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마량면 전복 폐사 피해 현장
강진군 마량면 전복 폐사 피해 현장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8.03 08:5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달라” 호소
강진군 마량면 전복 폐사 피해 현장 (사진_마동욱)
강진군 마량면 전복 폐사 피해 현장 (사진_마동욱)

[현대해양] 지난달 5~6일 전남 강진군 지역에 600mm가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날 폭우로 강진만 담수화 현상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강진만 전복 양식장 전복이 전량 폐사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강진군 마량면 전복가두리 양식장에서 전복을 양식하던 어업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곳 전복 양식어가는 총 32어가로 40ha에 이르는 양식장에서 기르던 전복 2,261만 마리가 폐사함에 따라 400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복 폐사 원인은 양식장 담수화로 인한 저염분화. 평소 32~35psu 염도를 유지하던 바닷물이 단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5psu까지 내려간 것이다. 게다가 진흙탕물이 밀려오면서 황토가 전복의 숨구멍을 막아 폐사했다는 진단이다.

 

전량 폐사

도대체 얼마나 비가 많이 왔길래 해수가 사실상 담수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 현장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복 피해어업인 대책위원회 사무실이 꾸려졌다는 소식을 듣고 강진군 마량면으로 달려간 지난달 16일, 강진군수협 2층 회의실에서 대책위원회가 열리고 있었다. 집중호우 이후 매일 이곳에서 대책 회의가 열렸다고 했다. 회의는 매일 하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 김성호 피해대책위원장은 목포 라디오 방송국에 출연하고 오는 길이었다. 피해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 방송출연 요청을 했었다고 한다. 피해현장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 피해 가두리양식장으로 가기 위해 어업인들과 인근 마량항으로 향했다.

한 어업인의 관리선에 올라 강진만 피해 양식장으로 향했다. 2km 가량 달리자 가두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두리 옆으로 배가 다가설 즈음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무슨 냄새냐고 물었더니 폐사한 전복 썩는 냄새란다. 첫 번째 가두리에 배를 대자 함께 간 어업인이 크레인을 조종한다. 그물을 올려야 피해상황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인에 그물을 걸어 갑판 위로 올리니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전복집(쉘타)에 붙어있어야 할 껍질에서 떨어져 나간 살이 그물 바닥에서 썩고 있는 것이었다.

예년 이맘 때였으면 크고 싱싱한 전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단 한 마리의 전복도 살지 못한 것이다. 말 그대로 전량 폐사.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다른 가두리 그물도 마찬가지일 것이 뻔했다. 주변에 냄새만 풍길 뿐이다. 그렇잖아도 주변 민가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온다고 했다. 역시나 옆 가두리도 마찬가지였다. 양식재해보험에 가입했는지 물었는데 돌아온 답은 ‘아니오’였다. 한 어가도 가입한 곳이 없었다.

왜 가입 안 했냐고 믈었더니 재해가 늘 있는 것도 아닌데 보험료가 비싸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는다 해도 피해를 어업인들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래저래 비싸고 불편하고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다 보니 양식재해보험은 아예 생각 밖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이다.

어업인들의 표정은 망연자실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폭삭’ 망했구나 하는 표정들이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치패부터 3년생까지 모두 다 죽었으니. 수확 한 번 못하고 3년을 기다린 귀어 청년어업인도 있었다. 이튿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일행이 현장을 찾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국회의원들도 재해의 심각성을 익히 들었던 모양이다.

 

껍질만 남은 전복을 어업인이 보고 있다.
껍질만 남은 전복을 어업인이 보고 있다.

 

무릎 꿇고 눈물

이튿날 아침부터 전라남도, 강진군, 마량면 등 관공서 공무원들이 마량항으로 모여들었다. 여당 대표와 이 지역(고흥·보성·장흥·강진군) 국회의원인 김승남 의원, 이웃 해남·완도·진도군에 지역구를 둔 윤재갑 국회의원,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승옥 강진군수, 김준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도 모습을 보였다.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이 피해현황 브리핑을 했다. 김영록 도지사의 보충설명에 이어 질의 응답이 있었다. 그리고 곧 현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피해 어업인들도 함께 했다.

다시 찾은 양식장. 어제 기자가 찾은 양식장 반대편으로 배가 돌아 멈췄다. 송 대표 일행이 그물을 끌어 올릴 크레인이 있는 선박으로 옮겨 탔다. 크레인이 그물을 걸어 위로 올리자 그물과 전복집 그리고 전복 껍질과 뭉개진 살, 진흙이 함께 올라왔다. 국회의원과 단체장 일행이 속빈 전복 껍질을 보며 탄식을 했다. 냄새는 전날보다 더 심했다. 이내 장화를 신은 여성어업이 폐사더미로 나오더니 바로 무릎을 꿇고 호소문을 읽기 시작했다.

“저희는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정부에서 권장한 양식업에 뛰어들어 부지런히 종사한 죄밖에 없습니다. 하늘에서 내린 물폭탄으로 우리 재산과 노력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제발 빚 갚을 기회와 생업으로 복귀할 기회를 주세요. 우리는 배운 게 양식업 밖에 없습니다. 또한 빚이 많은지라 또 다른 걸 할 여력조차 없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대출금이라도 갚을 수 있게…

여성어업인의 눈물에 젖은 목소리는 애절했다. 서있기 민망하고 미안한 정치인들이 그만하고 일어나라 손짓해도 여성은 눈물로 읽어 내려가며 호소할 뿐이었다. 왜 무릎을 꿇어야 하는지 얼마나 살길이 막연했으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지 알 듯 하면서도 슬픔은 보는 자, 울부짖음을 듣는 자의 몫이었다.

대출금이 많다고 했다. 대출 받아 3년 동안 키운 전복을 출하해 얻은 수익금으로 입식하기 위해 대출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으로 어업을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피해 어업인들은 피해현장을 점검하고 어업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찾은 여당 대표와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 양식 관련 대출금이라도 갚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무릎 꿇고 호소했던 것이다. 여당 대표 일행은 국회에 돌아가 피해지원금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피해 어업인들이 현장을 찾은 여당 대표에게 도와달라 호소하고 있다.
피해 어업인들이 현장을 찾은 여당 대표에게 도와달라 호소하고 있다.

 

황량한 양식장

강진군 전복양식 32어가의 양식어업 관련 대출금은 100억 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어가당 평균 3~10억 원의 대출금이 있으며, 대출금 이자율은 3~5%대로 3년간 전복 치패를 양식해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막막한 형편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양식어업인은 이미 대출 한도까지 받은 형편이라 정부지원 없이는 양식장에 다시 복귀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고. 또한 인근, 진도 완도, 해남 등지의 전복치패 양식장엔 이미 치패대금으로 가져다 쓴 외상값이 많고 인근 선용품점에는 양식기자재, 어망, 가두리용품 외상값이 2중, 3중으로 있는 상태라 일부라도 깊지 않으면 다시 전복 양식업에 종사하는 건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가 앗아간 황량한 양식장이었다. 

 

망연자실한 전복어업인들
망연자실한 전복어업인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연우 2022-09-05 19:13:51
강진마량면울어도필요없읍니다너무더러운시골인심그러니깐선처호소했겠죠울어도검사앞에서울어도소용없고치킨도더러운튀김입양아를학대하하고학교가라고회등등더러운아예썩은기름바닷가흘러가서정말더러워서정말못먹고토할정도로마량사람들농고무시하냐고정말싹수썩은동앗줄나이든노인이이런일을정말젋은이국민사고마인드가정말나이든노인을잡아야새대통령이나와야한다고정말어휴시골에도이런일이정말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