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도 탄소중립 열차 탑승, 하반기 전략은?
‘수산업’도 탄소중립 열차 탑승, 하반기 전략은?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8.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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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수산업 위한 과제 분석

[현대해양] 해양수산부가 탄소중립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50년까지 수산 분야에서 연간 277만 톤 가량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37.5% 이상 감축시키겠다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한데 이어 탄소중립 비전과 구체적 전략을 담은 2차 로드맵을 올해 하반기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수산업을 위한 해양수산부의 탈탄소화 추진 방향은 무엇인지, 필요한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지난 5월 26일 개최된 2021 P4G 정상회의 해양특별세션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26일 개최된 2021 P4G 정상회의 해양특별세션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제는 ‘수산’도 ‘탄소중립’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국제사회 움직임이 탈탄소 정책으로 가속화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도 지난 2020년 12월 ‘2050년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확정·발표했으며,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해양수산부에서도 2021년 업무계획의 5대 추진전략 중 하나로 해양수산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했다. 로드맵의 핵심은 해양·수산 전 분야에서 발생하는 411만 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산업이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 해양수산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업무계획 5개 추진전략 중 하나인 ‘해양수산 탄소중립 정책’에 따르면 수산분야에서는 연간 277만 톤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37.5% 이상 감축을 목표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 선박으로 전환, 2050년까지 무탄소 선박을 완전 상용화 할 계획이다.

 

어업인 숙원, 친환경 어선 개발된다

그간 전문가들은 수산업의 저탄소 배출이 불가피함을 강조해왔는데, 특히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적받은 분야는 어선어업이었다. 어선어업은 우리나라 산업부문별 연료유 투입비중이 5위로 나타나 어선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 및 기술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논의된 바 있다. 또한 관련 내용은 올해 3월 개최된 2021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도 논의됐는데, 당시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국내 선박 중에서 수적으로 가장 세력이 큰 것은 어선임에도 친환경 선박 개발 사업의 대상은 관공선, 외항선, 내항선 등으로 어선은 제외됐다”며 올해 초 발표된 해양수산부의 탈탄소화 저탄소 선박 보급 및 무탄소 기술개발 항만 친환경화 추진사업에 어선은 단 한척도 포함돼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도훈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 역시 “어선 현대화 사업이 과거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어야 했으나 비용 등의 이유로 좀처럼 진척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어선은 과거부터 현대화 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정부 지원 없이 신조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큼에 따라 어선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수리에 수리를 더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일본 중고선을 가져와 수리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어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어선

 

이에 수산분야 저탄소 전략을 위해 에너지 절감형 알루미늄 어선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어업인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5년까지 289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선 기술 개발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선 기술개발은 연안복합어업, 연안자망어업 및 근해채낚기어업을 대상으로 추진되며, △전기모터, 배터리 등 전기복합 추진 핵심기자재 기술을 개발해 전기복합 추진체의 공간을 최적화하고, △관련 설비 기술 개발 △복원성 등 안전성 평가 등을 통해 새로운 표준선체 설계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사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표준선체의 성능을 검증하고, 어업현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어업인이 참여하는 시험조업을 실시하는 한편, 국립수산과학원 등에서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조업장비 기술 등도 함께 연계해 장착함으로써 안전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어선원의 안전·복지 공간이 향상된 표준어선(2세대)을 바탕으로 이번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선 기술 개발을 추진해 연구개발 사업 간 연계를 통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새로운 친환경 하이브리드 어선 개발을 통해 연비 30% 절감과 온실가스 배출량 25% 감축을 목표로 하며, 친환경 어선 건조기술이 확보되면 침체된 국내 중소조선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 넣어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 내용은 △핵심 기자재 개발 △표준 선체 설계 △검증·실용화 개발 △LPG 선내기 추진 개발 등 총 4가지 과제로 한국선급, 디에이치, 중소조선연구원, 전진엠에시 등이 위 사업에 협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환경 엔진, 어업의 채산성 높일 수 있어”

이에 따라 친환경 엔진 개발 연구도 함께 진행되게 되는데, 에너지 절감형 어선뿐만 아니라 친환경 엔진 개발을 요구해왔던 어업인들의 숙원이 점차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어업인들은 친환경 어선과 엔진 개발을 요구해 왔다. 고출력 고마력 엔진을 탑재한 어선은 통상 경유나 벙커C유를 사용하는데, 연소 과정에서 상당한 매연과 악취가 발생해 조업하는데 불편함을 겪어왔기 때문. 또한 어선어법으로 발생하는 경비의 50% 가량이 유류비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친환경 엔진을 사용한다면 경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어업의 채산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회장은 “친환경 엔진이 생산된다면 어선어업에 사용되는 경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경쟁 어업을 줄일 수 있고 작업 일수도 줄일 수 있다”며 “무리한 조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어업인의 소득과 복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탄소사료 개발 연구 과제 추진 계획

탄소중립을 위해 사료 역시 저탄소·저메탄으로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타 산업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축산업은 가축의 장내 발효에 의한 가스배출을 줄이기 위한 사료 개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기관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에서는 저탄소 사료를 이용한 친환경 양식장 운영 과제를 준비 중이다. 사료연구센터에서는 이미 탄소 함량이 비교적 적은 저어분 배합사료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70% 이상 사용하던 어분을 35%까지 낮춰도 성장에 문제가 없는 넙치 배합사료로, 센터는 다양한 품종을 대상으로 저어분 사료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저어분 사료를 이용해 사료연구센터는 사료 등 수산업에 투입되는 요소를 최적화한 스마트양식 및 어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은 태양광, 풍력을 사용해 양식장을 가동하는 현장실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우 부경대학교 해양생산시스템관리학부 교수에 따르면 양식은 저탄소 산업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육상 양식으로 배출되는 탄소 양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양식되는 수산물의 수확 및 가공 처리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양식기술 개발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김강웅 사료연구센터장은 “저탄소, 친환경, 스마트양식의 추세에 맞게 현장 실험 과제를 추진하고자 한다. 오는 2022년 관련 연구 과제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 분야 탄소중립 로드맵
해양수산 분야 탄소중립 로드맵

저탄소 수산물 인증제, 하반기 로드맵 전략 될까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은 개인 또는 기업, 국가가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탄소는 제품을 생산해 유통, 사용 그리고 폐기되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 환경부에서는 친환경 인증 표시 마크로 탄소발자국과 저탄소제품을 표기하고 있으며 농식품부에서는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 사업으로 저탄소 인증을 부여하고 소비자에게 윤리적 소비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김도훈 교수는 “2019년 뉴욕타임스(The Newyork Times)에서는 저탄소와 관련해 수산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다뤘다. 저탄소로의 변화 추세를 소비자들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수산물이 생산돼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전 과정에 거쳐 배출된 탄소량을 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춘우 교수는 “탄소발자국을 각 업종별로 조사해 수산물의 탄소 배출 실태를 명확히 하고, 아울러 탄소 배출이 많은 업종과 작업 과정에 대해서는 발생하는 탄소량은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 제언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주요 수산물에 대한 탄소표시제를 구축하려고 한다. 수산물 탄소 배출량 산정을 위해 고등어, 대게, 오징어, 전갱이, 뱀장어, 넙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올해 추진하고 있는 ‘2021 수산물 신선유통 스마트 기술개발사업’ 사업으로 수산물의 유통 단계를 줄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IoT 기반 스마트 가공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를 구축하고, 전력 사용을 절감하는 위판장 표준건축시설기준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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