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 위한 현실적 계획 수립 필요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 위한 현실적 계획 수립 필요
  • 차선희 한서대 해양바이오수산생명의학과 교수
  • 승인 2021.07.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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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희 한서대 해양바이오수산생명의학과 교수
차선희 한서대 해양바이오수산생명의학과 교수

[현대해양] 육상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에 따라 육상자원 기반 산업이 해양자원 기반 산업으로 전환 중이다. 특히, 2010년 생물다양성협약의 부속의정서로 제10차 CBD(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당사국총회에서 생물다양성보전, 생물의 지속가능한 이용 및 유전자원 이용에 따른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할 목적으로 나고야의정서(ABS: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를 채택하였다. 나고야의정서의 주 목적은 △생물 자원 접근을 위한 자원보유국 사전승인(PIC:Prior Informed Concent)의 필요성 △로열티, 접근료, 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금전적 이익의 공동소유와 연구개발 결과 공유 및 제품개발 참여 △공동연구 등과 같은 비금전적 이익을 포함하여 유전자원 및 관련 전통지식 이용으로 발생한 이익은 상호 합의된 조건(MTA: Mutually Agreed Terms)에 따라 공유 △국내법령 마련 및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하나 이상의 점검기관 설치 등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 각국에서는 환경 등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해양바이오 자원 확보를 위해 해양바이오산업 고도화 및 규모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

국가에서는 지난 2018년 제1차 해양수산과학기술육성기본계획(2018~2022)을 수립했다. 해수부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해양바이오산업분야는 ‘해양바이오 전략소재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해양수산생명자원뱅크 구축 △해양수산자원 기반 화장품, 식품 분야 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한 전임상, 기술 이전 등이었다. 지난 1월에는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 2030년까지 추진할 주요 과제를 담은 ‘세계 해양바이오시장 선점전략’을 해수부에서 발표했다. 그 내용은 △기업들이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단계별로 제품화를 지원하는 것 △전략적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중점 육성 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우수 기술이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을 토대로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해양바이오시장 규모를 1.2조 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선도국과의 기술격차〔(2017) 선도국의 78.6%→ (2030) 85%〕와 소재 수입 의존도〔(2019) 70%→ (2030) 50%〕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산업기반을 조성하고 해양바이오 연구개발(R&D)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전략 수립 전, 근본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필자는 위 전략의 일부는 근 시일 내 해소가 가능하지만 일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기업들의 사업화 과정 중 인허가와 관련된 애로점은 현재 충남 서천의 해양바이오산업화 인큐베이터 조성이 완료(2023년 예정)되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간에서의 소재 정보 부족 및 대량 확보 어려움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해양수산자원 활용 전문가 인력(Pool)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2018년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해양수산생명자원뱅크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음에도 소재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은, 이 자원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해양바이오 전공자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2017년에 조사한 해양바이오산업 실태 조사에서는 우리나라에 약 350여 개의 해양바이오기업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 중 상용 근로자가 50인 미만인 소규모 기업이 전체의 62% 이상으로, 대부분 영세한 규모, 대부분 1차 가공 기술을 가진 식품기업이다. 즉, 해양바이오기업 중 연구개발 센터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법인세 혜택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이 되고 있고, 실제로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은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테크노파크 혹은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연구개발 과제는 영세한 기업에서는 신청조차 할 수 없어 기업들의 연구개발 수준도 부익부 빈익빈으로 구조가 되어가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해양바이오산업분야가 더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원 확보이다. 하지만, 지구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로 자원량의 감소뿐만 아니라, 자원의 서식 위치와 자원들이 가지고 있는 생리활성 성분 함유량도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변하였다. 바이오 산업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지표 성분(생리 활성 성분)이 유지되는 다량의 자원이다. 따라서, 개발하고자 하는 해양바이오자원도 규격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규격화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나, 국내 학력인구 감소와 해양수산분야는 1차 산업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크게 남아 있어 새로운 인력 투입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양바이오소재 활성화 붐과 함께 의·약학 분야 전문가들이 해양바이오소재 활용에 대한 연구에 진입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이미 의약품 소재로 공룡집단을 이루고 있는 의약학 전문집단과 해양수산 전문가 집단 간 해양바이오소재 의약품 개발적인 측면에서 또다시 거리가 생길 것이고, 이러한 거리는 해양수산 전문가는 단순 자원 생산 분야 치중적인 면으로 인식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성 있는 계획 수립 필요해

해양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이 해양바이오기업 활성화 촉진으로 연계된다면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한 해양바이오산업 활성화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해수부를 중심으로 교육부와 함께 해양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여러 정책 등이 운영돼야 할 것이다.

바다는 세계 해상 교역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약 30%가 연안지역에 거주하는 등 인류 삶의 기반이다.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고, 지구 생물종의 약 80%가 서식하는 바다. 먹거리의 25%를 제공하고, 기후조절의 중심 역할을 하는 바다와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현실성 있는 계획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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