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99.7% 수송 해기사, 국가서 양성하자
물류 99.7% 수송 해기사, 국가서 양성하자
  • 박성현 목포해양대학교 총장
  • 승인 2021.08.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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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목포해양대학교 총장은 1965년 전라남도 광양시 출생으로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 공학사와 일본쿠슈대학 대학원 공학박사, 미국 미주리주립대학 교환 교수를 지냈다. 박 총장은 2010년 한국해양항만학회 해상교통학술연구회장, 광주·전남 지역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17년 10월 목포해양대학교 제7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박성현 목포해양대학교 총장은 1965년 전라남도 광양시 출생으로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 공학사와 일본쿠슈대학 대학원 공학박사,
미국 미주리주립대학 교환 교수를 지냈다.
박 총장은 2010년 한국해양항만학회 해상교통학술연구회장,
광주·전남 지역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17년 10월 목포해양대학교 제7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현대해양 ]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 99.7%의 수송을 담당하는 해기사는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임에 틀림없으나 해기사의 공헌에 대해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해운은 한진해운의 파산 및 전 세계 해운·조선산업의 불황으로 크나큰 어려움을 겪다가, 이제야 기지개를 펴고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려하고 있다. 대형 선사들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아시아 무대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중·소형 해운사들은 아직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내 해운선사들은 현재 급등하는 해상운임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처한 상황을 고려해 고통을 분담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1960년대 파독 광부·간호사들이 많은 외화를 벌어 고국으로 송금한 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시기 해외 취업 선원들이 외화를 벌어서 국내로 송금한 금액이 이보다 약 6배 정도 많았단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 선원들은 국가 발전 및 해운산업 발전의 주역으로써 많은 역할을 해왔다.

해운인력 양성의 중요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더 커지고 있다. 한때 해양을 제패함으로써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영국을 보아도 해운강대국이란 모든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2018년부터 한진해운 파산 이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한 5개년 계획을 가지고 경쟁력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해운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글로벌 경제 물동량의 규모 확대를 통해 지역확장 및 원가절감, 효율성 확보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적합한 인재의 공급과 글로벌 인재의 양성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해기사 양성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국가에서 책임지고 양성하는 해기사

군인을 양성하는 사관학교(국방부), 경찰을 양성하는 경찰대학(행정안전부), 과학인을 양성하는 KAIST, GIST, UNIST(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술인을 양성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문화체육관광부), 농업인을 양성하는 한국농수산대학(농림축산식품부), 한국에너지공과대학(산업자원부) 등과 같이 국가의 중요한 인재들은 대부분 국가에서 책임지고 양성한다. 그러나 평시에는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수출입 물동량을 수송하고, 전시나 국가비상시에는 국가에 필요한 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해기사의 양성은 아직도 시장논리에 맡겨 놓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선박에 승선해야 하는 선원이라는 직업의 경우, 시장논리에만 맡겨놓으면 승선기피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에선 상선사관학교(Kings Point)를 만들어 국가에서 책임지고 비상시나 전시에 대비한 상선사관을 양성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해양수산부에 한국해양수산대학교(가칭)을 만들어서 전액 국비로 국가에서 책임을 지고 해기사를 양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 해기사 양성의 메카로

우리나라처럼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최첨단 실습선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이론과 실습교육을 병행하는 해기사 양성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도 찾기 어렵다. 세계선원 시장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에는 약 100여 개의 해양대학이 있지만, 역시 우리나라처럼 체계적인 실습을 하고 있는 대학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세계 해상물류 시장을 이끌어갈 글로벌 해기사들을 양성해야한다. 필리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나라들과 2+2 시스템을 구축해 본국에서 2년, 우리나라에서 실습을 포함하여 2년을 수학하게 해 해양대학의 이름으로 학위를 수여하고, 머스크, MSC, CMA CGM, COSCO 등의 선사에 취업을 시켜야 한다. 즉, 한국이 세계 해기사 양성의 중심지, 메카가 되어야 한다.

 

4차 해양산업혁명 주도할 융합형 해양인재 양성

4차 산업혁명은 첨단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경제를 대대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수출입 물동량 99.7%를 담당하는 해운물류 산업의 확대와 인적 교류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해운산업과 연관된 항만, 조선, 철강 등 연관 산업에도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기존 대학에서 양성하던 ‘승선에 필요한 인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융합인재’를 양성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비해 제도적 정비와 물질적 지원을 통해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춰나가야 할 시기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기에 삼면이 바다인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해운·항만인력의 양성이 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해운산업은 △자율운항선박의 개발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탄소배출량 감소 △친환경 연료의 사용 등 많은 보이지 않는 규제와 변화를 맞닥뜨리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을 통한 선적화물의 추적 △정보공유를 통한 전방위적 관리 효율을 높이는 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해운인력의 양성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100만이 넘던 학령인구가 앞으로 4년 후면 40만까지 급격하게 감소한다고 한다. 더욱이 2020년 신생아 출산도 30만이 채 되지 않고, 현재 출생률은 0.8% 수준이다.

이러한 학령인구 절벽 상황에 바다에서 외로움과 위험과 싸우면서 승선할 젊은이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국민소득이 늘어날수록 승선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가 경제에 필요한 물자 수송을 누구에게 맡겨야할까. 외국해기사에게? 과연 그들이 국가 비상시나 전시에 우리나라에 필요한 물자들을 수송해 줄 것인가? 또한, 국가 경제의 앞마당을 외국인에게 맡겨도 될까? 이러한 물음과 걱정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미국의 상선사관학교처럼 국가에서 책임을 지고 상선사관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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