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창사 이래 첫 파업하나?
HMM 창사 이래 첫 파업하나?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1.09.01 10: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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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진사태, 막을 수 있나
HMM 해상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HMM 해상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현대해양]HMM 육·해상 노조가 모두 파업을 결의했다. 8월 31일 HMM 육상 노조는 조합원 95% 이상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했으며, 97.88%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인해 육상 노조와 해상 노조는 ‘육해상 공동투쟁위원회’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하게 됐다.

1인당 영업이익 국내 최대 성과 달성에도 임금동결
HMM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9년간 적자 상태를 유지했고, 오랜기간 임금을 동결해왔다. 육상 직원은 임금은 2012년 이후 8년간, 해상 직원 임금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2016년 제외) 6년간의 기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예상 외 호황으로 인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했으나 HMM은 여전히 임금을 인상하지 않았다. 
지난 6월 해상 노조는 “약 8년간 지속된 임금동결 및 1인당 영업이익 국내 최대 성과 달성에 보상 받고자 목소리를 낸다”는 설명과 함께 월급여 25%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5.5%를 제시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노조측과의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육상 노조는 지난 7월 3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위조정 신청을 냈고, 지난 8월 3일 해상 노조는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 3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달 18일에는 글로벌 해운사 MSC가 HMM의 인력을 빼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MSC는 7월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경력을 가진 국내 선원을 모집하기 시작했고, 국내선사 중 대형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회사는 HMM 뿐이기 때문이다. 
전정근 해상 노조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해상 노조는 매일같이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 등 노예취급을 받고 있고, 배에서 내리지도 못한다”며 “스위스 MSC는 최장 4개월 계약조건과 약 2배 가량 높은 임금으로 저희에게 입사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HMM의 계약조건인 10개월에 비해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지난달 24일 서울 HMM 본사에서 배재훈 사장, 김진만 육상노조 위원장,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이 교섭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협상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입장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이 드러났다. 임금 5.5% 인상을 제시했던 사측은 임금 8% 인상, 격려금 300%, 장려금 200% 등의 조정안을 제시했고,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를 고수했던 노조는 임금 11.8% 인상, 성과급 800%를 요구하며 한 발 물러섰다. 노사는 9월 1일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상 노조 일부는 사직서 제출을 강행했고, 일부는 MSC로 지원했다. 

낮은 임금, 높은 노동 강도 
HMM 평균 연봉은 6,100만 원 수준(계약직 포함, 임원 제외)이다. 2013년 이후 올해 2.8%의 인상과 100만 원 성과급 지급이 이뤄졌다. 이는 현대글로비스나 팬오션 등 다른 해운사보다도 2,000만 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저연차·저연봉 직원들이 많은 것도 특이사항이다. 1,500여 직원 중 연봉 5,000만 원 이하의 직원이 60%에 달한다. 참고로 HM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808억 원이었으며, 올해말까지는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표1.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급여 현황(출처_공공기관 경영공시)
표1.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급여 현황(출처_공공기관 경영공시 자료 토대로 에이치엠엠해원노동조합에서 편집)
표2. 산업은행 일반직원 급여 현황(출처_공공기관 경영공시)
표2. 산업은행 일반직원 급여 현황(출처_공공기관 경영공시 자료 토대로 에이치엠엠해원노동조합에서 편집)

또한 HMM 노조는 노사갈등 원인 중 하나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지목하기도 했다. 2016년 HMM이 산업은행 관리 하에 들어간 이후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의 임금은 꾸준히 인상됐다는 것이다(표1). 이 회장은 5년간 11% 임금 상승에 성과급은 2016년 대비 약 80% 상승, 기본급 대비 830% 이상을 매해 수령했고, 2020년엔 1,200% 가량의 성과급을 기록했다. 산업은행의 일반직원 급여 현황도 5년간 8% 상승, 최근 성과급 1,100%를 기록하는 등 크게 올랐다(표2). 
HMM 노조는 산업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산업은행 측은 임금단체협상은 HMM의 노사 문제로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 
업무강도에 대한 불만사항도 있었다. 지난달 3일 해상 노조가 공개한 ‘5월 근로시간표’에 따르면 직원 A 씨는 한 달간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약 310 시간을 근무했다. 매일 10시간이 넘으며 법정근로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이다. 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근무 형태가 평균 6개월에 달하는 계약 기간 동안 지속됐으며, 회사의 일방적 계약 연장요구로 인해 1년 가까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는 해상 직원이 대다수라고. 

전정근 위원장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으로 물적자원 투자는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해상직원에게는 야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2의 한진해운사태 되나
2017년 한진해운이 무너지고 정부의 해운재건 정책으로 인해 HMM의 부상이 시작됐으며, 팬데믹으로 인한 예상밖의 해운 호황기를 맞아 HMM 역시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지난 달 27일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선박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 평균 412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평균(3259.2)보다 26.7%, 1분기 평균(2780.1)보다 48.5% 높은 수치다. 하반기에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고 해상 운임은 당분간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수출 항로인 미주 서안 노선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HMM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5월의 아시아-미주서안 노선 점유율이 6.1%를 기록했다. 이 노선의 점유율은 2019년 7.3%, 2020년 6.8%로 하락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HMM)이 함께하던 2016년 점유율 11.9%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소형 선사들의 선복까지 투입되며 전체 점유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 HMM의 파업이 시작되면 타격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종길 성결대학교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한진해운 사태에서 경험했듯 한국해운의 공급 사슬은 언제든지 가동을 멈출 수 있다”며 “디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위해 감수한 많은 것들도 한 번에 잃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해운재건 추진했던 정부 적극 나서야
HMM 관계자는 “파업까지 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을 진행하겠다”면서도 “아직 노사 양측 모두 특별한 입장 변화 등은 없다”고 전했다. 노조측은 “사측이 전향적 임금, 임단협 수정안을 내놓으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HMM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사상 초유의 물류 대란이 일어날 수 있으니,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의견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사상 초유 물류대란 뿐 아니라 HMM과 수출기업에도 막대한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HMM은 올 상반기에만 261만 5,076TEU를 운송했는데, 이는 전국 물동량인 1,051만 TEU의 18.4%다. HMM 선박이 멈추면 항만 내 선박·물류 정체로 전 세계 운항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고, 국내·외 화주들은 더 이상 국내 선사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HMM의 최대실적 중 하나였던 디얼라이언스에서 퇴출 될 가능성도 높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업을 하면 물류대란은 불보듯 뻔한 결과”라며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를 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한 교수 역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성과가 HMM 파업 한 번으로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 HMM과 산업은행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정부가 나서 어떻게든 파업만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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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21-09-01 12:41:53
이번기회 이와중에 타협안되며 순간고통이 따르도 노조 산은 정부관게인 모두
물갈이해 국가의 안정을위해 국민이 응원합니다-----

wlswn 2021-09-01 12:34:55
제발 기자양반들 확대해석해 올리지마세요--
인기위주 쓰다보며 진실성이 떨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