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수산 - 끊임없는 양식 연구로 아끼지 않고 키운다
정안수산 - 끊임없는 양식 연구로 아끼지 않고 키운다
  • 김엘진 기자
  • 승인 2021.06.13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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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해역에서 양식한 전남 강진군 참전복

[현대해양] 2017년 수협중앙회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새어업인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정안수산 정천균 대표는 그저 부지런했을 뿐, 특별한 연유는 없었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정안수산을 둘러보며 ‘전복양식의 불모지 마량면에서 고품질의 전복을 생산·공급해 신뢰받는 어업경영체의 역할을 다하고, 지역에 헌신적인 봉사에 공헌한 어촌지도자로 인정받았다’는 공적 사항의 면면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알에서 성패가 되기까지

전남 강진군 마량면, 청정해역 강진 바다에서 다시마와 미역만 먹고 자라는 참전복을 취급하는 정안수산은 치패, 중패, 성패까지 직접 전복을 생산·관리하며 도·소매를 진행한다. 생산량은 격년으로 달라진다. 가두리 면적의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 2년 전에는 25~30톤 가량의 전복이 판매됐으며, 지난해에는 50톤의 전복을 판매했다.

치패(갓 부화한 어린 전복)는 2월경 받아온다. 현미경으로 봐야 자세한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만큼 아주 작은 이 치패들은 양식장에서 11월까지 키우는데, 약 3300㎡ 면적에 빼곡이 늘어선 240개의 탱크에 각 3만 마리 정도의 치패가 들어간다. 치패는 미역과 다시마를 갈아만든 사료를 먹으며 성장하고, 100일, 한 달차, 두 달차 간격으로 세 번의 선별과정을 거쳐 건강한 치패만 남는다. 치패가 약 4cm 크기로 자라면 바다의 가두리 양식장으로 옮긴다. 정안수산의 바다 가두리 양식장은 현재 약 3ha, 1200칸 규모다. 바다로 나갔던 치패는 30개월 정도 성장해 완전한 성패가 되어 돌아온다.

정천균 대표는 “사업 초반에는 3cm급 치패부터 가두리로 옮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4cm급 치패가 가장 해양환경에 적응하기 알맞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한 탱크(약 3만 마리) 중 상품화가 되는 전복은 9,000마리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하루 두 번 미역과 다시마를 갈아만든 사료를 급이한다.
하루 두 번 미역과 다시마를 갈아만든 사료를 급이한다.

 

다양한 판매 채널 통해 소비자에게

성패가 된 전복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80% 정도는 각 지역의 상회로 판매되는데, 한 번에 몇 톤 이상의 대규모 주문이다. 그 외에도 정안수산의 전복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우선 강진군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에 상품등록이 돼 있다. 초록믿음 직거래지원센터는 농어업인의 택배 직거래 지원체계를 확립해 농어업인이 직접 생산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지녔다. 특히 전국 최초로 강진군 조례에 근거를 두고 군수가 품질을 인증한다는 직거래 인증제를 마련해 소비자와의 지리적 여건을 극복하고 판로확대 및 농어업인의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정안수산 전복은 우체국쇼핑몰 및 마량면 ‘마량놀토수산물시장’, 그리고 정안수산 홈페이지를 통해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있다.

정 대표는 “다음주에 30세 아들이 광주에서 회사를 정리하고 내려와 양식 사업을 함께 하기로했다. 젊은 감각으로 함께 사업을 하면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판로개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많은 치패 중 상품화가 되는 것은 1/3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치패 중 상품화가 되는 것은 1/3도 되지 않는다
가두리양식장에서 다 큰 성패를 채취한다.
가두리양식장에서 다 큰 성패를 채취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진공포장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진공포장한다.

끊임없는 양식기술 연구와 기술이전까지

지난 30년간 어업에 종사한 정 대표의 첫 종목은 김양식이었다. 20대에 시작해 10여년간 친환경 김을 생산하던 그는 해양오염 및 생태계 변화로 작황이 어려워지자 어선어업으로 전업해 농어, 돔, 우럭, 숭어 등을 수협 위판장을 통해 출하했다. 이후엔 조선소를 운영하기도 했으나 FRP 어선이 환경적인 문제를 야기하며 2002년 전복중간육성산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연간 250~300만 마리의 치패를 생산해 다른 양식장에 판매하던 그는 2006년경 전복가두리양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시작은 가두리 80칸이었지만 매년 50~160칸씩 가두리는 꾸준히 늘어났다. 그리고 현재 전복 양식의 불모지였던 강진군에서 전복치패양식을 희망하는 신규 어가들과 귀어인들에게 양식기술을 이전하는 데 이르렀다.

정 대표는 “특히 산란 과정은 매우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암·수 전복에게 적절한 환경과 스트레스를 주어 산란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위한 시설을 갖추려면 비용이 상당히 들고, 기술 습득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그는 정안수산에서 기술을 시연했으며, 신규어가가 기술을 습득하고 시설물을 갖출 때까지의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김양식과 어선어업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변화할 시기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지금처럼 안정화에 이르기 전에는 나도 완도와 해남, 진도 등 전복 양식의 선진화 지역 및 전복 선도어가를 직접 찾아가 양식 기술을 배웠으며 2003년에는 여수수산대학교(현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에서 전복양식전문가과정을 수료했으니 도움이 필요한 어가가 있다면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전복 양식이 안정화된 지금도 그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그는 낙지 치어를 구입해 낙지 양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 낙지 치어가 성장할 수 있는 플라스틱 틀을 개발했는데, 이것은 현재 특허출원 완료 상태라고.그는 “낙지 생산이 급감하고 금어기와 산란기를 지난 하절기에는 생산량이 없어 어업인들의 새로운 소득 대체 사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연구를 하게 됐다”며 “먹이 활동 외에는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성어단계까지 3개월이면 출하 가능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끼지 않고 키워야 건강하다

정안수산의 전복은 유달리 큰 편이다. 정 대표는 그 이유를 ‘아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데서 두 번 급이할 때 우리는 세 번 급이한다. 특히 미역이나 다시마 등이 나오지 않는 여름에 따로 급이를 하지 않는 양식장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매년 3,000~4,000만 원 가량의 미역을 급이한다”고 설명한다. 그 외에도 정안수산에서는 수산용 항생제(OTC)를 사용한다. 상처가 난 전복은 치료가 늦어지면 염증이 생겨 폐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패 시기에 OTC를 물에 풀어주는데, 여기에도 매년 700~8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사료 역시 가공사료를 최대한 줄이고 김가루와 미역가구를 혼합 후 매실액기스를 첨가해 사용하고 있다.

아끼지 않는 것은 전복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정 대표는 꾸준히 기부를 실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노인정 네 곳과 관내·외 요양시설 등에 꾸준히 전복을 전달해왔다. 특히 마량지역과 인접지역의 초·중학교에는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고, 수재민 돕기에도 빠지지 않았다.

“물론 소소한 노하우는 있겠지만 전복 양식에는 특별한 기술이 없다. 지금은 시대가 좋아져 갑자기 정전이 되어 히터펌프가 멈추는 일도 거의 없고, 그럴 경우에도 예비전력을 사용하면 된다”는 그는 “그렇지만 여전히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에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 어가들은 잘 될 때 같이 잘 되고, 어려울 때는 같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렇기에 할 수 있을 때 더 부지런하려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누려 한다. 전복을 판매할 때도 조금씩 넘치게 준다. 그런 마음이 전달되니 단골소비자들이 있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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