하였다. 이번에 수립된 제1차 기본계획은 올 해 2월부터 시행된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해양교육문화법)」에 따른 법정계획으로 △해양교육문화 콘텐츠 강화 △해양교육문화산업 생태계 조성 △해양교육문화 제도·기반 정비 등 3대 추진전략 아래 9개의 중점 추진과제를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3대 추진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해양교육문화 콘텐츠 강화’에서는 학교해양교육과 사회해양교육을 확대하고, 해양문화자원의 발굴·조사와 디지털화를 지원한다. 또한, 전국 해양문화자원의 브랜드화, 등대, 섬, 남·북극, 해안누리길, 해양역사 탐방 등 국민이 직접 체험을 통해 해양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5대 해양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양교육포털 누리집(www.ilovesea.or.kr) 개선, ‘K-오션 온라인공개강좌(MOOC) 플랫폼’ 구축 등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해양교육 콘텐츠 강화와 접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해양교육문화산업 생태계 조성’에서는 ‘창업투자 지원 사업’ 등을 통한 관련 분야의 전문기업 육성, 지역 중심의 해양교육문화산업 활성화 지원 강화, ‘해양문화예술·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기관 지정’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갈 예정이다.

‘해양교육문화 제도·기반 정비’에서는 「해양교육문화법」 시행에 따른 이행체계를 마련하고 해양문화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먼저, 국가의 해양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 및 지역해양교육센터를 설치·운영하고, 해양교육전문기관을 지정하여 사회 해양교육 및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가교역할을 할 전문 민간단체도 육성할 계획이다.

위와 같이, 제1차 기본계획에는 해양에 대한 국민의 인식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글로벌 해양교육문화 정책 동향

글로벌 해양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이 약 20년 전인 2002년부터 ‘해양적 소양을 갖춘 시민 육성’을 해양교육의 목적으로 설정하고 교육을 실시해 온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늦긴 했지만 우리나라가 해양교육문화법을 제정하고, 제1차 기본계획을 수립, 추진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해양 굴기(海洋崛起),’ 일본이 ‘해양입국(海洋立國)’의 기치 하에 국가해양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우리도 해양교육문화 분야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고 투자의 규모를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한반도 주변 각국의 해양교육·해양문화 정책을 간단히 살펴보면, 먼저 일본이 2007년에 해양기본법을 제정해 해양교육 시행을 규정화했다. 제3차 해양기본계획(2018-2022)에서는 해양교육 의무화 및 △해양강국 유지를 위한 전문 인재 육성 △어린이와 청년에 대한 해양교육 추진 △해양에 관한 국민의 이해 증진 등 3가지 해양교육 기본방침을 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이어 중국은 2008년 ‘국가 해양사업 발전계획 요강’을 정하고 해양인재 육성 및 해양교육 강화를 추진했다. ‘국민 해양의식 홍보교육과 문화건설 13·5 계획’(2016)에 근거, 국내 200개소 이상의 지역 해양교육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0년 5월 개최된 중국 양회(兩會)에서 해양경제 발전 및 해양강국 발전 가속화를 경제운영 9대 중점 업무에 포함시키고, 해양교육 강화가 해양강국 건설에 기여한다고 천명했다.

