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㊻ 오월의 백령도에서 만난 새 (上)
청봉의 새이야기 ㊻ 오월의 백령도에서 만난 새 (上)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1.06.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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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탐조

부웅~ 부웅~,

뱃고동 소리와 함께 ‘하모니 플라워(Harmony Flower) 호’는 인천에서 북쪽으로 228km 떨어진 백령도로 출항했다.

곡우가 지났고 입하가 다가오는 늦은 봄날에 우리들을 실은 하모니 플라워호는 소청도,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를 최종 항구로 오월 봄 바다를 힘차게 달려 나간다. 우리, 네 사람은 ‘백령도 탐조여행’을 위하여 모인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연, 생태, 환경 그리고 생명 등에 관심이 많고 이들을 보호하는 활동과 실천을 중시하는 성향들을 가졌다. 그림 예술을 전공하여 창작활동에 열심인 30대 초반의 권백조 씨는 하나뿐인 지구가 환경오염으로 시들어가는 모습이 자주 꿈에 나타나는 등 작금의 지구환경 및 생태 상황이 몹시 불안하여 잠을 쉬이 이룰 수가 없다고 한다. 50대 초반인 정박새 씨는 새 도감을 줄줄이 외우는 걸어다니는 새 도감이라고 불리는 탐조 열성인이다. 그리고, 70세 나이에 탐조에 동참하는 의욕만은 대단한 자칭 ‘생태사진작가’인 나와 집사람이 참여하여 네 사람이 한 조를 이루었다.

 

1일차

백령도는 미륵도보다 조금 큰 섬이다. 면적 46.3 km², 해안선 길이가 52.4km이며 인구수는 약 6천 명인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큰 섬이다. 승용차를 타고 처음 간 곳은 백령도에서 새보다 더 유명한 ‘점박이물범’이 있는 하늬 해변이었다. 백령도에서 물범 보호 활동을 하는 녹색연합의 안내로 백령도 물범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멀리 물범바위에서 쉬고 있는 평화스런 ‘점박이물범’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늬해변의 풀숲에서는 민들레 씨를 따먹느라 바쁜 천여 마리의 되새 떼들이 멀리 보이는 점박이물범과 묘한 대비로 장관을 이루었다. 탐조는 백령도의 서남쪽 논 습지에서 계속 진행되었고, 도요물떼새류, 찌르레기류, 멧새류, 딱새류들을 골고루 만날 수 있었다. 백령도는 한반도의 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축소판 같았다.

점박이물범
점박이물범

 

2일차

새벽에 마을 주변에서 만난 황금새와 홍여새는 상쾌한 탐조를 시작할 수 있게 했다. 화동습지에서 물새들을 만나고, 두무진 절벽으로 이동했다. 자연의 신비를 담은 기암괴석의 절벽은 경치로써 뿐만 아니라, 물새들의 번식지로서도 매우 매력적인 장소다. 괭이갈매기의 절벽 위 둥지가 앙증맞았고, 절벽 중간에 새워진 쇠가마우지의 둥지는 위태롭게 보였다.

다음은 괭이갈매기 해안 번식지, 주로 해안절벽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들이 해안의 군사용 철책을 방어막으로 수천 쌍이 동시에 번식하는 곳이 있었다. 괭이갈매기들이 정성을 다해 알을 품은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그 정성에 숙연해지고 ‘새 생명’의 탄생에 경외감을 느꼈다.

“갈매기들아, 새끼들을 잘 키워서 황해의 바다를 동서남북으로 뜻대로 나르는 평화의 전령이 되기를 바라네!” 내 마음의 편지를 날려보냈다. 

황금새
황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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