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 - 글로벌 시장 표준을 꿈꾸다
해운 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 - 글로벌 시장 표준을 꿈꾸다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1.07.1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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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생태계 조성으로 ‘같이 성장하는 가치’

[현대해양] 2018년 1월 창립하고 같은 해 7월 국제물류 트레이딩 서비스를 개시, 연매출 3,900만 원을 기록한 밸류링크유의 2020년 매출액은 63억 4,000만 원이었다. 그 사이 10명이었던 직원은 96명으로 거의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창립 불과 4년 만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해운 물류 플랫폼 기업 밸류링크유를 찾아 그들의 독자적인 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거래비용·한계비용 제로화

해운 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HMM을 포함한 국내 해운기업들이 불황으로 어려워하던 시기에 탄생했다. 당시 해운업계에선 해양진흥공사의 창립과 해운재건5개년 계획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선박금융 지원은 선박 조달 부분에만 한정돼 있었다.

한진해운에 20여 년간 몸담았던 남영수 대표는 해운 시황이나 전망을 감안할 때 선복 확장은 영업이익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해운기업에 도움이 될만한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디지털 영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밸류링크유를 창립했다.

공용 물류 비즈니스 플랫폼 밸류링크유는 중개료를 남기는 트레이딩 서비스가 아닌 진정한 무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와 정보, 카고 트래킹(실시간 화물 추적), RPAI(로보틱프로세스 자동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 역시 무상 공유하며 업계 내 협업과 연결을 통한 네트워크의 무한 확장을 꿈꾸고 있다.

남 대표는 “공유 경제를 표방하면서도 과도한 마진이나 홍보비를 취하며 독점 체제를 추구하는 업체들이 많다”며 “밸류링크유의 서비스는 대부분 무상 제공되며, 이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다.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오픈 마켓과 SCM(Supply Chain Management, 공급망관리) 관련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거래비용·한계비용 제로화를 달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ICF : 밸류링크 3.0단계 독자적 서비스

밸류링크유는 2018년 창립 당시 향후 5년간 ‘밸류링크유 1.0’부터 ‘밸류링크유 4.0’까지의 추진 프로젝트 계획서를 가지고 있었다. 초기 3년간 매출목표는 ‘0원’이었지만 HMM과 남성해운으로부터 운영시스템 개발 프로그램 참여 요청을 받았다. 덕분에 예상외 매출이 발생했고 플랫폼 구축도 빨라져 당초 기획했던 2021년이 아닌 2019년부터 매출 흑자 전환이 가능했다. 남 대표는 플랫폼 구축단계인 “1.0 단계는 국제물류 트레이딩 플랫폼의 구축, 2.0 단계는 통합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었고, 올해부터 추진하는 수익화 단계인 3.0은 ‘ICF 서비스(Integrated Cross-border Transportation&Fulfillment Service)다”라고 소개했다.

ICF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크로스보더(국제비즈니스) 이커머스 기업 전용의 국제운송·풀필먼트(고르고, 포장·배송하고, 교환·환불까지 진행) 통합 물류 대행 서비스.

이커머스·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기업들의 요구는 풀필먼트 서비스 외에 국제운송, 통관, 내륙운송, 관·부가세 신고·환급 등 복잡다단하다. 그러나 국내 물류 기업에선 아직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밸류링크유는 이커머스·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기업과 물류 업무 대행 계약을 체결하고 국제운송에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ICF 서비스’ 모델을 개발, 이 서비스를 온라인을 통하여 제공해 주는 ‘이지온’ 시스템을 개발·도입했다. 고객은 이지온을 통해 운임 비교, 글로벌 재고 관리, 통합 정산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이 서비스를 요청하면, 밸류링크유가 물류 파트너 연결은 물론 전 운송 구간의 카고 트래킹 서비스와 빅데이터를 통한 통합 실적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서비스 건별 중개료 결제 없이 한 번의 서비스 비용만 지불하면 되고, 물류업무의 인력절감 효과까지 누리며 유통과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카고 트래킹을 통해 운송사고도 신속하게 처리받을 수 있다.

남 대표는 “현재 카페24를 포함, 이커머스 플랫폼·리셀러·셀러 그룹 20여 개 업체들이 고객사로 계약돼 있다. 내년까지 200여 개 업체들과 추가 계약을 하고, 해외 화주들에게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남영수 대표
남영수 대표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

밸류링크유는 현재 글로벌 해운물류 디지털 컨소시엄(GSDC)을 운영하고 있다.

남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1인 기업 단독으로 수행이 불가한 과제이며, 여러 기업들의 협업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최근 몇 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여러 기업과 공공기간들의 요구가 있었고, 트레이딩과 디지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에게 다수의 미팅과 자문 요청이 접수됐기에 GSDC를 창립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여러 전문가들과 해양수산부 스마트해상물류 추진단이 함께하는 컨소시엄에서는 최근 데이터 생성·분석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 표준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까지 함께 연구·분석할 계획이며, 그 결과물과 성과는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기업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가입비나 회비 없이 참여 가능하다. 이 역시 하나의 무료공유 서비스 차원인 것이다. 현재 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운·물류·제조유통·DT 기술 기업 등 총 67개 기업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남 대표는 “국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상황은 외국 경쟁기업에 비해 다소 더딘 상황이다. GSDC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디지털 환경 구축 시간을 단축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카고트래킹(화물운송추적) 화면을 보고 있는 남영수 대표
카고트래킹(화물운송추적) 화면을 보고 있는 남영수 대표

 

상생의 구조로 국내 물류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밸류링크유의 목표는 글로벌 물류시장의 표준 플랫폼 모델이 되는 것이다. 남 대표는 “우리의 수익화 모델은 기존에 없던 서비스 시스템이다”라며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을 만나고, 글로벌 서비스의 또 다른 표준이 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이루기 위한 핵심은 바로 ‘상생의 생태계 조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Supply Chain(공급망 관리_부품 제공업자로부터 생산자, 배포자, 고객에 이르는 물류의 흐름)이라는 단어에도 드러나듯 물류 서비스의 핵심은 협업과 연결이며,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상생이 필수”라며 “물류 서비스 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지금, 독점이 아닌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설립 초기 제프 베이조스 회장은 플라이휠(Fly wheel) 전략을 발표했다. 회전하는 바퀴 모양을 한 플라이휠의 가운데는 ‘성장’이란 말이 적혀있고, 이를 둘러싸고 몇몇 항목이 화살표로 사이클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각 항목은 다음 항목의 성장을 도우며 하나가 강해지면 다른 항목도 강해지는 선순환의 구조를 하고 있다.

남 대표는 “밸류링크유 역시 바로 이러한 플라이휠 성장 전략을 믿는다”며 “처음에는 가동이 어렵지만, 제대로 된 구조를 만들고 나면 자체적인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밸류링크유 4.0’ 단계에 대해서도 예고했다. ESG 전략으로 핵심은 탄소배출이다. 남 대표는 “우린 카고 트래킹 서비스로 운송 기간과 무게, 탄소배출양 등을 계산할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탄소배출량만 입증하게 된다면, 탄소배출권거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수익 창출 역시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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