대만도 2008년부터 초·중·고 7개 주요 교과영역에 해양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는 교육을 시행해 오고 있고, 대만 해양대학 내에 국가해양교육센터를 설치한 것을 비롯해, 지역별로 22개소에 달하는 해양교육자원센터를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이렇듯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주요국은 해양교육을 국가발전의 중요한 동력으로 인식하고, 국가해양교육센터를 설립하여 해양교육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공교육 교육과정에 해양교육을 규정하고, 통일화된 교재 개발 보급, 교원의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해양문화에 초점을 맞추면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해양문화에 대한 이해제고와 더불어 산업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중국의 해양문화산업 발전 전략은 2014년 8월 중국문화부와 재정부가 제시한 특색 있는 문화산업의 촉진 전략 수립 이후 본격화되었는데, 해양문화와 관련된 산업을 중요한 문화산업 중 하나로 인식하고, 이와 관련한 정책을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양정책은 △해양 및 인적 자원 개발 △해상 보안과 안전 및 법 집행 △해양 거버넌스와 제도 △해양 경제 발전 △해양공간 관리 및 보호 △해양문화 △해양 외교 등 7대 핵심전략을 통해 해양문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해양문화 분야에서는 △시민의 해양문화 소양 개선 △지속가능한 어업자원관리를 위한 지역 고유의 전통지식 활용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항만 어항의 활성화로 관광 자원 개발 △지역 주민들의 해양문화 이해증진 프로그램 도입 △해양문화 혁신을 위해 지역 고유의 지식 개발 및 활용 △해양문화 가치와 사회 시스템의 목록화 및 체계적인 활용 등 6개의 목표를 설정하고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해양교육 실행방안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해양환경오염, 기후변화, 해양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글로벌 문제, 해양영토 및 해양수산자원을 둘러싼 국내외적 갈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 동력이 될 해양바이오 산업, 해양 에너지산업, 해양문화산업 등을 이해하기 위한 해양적 소양(Ocean Literacy)을 위해 해양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향후 해양교육이 체계적, 효율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국의 장래를 짊어질 인재들이 바다를 이해하고, 바다와 친숙해지기 위한 교육환경 기반 조성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교육 과정에 해양교육 과목의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1차 기본계획에서도 천명된 바와 같이 중등교육 정규 과정에 ‘통합해양’ 선택과목 도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향후 해양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해양교육과 사회해양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계 될 수 있도록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생애주기별, 단계별 해양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양영재교육, 해양캠프, 해양올림피아드 등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 등을 체계화,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양교육에 있어서는 도서 및 어촌 지역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지역균형발전, 저소득 계층, 장애인, 다문화 가정, 북한지역 이탈 주민, 난민 등 사회적 약자 층에도 배려해서 국민 모두가 쉽게 바다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여수 국제해양법아카데미, 극지아카데미 등 글로벌 해양정책리더 양성 프로그램도 점차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국제해양수산 분야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차세대 글로벌해양정책리더 양성을 위하여

지난 7월 12일, 영국의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첫 민간 우주관광 비행에 성공했다. 이어서 20일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이 11분간의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그날은 1969년 닐 암스트롱(1930~2012)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지 5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닐 암스트롱이 1969년 7월, 달에 착륙하기 약 10년 전인, 1960년 1월, 미국 해군 중위인 돈 월시(Don Walsh)와 스위스 엔지니어인 쟈크 피카르드(Jacques Piccardr)가 심해잠수정 트리에스테(Trieste)호를 타고 지구에서 가장 미지의 지역인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 밑바닥에 최초로 도달했다. 그 후 반세기가 지나도록 마리아나 해구에 도달한 사람이 없었으나 2012년 3월, ‘타이타닉’을 연출한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 감독이 심해 1만 908m에 도달한 바 있다. 그리고 2019년 5월, 미국 월가 억만장자 빅터 베스코보(Victor Vescovo)가 해저 1만 927m의 ‘챌린저 딥(Challenger Deep)’ 탐사에 성공했다.

달이나 목성의 표면 보다, 심해가 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해양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치와 기회를 제공해 주는 블루 오션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해양법재판소(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Sea) 소장, 국제해사기구(IMO) 총장, 유엔대륙붕한계위원회(UN Commission on the Limits of the Continental Shelf) 의장 등 주요 국제기구의 수장을 동시에 한국인이 맡은 적이 있다. 산업뿐만이 아니라 인적인 면에서도 우리가 가진 잠재력과 역량은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이 있음이 증명되었다.

우리나라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제 사회에서 리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해양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활용하는 쪽으로 국가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해양교육에 대한 재정을 선도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지속적인 예산 확보 등에 나서야 하겠지만, 해양수산 관련 산학연(産學硏)도 합심해서 글로벌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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