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수산자원연구소 - 신품종 연구 개발에 ‘집중’
경남수산자원연구소 - 신품종 연구 개발에 ‘집중’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8.1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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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인에게 신뢰받는 기관

[현대해양]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에 자리 잡은 경남수산자원연구소가 지역 어업인들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다. 어업인의 소득 품종을 대량으로 양식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미래 양식 전략품종을 발굴해 도내 어업인의 소득 증대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소는 오늘도 분주하다.

경남수산자원연구소 전경
경남수산자원연구소 전경

신(新)품종 집중 연구

1999년 ‘경남 수산종자배양장’으로 개소한 경남수산자원연구소는 1968년 설치된 민물고기 연구센터와 2002년 신설된 패류양식연구센터가 통합되면서 지금의 경남수산자원연구소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소 본소 면적은 약 6만 5,180m2(1만 9,716평)으로 사육 품종은 약 25종, 갖춰진 수조 수는 389개에 달한다. 연구시설로는 △패류연구동 △어류연구동 △먹이생물배양동 △외해양식동 △해삼연구동 등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신품종연구동을 추가 구축해 21세기 해양수산연구의 미래비전을 그려나갈 것을 선포했다.

신품종연구동은 총 사업비 50억 원이 투입된 선진 연구시설로 순환여과방식이 적용됐다. 연구동의 대형 사육수조 10개에는 병어류, 능성어, 돗돔, 참돔, 바리류 등 다양한 어류가 사육되고 있는데, 연구소는 특히 바리류에 대한 집중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해성 경남수산자원연구소장
하해성 경남수산자원연구소장

선택과 집중이 만드는 연구 도약

연구소는 다양한 품종 개발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설명이다. 하해성 경남수산자원연구소장은 “과거 33가지 품종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다 보니 체계적 연구가 진행되지 못했다”라며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지난해 지역 어업인들과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업무자문협의회를 꾸렸다. 연구소에서 이뤄지는 연구 내용이 연구소 내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가장 최근 진행된 회의에서는 민간 기술 이전이 완료된 품종에 대한 연구는 점차 줄여가는 대신 신품종 연구를 집중 수행키로 합의됐다. 연구소는 어업인의 관심이 높은 고부가 신품종에 대한 연구로 수정란과 종자를 생산해 양식 어업인에게 보급할 계획이다.

 

참다랑어 수정란 확보, 인공종자 생산

연구소는 지구온난화 등 해양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양식기술과 품종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참다랑어, 능성어 등의 고부가 외해양식 양식어종 종자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참다랑어 수정란을 확보하고 인공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산란 유도 호르몬 칩을 주사했다. 이 과정에서 잠수부는 산란 유도 호르몬제 칩이 장착된 작살총을 들고 대형 수조 안으로 들어가 헤엄치는 참다랑어를 향해 주사하는데, 주사된 암컷 참다랑어는 이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나는 날부터 산란을 시작하게 된다. 참다랑어 자원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연구는 고부가가치 어종 양식 산업화를 위한 필수 과제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소는 바리류와 무늬바리 그리고 병어와 같은 고품질 신품종 양식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갑오징어, 주꾸미, 참돔 양식기술 개발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참다랑어 수정란 확보를 위해 잠수를 준비하는 잠수부(좌)와 작살총을 준비하는 직원(우)
참다랑어 수정란 확보를 위해 잠수를 준비하는 잠수부(좌)와 작살총을 준비하는 직원(우)

전국 유일, 외해 가두리양식어장 시설 갖춰

경남수산자원연구소가 타지역 수산자원연구소와 차별화된 부분은 외해 가두리양식어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소 어장은 총 7개소(△남해 상주 남방-1,2 △연구소 앞-1,2 △통영 한산 곡용포 △거제 남부 다대리 △고성 삼산면 두포리)로 연구소 앞 바다 앞에 펼쳐진 약 1ha(3,025평)의 양식연구어장에는 조피볼락, 친어, 패류 등이 양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조피볼락을 대상으로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어류 배합사료 활성화 대책’에 따른 배합사료 현장 시험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생사료를 선호하는 어업인들에게 배합사료 사용을 장려하고자 어류 배합사료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2002년부터 광어(넙치) 양식장 배합사료 의무화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는 전 양식품목으로 확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생사료를 사용해 어류를 키울 경우 배합사료보다 사료 효율이 좋다는 점 때문에 아직까지도 어업인들은 생사료를 선호하고 있는 현실이다.

배합사료 장려 정부 방침에 따라 연구소는 배합사료 시범 연구를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 소장은 “연구소에서 연구 사육되는 어류의 약 50%가 조피볼락이지만 아직까지 조피볼락 전용 배합사료는 개발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9월부터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 수협사료와 각각 MOU를 맺고 시험 양식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배합사료 원료인 어분을 곤충분으로 대체한 사료와 조피볼락에 특화된 전용 사료를 이용해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 사료 사육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 소장은 “생사료는 자원의 남획, 생태계 오염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지난해 7월 연구소로 발령된 이후 곧바로 업무협약을 맺고 연구에 돌입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어업인(우)에게 수정란을 분양하는 박대원 연구관(좌)
어업인(우)에게 수정란을 분양하는 박대원 연구관(좌)

어업인 현장애로 해결할 실용적 연구 추구

경남지역 어업인들이 겪는 애로사항 중 하나는 매년 쌓여가는 굴 패각이다. 경남에서는 매년 약 28만 톤 정도의 굴 패각이 발생하는데, 이 중 재활용되는 패각은 20만 톤 정도로 나머지 8톤 정도는 매해 폐기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소는 굴 패각을 처리하는 방법을 찾기 이전에 애초에 패각을 덜 발생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기존에는 30cm 간격으로 수하연에 매달아 양식되는 굴을 40~50cm 간격으로 조정해 키우는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연구소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양식할 경우 굴의 비만도(살이 오른 정도)는 높아져 어업인들은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고 폐기물은 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 소장은 “밀식사육을 하지 않을 경우 성장이 좋아져 굴의 무게는 높아지는 등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며 “최근 도에서 예산을 배정받아 지역 어업인의 양식장에서 굴 시험 양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연구소는 △연안 어촌·어업인 희망 소득품종(감성돔, 참돔, 바지락, 해삼, 전복) 종자 방류 △어업인 현장애로 실용기술 연구 △고부가 양식품종(능성어, 민어) 수정란 분양 △동갈돗돔, 전어 등 어업인 수요가 있는 어종에 대한 수정란 추가분양 검토 △상반기 수정란 분양업체 대상 종자생산 결과조사 및 관련 기술 교류 △상반기 수정란 분양업체 대상 종자생산 결과조사 및 관련 기술 교류 △ICT를 활용한 스마트양식기술개발연구 및 보급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노후된 관사를 보수·관리하기 위한 예산도 함께 확보해 직원들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하 소장은 “연구소는 앞으로 연구사를 지속적으로 충원해 연구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문 인력과 함께 집중과 선택적 연구를 수행해 어업인이 겪는 현장애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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