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권리다
소비자가 권리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8.0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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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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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손님이 왕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종업원은 손님을 왕처럼 모셔야 한다는 뜻인데, 요즘 식당 같은 곳에 가서 왕 노릇하려다 했다가는 미친 사람 취급받거나 ‘갑질’ 손님으로 동영상이 찍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평등사회가 되어간다는 표식이라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평등한 세상이 되어 업소 대표나 종업원이 손님에게 굽신거리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거꾸로 업소 대표나 종업원이 손님에게 왕 노릇하려고 하거나 불친절하면 그 업소는 이내 문을 닫게 될 것이다. 불친절한 가게에는 손님이 가지 않을 테니 손님이 좋아할 만한 취향에 맞추는 곳이 장사가 잘 될 것은 뻔한 이야기다.

일반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오너나 대표 직원 위주의 사고로 운영된다면 그 기업의 수명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도 고객이나 주주를 생각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 어렵다.

일반기업이 이럴진대 협동조합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달 수협중앙회 지도경제 대표이사 연임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 됐다. 기존 대표의 연임에 브레이크를 걸려는 노동조합의 저항이 있었다. 협동조합을 영리를 최고의 목적으로 하는 일반기업 운영하듯 해서 단기수익 올리는 데만 급급하고 장기 비전이 없다는 것이 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노조의 명분이었다. 연임을 반대하는 노조와 연임을 희망하는 대표 사이에 미묘한 힘겨루기가 있었다. 승자는 대표가 됐다. 짧은 안목으로 보기에는 이런 승패가 결정되지만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양쪽 다 상처만 입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얻은 게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대표는 스스로 잃은 게 많다고 했다. 말하자면 자존심에 상처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3자가 보기에 노조도 마찬가지다. 수협중앙회 노조는 투쟁다운 투쟁을 단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뭔가 하는 듯하다가 총회에서 대표 연임이 확정되자 바로 발을 뺐다. 투쟁을 투쟁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지난번 회장 취임 직전에도 취임 반대 투쟁이 있었지만 막상 총회 당일에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노조의 입장을 알리는, 제대로 된 투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이들이 다수를 이룬다. ‘그럼 그렇지’하는 식의 반응이 나온다. “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명분은 그럴듯했지만 과정에 충실하지도 않았고 결과 이후에도 꽁무니만 빼려는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노조는 뭐하느냐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머리띠를 둘렀거나 노조 존재 그 자체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노조든 사용자든 소비자와 구성원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특히나 협동조합이라면 조합원과 협동조합 고객인 소비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소비자 권리시대이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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