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의 대전환과 수산의 미래
수협의 대전환과 수산의 미래
  • 정만화 수협중앙회 전략상무
  • 승인 2021.07.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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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
정만화 수협중앙회 전략상무
정만화 상무는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 수산경영학과를 거쳐 부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을 수료했다.
1996년부터 수협중앙회 비서실장, 연수원장, 감사실장, 상호금융부장, 기획관리부장, 조합감사실장, 수산경제연구원장, 중국 위해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대해양] 

삼성전자도 삼성전자법이 아닌 상법에 의거 창립되었다. 그러나 수협은 특별법인 수협법에 의해 1962년 설립되었다. 정부는 수협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반세기 이상 존속해온 일제강점기 수산단체를 없애고 새로운 수산업협동조합 시대를 열었다.

수협법의 목적을 어민과 수산제조업자의 협동조직촉진을 통한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 수산업의 생산력 증강 도모를 통한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라 제시하고, 헌법에 수협의 육성의지와 사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을 명시하였다. 여기에 수협의 본질과 기본적 가치가 있다.

수협의 본질은 수협이 농협이나 삼성전자가 아닌 바로 수협이게 하는 것이다. 본질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철학적 논리적 접근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하기 위함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기술혁명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와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을 동시에 던져줄 것이기에 무엇보다 바른 방향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는 팬데믹 상황과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구축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대응하느냐 하는 두 축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수산업협동조합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탁월한 리더십의 역대 수협회장은 직원과 더불어 시대와 어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김재식 회장님은 수산자금 취급, 어업용 유류 직배와 어업통신업무 전담을, 박상길 회장님은 100억 원 자체자금 조성운동과 수산물 군납을, 박희재 회장님은 노량진수산시장 인수 궐기대회를, 이방호 회장님은 은행지점수 확대로 지금의 수협은행 기반을, 박종식 회장님은 공적자금 수혈로 수협을 살리고 외국인 선원송입제도를 도입하였다. 차석홍 회장님은 노량진수산시장 인수를, 이종구 회장님은 어업인교육문화복지재단과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를 설립하고 세계수협의 날을 제정하였으며, 수산인 138만 시대를 열었다. 김임권 회장님은 수협은행을 설립하고 바닷모래 채취를 금지케 하였다.

이 모두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자랑스러운 어업인과 수협인의 자발적 참여로 여론을 형성하고 국회 등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며 각종 결의대회와 서명, 그리고 국회 청원과 법 개정 등 투박하고 처절한 투쟁의 결과였다.

 

ESG 경영, 공적자금 조기상환, 수산의 미래 제시

수협의 대전환은 ESG 경영(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및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것)과 공적자금 상환 그리고 수산의 스펙트럼 제시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첫째, ESG 경영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ESG 관점에서 판단하고 행동할 것이다. 수협의 환경분야는 어선의 전기 엔진화, 노량진수산시장 해수관 설치 등, 사회분야는 외국인선원 인권 강화, 수협재단 재원 확충, 저개발국을 위한 ICA 수산위원회 활동과 MSC 참여 등, 지배구조 측면은 회장 선출시기 조정, 조합직원과 상임이사의 조합원 자격 중지, 여성과 환경 전문가의 사외이사 선임, 어민과 고객을 위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 등이다.

둘째, 공적자금 조기상환으로 수협의 ‘5,000 시대’를 열어야 한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국내은행은 금융지주를 통해 종합금융서비스와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선도하고 있으나 수협은행만 외톨이 신세이다. 걸림돌인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금융지주체제로 전환하여 증권, 자산운용, 신용정보회사 등 업무영역 확대를 통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하여야 한다. 이 경우 중앙회와 수협은행은 자본 선순환을 통해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상호금융 투자한도 증가와 공제의 RBC 비율 상승으로 사업은 확대되고 수익성은 개선된다. 경제사업은 식품제조, 유통회사, 상호금융은 투자 신탁 자산운용사, 공제는 선박수리 매매업 등 기업 인수나 설립이 가능하다. 그러면 수협은 순이익 5,000억 원, 직원수 5,000명 시대를 맞아 ‘더 강한 수협, 더 돈 되는 수산’이라는 비전 실현으로 수산업을 지원하고 책임지는 어민의 희망이 될 것이다.

셋째, 수산의 미래 스펙트럼을 제시하여야 한다. FAO는 2050년 97억 세계인구가 필요한 단백질 70%를 수산물에 의존할 것이라고 한다. 수산업의 지속 가능성 유지와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수산안보 구축, 수산인 200만 확대, 노량진수산시장 글로벌화, 부산공동어시장 참여, 수산 푸드시스템, 수산물 위판의 공유상장제 도입, 수매자금 5,000억 원 조성 등을 하여야 한다.

 

아타르네우스보다 더 행복한 어촌

미래는 과거의 축적인 역사와 함께한다. 과거의 부끄러움은 반성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여 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구의 71%를 차지하는 바다와 수협이 존재하는 한 바다산업은 성장할 것이다. 로봇, 드론, 인공지능 등 최신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수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수협이 지원하면 비즈니스는 확장되고 산업은 커질 것이다. 수협의 대전환으로 미래는 어민이 람보르기니를 타고, 어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부의 천국이라 부른 아타르네우스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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