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수협 - 흑자 기조 돌입 예고
서천군수협 - 흑자 기조 돌입 예고
  • 글·정상원 기자, 사진·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6.13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원들과의 단합력이 우리 무기”

[현대해양] 여름철이 다가오니 충남 지역 어업인들의 어깨가 들썩인다. 서해안 어업인들이 멸치잡이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해안에서도 멸치가 많이 어획돼 ‘서해안 멸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서천 멸치는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으며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서천군에서 발표한 군 대표 살거리 9품(品) 중 하나로 선정된 멸치는 고유의 풍미가 월등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형성된 천혜의 환경 갯벌에서 최신 가공시설과 건조기술을 통해 생산됐기 때문에 품질도 고급화됐다. 소비자들은 서천 멸치를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 “짜지 않고 고소하며 기름지다”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멸치는 서천군수협 위판량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위판액 1등 공신인 셈이다.

 

 

변화와 혁신 위한 ‘젊은 피’

서천군 일원(서면 제외), 부여군, 논산시를 업무구역으로 하는 서천군수협(조합장 박정진)은 8개의 어촌계와 1,049명의 어업인 조합원으로 구성된 지구별수협이다. 2019년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 최연소 조합장으로 당선된 박정진 조합장(만 49세)은 전국 91개 수협 조합장 평균연령이 63세임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그는 “서천군수협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젊은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서천군수협 대의원 출신으로 2017년부터 수협대의원 활동을 하면서 수협 당면 현안을 꿰차고 있던 박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신뢰와 지지를 받아 조합장직에 오를 수 있었다. 박 조합장은 “2년간 수협의 생리나 조합원들의 업종을 하나하나 지켜봤다. 어업인들, 조합원들이 적극적이고 생활력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올해 3월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로 당선돼 지난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며 수산업 부흥을 위한 활발한 행보를 보여줄 예정이다.

박정진 서천군수협 조합장이 수산물 직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정진 서천군수협 조합장이 수산물 직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고 있다.

 

멸치, 김 등 특산물 인기

충남 서천군에는 지구별 수협이 두 군데다. 군(郡)임에도 수협이 두 군데라는 것은 그만큼 서천 지역으로 모이는 수산물이 풍부하고 상품의 질 역시 우수하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한다.

멸치 외에도 김, 꽃게, 광어, 박대, 갑오징어 등의 어류가 서천 주변에서 어획된다. 위판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품종은 멸치지만 위판액에 이바지하는 효도 품목에는 ‘김’도 있다. 충남 유일의 마른김 생산지이기도 한 서천군의 김은 맛과 풍미가 월등하다는 평을 받는다. 금강하구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수역에서 알맞은 수온과 적절한 염도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박 조합장은 “대천김, 광천김 모두 유명하지만 사실 두 지역 모두 서천 김을 가공해 판매하는 것”이라고 서천 지역 김의 우수성을 설명했으며 이어 “그러나 올해는 작년에 비해 물김 생산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적기시정조치 조합 탈피

1939년 장항 어업조합으로 출범한 서천군수협은 어업인을 위한 조합으로 8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터줏대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천군수협이지만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2003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적기시정조치 조합으로 지정된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자격 조합원 재정비, 서천지역 특산 수산품 위판사업 확대 등을 통해 퇴출 위기의 잠식조합을 극복했다. 450~500억 원대였던 위판고는 이제 연간 600억 원대를 향해 가고 있다. 박 조합장은 “서천군수협은 지형적으로 어로활동을 하기에는 불합리한 조건에 있다. 그러나 전 임직원들이 열심히 단합해 2016년 정상조합으로 다시 올랐다. 현재까지는 문제없이 순항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천군수협 수산물 처리·저장시설
서천군수협 수산물 처리·저장시설

 

수산물 유통 원스톱, 지역 경제 활성화 이끌어

서천군수협의 자랑은 수산물 처리·저장시설, 위생 가공공장, 수산물유통물류센터(수산물 직매장)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2020 유통단계 위생안전체계 구축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서천군수협은 유통단계부터 철저한 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춘 수산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지난 2018년 수산물유통물류센터를 준공해 수산물 유통의 가교 역할을 수행 중이다. 2년 8개월 만에 건립된 수산물유통물류센터는 지상 4층, 대지면적 1,417㎡ 규모로 1층에 금융시설 및 수산물판매장과 수산물가공시설을 갖췄다. 2층과 3층에는 보관창고, 제품전시실, 고객상담실, 제품생산기획실 등이 들어서 있다.

서천군수협 수산물 직매장에는 위생적으로 생산된 멸치, 김 등 각종 건어물, 가공수산식품 등이 판매된다. 직매장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은데, 직거래 등으로 유통비용을 절감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품을 판매하고, 수협에서 판매하는 수산물이라는 신뢰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냉동수산물, 건어물, 수산가공품 등 서천군에서 생산된 다양한 수산물들은 서천지역 수산물의 판로를 확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박 조합장은 “이렇게 원스톱으로 생산되는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으로도 판매해 판로를 확장시킬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서천군수협 수산물 위생 가공공장
서천군수협 수산물 위생 가공공장

 

“흑자 내는 조합될 것”

서천군수협은 가장 큰 이익을 내는 위판사업과 경제사업 이외에도 상호금융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2개의 상호금융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잉여를 창출하고 있다. 서천군수협은 상호금융 점포를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경제사업과 상호금융 사업 모두 활성화 시켜 수협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박 조합장은 “지역 상호금융에는 한계가 있다. 적극적인 고객 유치를 위해 수도권 점포를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군수협은 분기별 무자격 조합원 정비를 하는 등 조합원들이 뭉칠 수 있는 든든한 수협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 조합장은 “과거에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단합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냈다”며 “앞으로도 우리 조합원들과 똘똘 뭉쳐 흑자 기조에 돌입할 것이다. 서천군수협의 미래는 웃을 날만 계속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