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수협 -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에 맞선다”
울산수협 -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에 맞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7.14 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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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플래너, 투명경영 실천
울산수협 오시환 조합장
오시환 울산수협 조합장. 사진=박종면 기자

[현대해양] 울산 앞바다에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다. 울산시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대통령까지 나서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울산시(시장 송철호)에서 추진하는 해상풍력발전시설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으로 부유체에 터빈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내년에 수명을 다하는 동해가스전 플랫폼을 활용하겠다고 한다. 6GW(기가와트)급 대규모 풍력단지에 약 3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여기에 울산 어업인을 대표하는 울산수협이 맞서고 있다. 어업인을 배제하고 진행하는 ‘장미빛’ 해상풍력발전 추진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오시환 울산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은 수협중앙회가 중심이 된 해상풍력발전대책위원회 동해권역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 조합장은 울산수협을 비롯, 부산·울산·경상(부울경) 수산인 단체가 대거 포함된 해상풍력사업반대추진위원회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울산수협 공판장을 둘러보는 오시환 조합장
울산수협 공판장을 둘러보는 오시환 조합장. 사진=박종면 기자

“어업인 목소리 내야”

오 조합장은 울산시의 해상풍력사업 추진과정과 향후 일정이 어업인들의 의사 반영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어업인들의 권리와 삶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 조합장은 “풍력발전은 태풍 등으로 인해 잦은 고장이 예상되며, 철거도 어려워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해양환경 파괴와 어장 축소로 어업인 생존권이 박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협중앙회 등 어업인 단체에서는 지난해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발전사업이 해양환경 및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제도개선 연구’를 근거로 “조업구역 축소와 해양생물 서식지 파괴, 화학물질 누출, 소음·진동, 전자기장으로 인한 폐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조합장은 “해상풍력사업이 지속된다면 바다에 상당한 위기가 올 것은 자명하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진행되면 그만큼 어업인들이 조업할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줄어든 조업 구역만큼 우리 어업인들 삶의 질이 나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민간 발전업체가 제공한 일명 발전기금을 수령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 넘어 산이다. 그럼에도 오 조합장은 민관협의체에 어업인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어업인 목소리가 들어가며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실력 행사를 해야 한다는 소신이다. 그는 “6GW면 전국 12GW 중 50%가 울산에 설치되는 것”이라며 “민관협의회에 어업인이 많이 들어가 어업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미 울산 바다를 터전삼아 생계를 꾸려가는 어업인들의 큰 희생이 있었다. 고리원자력발전소 온배수 피해가 그 중 하나다. 울산수협은 지역 어업인들과 함께 어업피해를 규명했다. 이는 지역 어업인의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2016년 울산화력발전소 소포제 유출 사건 때에는 조합장과 어업인 대표들이 발전소 본사에 항의방문 해 본부 측에 온배수 방류에 따른 피해영향조사를 실시해 발표토록 했다.

울산화력발전소 소포제 유출 사건 당시 오시환 조합장과 어업인 대표들이
울산화력발전소 소포제 유출 사건 당시 오시환 조합장과 어업인 대표들이 발전소를 항의방문해 어업인들의 피해를 줄였다.

조합원 삼중고 우려

이런 가운데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계획이 발표되자 또 걱정이 앞선다. 오 조합장은 수산물 소비 감소와 국민 우려를 차단을 위해 막야야 한다는 입장이다. 울산수협은 지난 4월 방어진 위판장에서 오염수 방류 결정 저지 어업인 궐기대회를 가졌다.

오 조합장은 “현재 수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많다. 특히, 우리 어업인들의 경우 어족자원이 고갈돼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제한 뒤 “여기에 수산물을 찾는 수요가 줄어들어 땀 흘려 어획한 수산물이 제대로 된 가격에 거래되지 않아 이중·삼중고를 겪는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비상임이사로 회원조합 의견 전달

어두운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활기찬 뉴스도 있다.

오 조합장은 지난 4월까지 2년간 수협중앙회 이사(비상임)로 활동하며 지역의 목소리를 전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다. 오 조합장은 부지런한 마당발로도 유명하다. 관내 체육대회, 경로잔치 등 조합원의 일이라면 최우선적으로 챙긴다. 아울러 다른 수협이나 수산인 행사에 있어서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전국구 조합장이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그는 울산수협 감사, 전국수산업경영인연합회 울산시회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2003년에는 수산업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 조합장은 “중앙회와 회원조합 일이 내 일과 무관하지 않다. 91개 회원조합의 위상은 우리 스스로 뭉치고, 주장해야 세울 수 있다”며 어업인 행사는 물론 전국 수협 행사에 빠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울산수협은 1962년도에 방어진 협동조합과 장생포 협동조합으로 발족,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본소는 26팀, 16개 처·소로 조직돼 있다. 33개의 어촌계에 속해 있는 어업인은 약 3,200명이다. 2개의 위판장과 15개 점포(지점)을 갖추고 경제사업과 상호금융을 이끌고 있다.

울산수협은 2015년 오 조합장 취임 이후 오랜 숙원이었던 지점 이전과 리모델링 시행과 상호금융 사업규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수협 창립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전체 상호금융 규모의 1/3 가량이 증대되는 성과가 창출된 것이다.

울산수협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에 15번째 지점인 한남동지점을 열었다. 한남동지점은 울산수협의 두 번째 수도권 상호금융 점포다. 한남동 지점 개점으로 지역금융 한계 극복을 통한 상호금융사업 성장을 이끌고 최고의 금융서비스 제공과 함께 지역 발전에 동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과 함께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오시환 조합장
조합원들과 함께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오시환 조합장

수산물 공판장 현대화사업

울산수협은 지난해 9월 울산광역시 동구청과 ‘방어진항 관광어항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방어진항이 관광어항으로 거듭날 계기가 마련됐다. 이 협약에서 울산수협은 방어진 내 관리운영 중인 주요 시설을 공공의 재산으로 인식하고 관광시설로 공유하는 목적으로 건물 입면 제안에 동의하며, 위판장 2층 공간 쉼터와 화장실을 개방해 관광루트 거점시설로 활용하는 것에 협의했다. 동구청은 방어진항 관광어항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방어진항의 주요 거점시설인 울산수협 방어진 위판장과 냉동창고 등의 외부 리모델링 및 경관조명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울산수협이 도심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판장도 현대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국비 공모에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사업’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1990년 건립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은 10년 이상 표류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현재 남구 삼산동에서 울주군 청량읍 율리로 이전해 현대화 건물로 재탄생한다. 도매시장은 21만 7,000㎡ 부지에 연면적 5만 4,154㎡ 규모로 2024년 착공, 2026년 건립 예정이다. 여기에는 울산수협 공판장을 비롯해 청과동, 물류동, 직판동 등 다양한 건물과 시설이 들어선다.

오 조합장은 “수협의 수익창출에 전력을 다하고 수협의 이익을 조합원들과 공유하는 투명경영을 이어가며 복지수협, 복지어촌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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