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㊼ 오월의 백령도에서 만난 새 下
청봉의 새이야기 ㊼ 오월의 백령도에서 만난 새 下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1.07.19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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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탐조
괭이갈매기들의 민물 목욕
괭이갈매기들의 민물 목욕

 

3일차

새벽에 마을 주변에서 만난 황금새와 홍여새는 상쾌한 탐조를 시작할 수 있게 했다. 화동 습지에서 물새들을 만나고, 두무진 절벽으로 이동했다. 자연의 신비를 담은 기암괴석의 절벽은 경치로서뿐만 아니라, 물새들의 번식지로서도 매우 매력적인 장소다.

괭이갈매기의 절벽 위 둥지가 앙증맞았고, 절벽 중간에 세워진 쇠가마우지의 둥지는 위태롭게 보였다.

두무진을 떠나 우연히 들른 야산의 중턱 숲에서 솔새류의 새들을 만났는데,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수백 마리의 솔새들이 먹이활동을 하고 있어 카메라에 담기 어려운 솔새들을 제대로 담는 행운도 누렸다.

다음은 괭이갈매기 해안 번식지. 주로 해안절벽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들이 해안의 군사용 철책을 방어막으로 삼아 수천 쌍이 동시에 번식하는 곳이 있었다. 괭이갈매기들이 정성을 다해 알을 품은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그 정성에 숙연해지고 ‘새 생명’의 탄생에 경외감을 느꼈다.

“갈매기들아, 새끼들을 잘 키워서 황해를 동서남북으로 뜻대로 날으는 평화의 전령이 되기를 바라네!”

내 마음의 편지를 날려 보냈다.

백령굴 따는 해녀와 괭이갈매기
백령굴 따는 해녀와 괭이갈매기

 

4일차

짧은 탐조여행이 아쉬워 아침도 거른 채 탐조에 집중했다. 한 번 더 들렀던 진촌리 들판에서 솔개를 만나면서 이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솔개는 내륙에서는 보기 힘든 새인데, 백령도에서는 월동 기간에 흔하게 관찰된다.

탐조 초보에다 의욕만 앞섰던 나는 움직이는 조류도감 정박새 님과 지구의 미래를 많이 걱정하는 권백조 님으로부터 탐조의 기본자세와 열정을 배웠다.

이번 탐조여행은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생태 환경을 지속 보존하는 작은 실천을 약속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무진 절벽에 둥지를 마련한 쇠가마우지
두무진 절벽에 둥지를 마련한 쇠가마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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