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수협 - “미니조합 벗어나겠다”
영흥수협 - “미니조합 벗어나겠다”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1.07.15 0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원 신뢰로 이룬 국가어항 승격
영흥수협 백철희 조합장
영흥수협 백철희 조합장

[현대해양] 영흥수협은 1997년 관내 6개 어촌계를 통합해 영흥법인어촌계로 출범, 2002년 영흥수협으로 승격됐다. 영흥수협 업무구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선재도(영흥면 선재리)와 영흥도(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 두 개의 섬이다. 2001년 영흥화력발전소의 건설과 함께 영흥도와 선재도를 잇는 1.25km의 왕복 2차선 다리 영흥대교가 개통됐다. 이로 인해 영흥군은 경인지역에서 1~2시간 거리가 가능해지며 관광객 급증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활성화된 어촌체험마을

영흥수협은 영흥대교의 개통 및 주 5일제 정착의 영향으로 늘어난 관광객을 놓치지 않았다. 어촌관광 욕구를 충족시키고 어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흥수협은 다양한 관광 사업을 전개해왔다. 그중에서도 어촌체험마을 운영(어촌계)과 수산물 직판장 운영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어촌체험마을을 운영하는 곳은 6개 어촌계 중 선재어촌계, 내리어촌계, 영암어촌계 세 곳이다. 특히, 선재어촌계의 경우 연 약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어촌체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세 어촌계는 매일 물때에 맞춰 트랙터와 마차를 준비해 관광객을 갯벌로 안내하고, 안전하게 바지락 등을 채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은 바지락 종자 살포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백철희 영흥수협 조합장은 “다른 지역 어촌체험마을도 돌아봤지만, 선재어촌계는 활성화된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재방문 관광객의 수가 많다는 것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영암어촌계에서는 번지점프 시설도 준비하고 있는 등,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두항 앞에 위치한 영흥수협
진두항 앞에 위치한 영흥수협

 

코로나19 청정지역에서 즐기는 싱싱한 수산물

옹진군 영흥면 내리 진두항 앞 영흥수협 본소 옆에 위치한 영흥수협수산물직판장은 2004년 완공 후 수도권 제일의 수산시장으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A동 40개, B동 6개로 이뤄진 수산물직판장의 모든 점포는 조합원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방문자는 판매과가 관리하는 낙지, 꽃게, 주꾸미, 소라, 조개, 광어, 도다리 등 다양한 횟감을 직접 고를 수 있으며, 그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러한 판매 시스템을 위해 수산물직판장 건물은 식당 허가와 직판장 허가를 모두 받은 상태라고.

백 조합장은 “그동안 부두나 포구의 직판장에서 구매한 수산물을 먹기 위해서는 공동 식당으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 많았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고른 수산물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며 “이런 구조의 직판장은 아마 우리가 유일한 것 같다. 다른 지역 직판장에서도 이따금 견학을 온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영흥군은 코로나19로부터도 청정지역이다. 옹진군 주소지의 세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은 있지만, 외부 발병에 옹진군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며 “도심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한적하게 바다와 수산물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흥수협 건물 내 위판장에서는 매일 아침 10시마다 수산물 경매가 진행된다. 조합원들이 직접 잡은 어류·패류 뿐 아니라 겨울에는 영흥도, 선재도 앞바다에서 채취한 물김도 경매대에 오른다. 특히 영흥수협에서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가공공장에서는 물김을 마른김과 조미김으로 가공·판매해 어민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수산물직판장을 둘러보고 있는 백철희 조합장
수산물직판장을 둘러보고 있는 백철희 조합장

 

임기 중 결손금 18억 원 처리

백 조합장은 2012년 6월 19일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조합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당시 다섯 명의 후보 중 유일한 타지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는 2015년과 2019년의 조합장 선거에서도 연이어 조합장으로 선임되며 조합원들의 신뢰를 입증했다.

김민호 영흥수협 총무과장은 “작은 어촌계에서 타지에서 온 사람에게 표를 준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큰 신임을 얻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첫 보궐선거에서 70% 가량의 표를 가져올 만큼 압도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백령도가 고향인 백 조합장이 영흥에 온 것은 군대를 제대한 25살 무렵이었다. 그는 영흥법인어촌계에 들어와 굴과 바지락 양식에 대해 배웠다. 2003년 수협 승격 이후 은행업무가 활성화되자 전무로 8년간 수산업과 금융업 실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2012년 보궐선거에 나오게 된 것. 조합장으로서 9년째 수협을 이끌고 있는 그는 영흥군 내에서 수협 업무 뿐 아니라 수산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베테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합장이 된 이후의 성과도 뚜렷하다. 2007년 23억 원을 기록했던 결손금은 현재 6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여러 가지 노력이 있었지만 조합장 자신의 급여까지 동결시킬 만큼 그의 조합장으로서의 책임감은 확고했다.

 

10여 년간의 노력으로 진두항 국가어항 지정

현재 영흥수협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지방어항 진두항의 국가어항 승격건이다. 1986년 인천시 관리 지방어항으로 지정됐던 진두항은 2019년 2월 해양수산부 고시를 거쳐 국가어항으로 지정, 2022년 착수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489억 원을 투입해 진두항의 접안시설·친수공간·주차장 등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영흥도 주민들은 진두항이 해양관광 거점 어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낚시 레저 전용 부두를 조성하고 어민용 어선 부두와 분리해 관광객의 이용 편의를 높이고, 어선 안전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백 조합장은 “2008년 진두항의 국가어항 승격 추진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성공했다”며 “현재는 수심이 낮아 10톤 미만 소형선만 접안이 가능하지만 공사 이후에는 안면도나 당진으로 가는 대형어선의 접안이 가능하게 된다. 이들과 영흥도에서 위판하고 수수료를 배분하기 위한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형선박을 위한 간이 수리조선소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옹진군 영흥면 농어바위 해변에서 해양수산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한 환경정화의 날 행사
지난달 18일 옹진군 영흥면 농어바위 해변에서 해양수산부 및 유관기관과 함께 한 환경정화의 날 행사

 

자산규모 500억 이상을 목표로

올해 영흥수협의 목표는 △상호금융 여신 증대 △위판액 증대 △출자금 증대다. 아울러 현재 450억 원 수준인 자산규모를 500억 원으로 늘려 ‘미니조합’에서 벗어나고, 어업인 복지관을 건립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워뒀다. 어업인 복지관 건립을 위해서 이미 시비와 국비 지원도 요청해둔 상태. 또한, 수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꽃게가공유통센터와 물김가공공장의 꾸준한 성장도 세부 계획 중 하나다. 또한, 영흥·선재지점에 이어 2022년 하반기에는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아직 결손조합이라 조합원들을 위한 금전적 혜택을 나누기는 어려운 상태지만, 정상조합으로 거듭나면 조합원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백 조합장은 “수산환경 변화로 인해 수협에서 수산 업무만으로 흑자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시기가 되었지만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수협은 또 다른 어민상생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고,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