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혁명 시대의 도전
해조류 혁명 시대의 도전
  • 김광훈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 승인 2021.08.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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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훈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김광훈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

[현대해양] 해조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최근 이례적으로 높다. 구미 각국에서 미래 먹거리로 해조류에 주목하여 대형 연구과제를 시작하고 시험 양식도 진행하고 있다. 작년 9월 EU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제안한 해조류 선언(Seaweed Manifesto)을 UN에서 선포하고 후속 조치로 올해 3월 17일 안전한 해조류 연합(Safe Seaweed Coalition, SSC)을 발족하였다. 로이드 재단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UN의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팀과 프랑스의 국립학술연구센터(CNRS), 세계식량기구(FAO) 및 네슬레, 카길 등 다국적 농식품 회사까지 참여한 그야말로 본격적인 국제기구의 출범이다. 해조류 식품을 지구상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이 소비하고 수출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 같은 국제적 관심이 무척 기쁜 일이기는 하지만 두려운 도전이기도 하다. 해조류 혁명(Seaweed Revolution)이라는 모토로 수많은 국가가 참여하여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그 결과 선도국으로서 우리나라의 해조류 산업이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식량 자급률이 거의 최하위권인 우리나라에서 해조류는 매우 드문 수출 효자 상품이다. 대표 상품인 김은 2010년 처음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에만 수출량이 600% 성장해 100개가 넘는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해조류가 해수의 영양염을 흡수하여 수질 환경을 정화하고 대기 중 CO2를 감소시키는 것은 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해조류 산업의 지속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십 년간 양식 생산량과 시장규모가 세 배 가까이 커진 것은 해외 수출이 선도해온 것으로 해조류 양식 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생산 부분에서 피로도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양식장의 현장 인력은 거의 70%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이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노동자의 수급이 어려워지자 많은 양식장들이 재배 면적을 줄여야만 했다. 기술 개발이나 보급을 할 고급 인력은 더욱 부족하다. 현재 해조류 양식 관련으로 석박사급의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국내 대학은 잘해야 다섯 손가락을 채 못 채울 정도이다. 국제 기준은 강화되는 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 연구나 생산기술의 인적 인프라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안타까운 것은 농산물에 비해 해조류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너무 부족한 점이다. 양식 현장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이나 국공립 연구소의 연구원들을 활용하여야 함에도 관련 R&D 예산은 꾸준히 줄어들어 내년도에 시작될 국책 과제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나 최근 부상하는 중국의 위협을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 해조류 산업에 대한 도전 요인을 열거하기에는 그야말로 지면이 부족할 정도이다.

인류의 미래 먹거리로서의 해조류의 가치는 이제 막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드물게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해조류 산업이 지속적으로 잘 성장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과 관련 연구자들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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