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헌 현대중공업 엔진사업 대표, “친환경·스마트·자율운항선박으로 세계 선점해야”
안광헌 현대중공업 엔진사업 대표, “친환경·스마트·자율운항선박으로 세계 선점해야”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6.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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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해양강국 되는 마중물
안광헌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사업대표

[현대해양] 요즘 세계 조선·해운업계의 최대 화두는 친환경선박, 스마트선박, 자율운항선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급변하는 세계 선박시장 동향을 누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안광헌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사업대표(COO)는 국내 최초 순수 국산 기술의 선박·육상용 엔진브랜드 ‘힘센엔진(HiMSEN)’ 등을 개발해온 선구자다. 현대중공업에서 20여 년 전부터 생산하고 있는 힘센엔진은 지금도 세계시장의 35% 이상 점유하고 있다. 안 대표는 현대중공업을 ‘변화에 민감하고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기업’이라고 말한다.

회사와 안 대표가 닮았다. 안 대표는 코로나19 이전 1년 365일 중 200일 해외 영업을 위해 출장을 다녔다. 그리고 연 1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오피니언 리더들과 토론한다. 시대 흐름과 변화에 민감하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COO인 것이다.

안 대표는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및 미세먼지 배출규제가 강화되고 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2050년에 선박으로 인한 온실효과 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상 줄이는 전략을 채택함에 따라 조선·해운시장에서는 선박 에너지 절약, LNG를 넘어 암모니아 연료 선박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또 안 대표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탄소중립의 가치는 세계 해양의 판도를 바꿔 놓을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해선박 운항규제, 친환경 스마트 선박 개발과 보급, 무탄소 연료 기술력 확보 등은 필연적으로 다가온 새로운 해양 생태계”라며 “여기에 맞는 조선·해운산업의 깊은 고민과 혁신 의지, 실천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를 현대중공업 울산 현장에서 만났다.

 

안광헌 대표가 개발한 최초 국산 기술의 ‘힘센엔진(HiMSEN)’
안광헌 대표가 개발한 최초 국산 기술의 ‘힘센엔진(HiMSEN)’

2025년이 조선·해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선박 발주 시장의 1,085억 달러는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이는 전체 선박 발주액의 60.3% 수준입니다.

또한 최근 IMO(세계해사기구) MEPC(Marine Environment Protection Committee) 72차 회의에서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50% 감축목표가 제시됐고, 이산화탄소 규제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중유와 탈황장치 사용은 중장기적 해법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따라서 LNG 연료 사용의 경우 환경규제 만족이 입증됐고,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향후 높은 성장 전망 등이 2025년을 기점으로 대체 연료의 사용, 즉 디젤에서 LNG연료사용의 대변환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IMO 친환경 규제 등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국내 조선업계는 IMO의 규제를 시장 전환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내 빅3 조선3사의 친환경 선박 건조 능력은 다른 나라 조선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위이기 때문입니다. IMO의 환경 규제는 자연스럽게 조선업계의 디지털화와 스마트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ICT 기술융합 기반의 스마트화가 눈에 띕니다. 스마트 선박이나 자율운항선박 및 생산·건조 자동화를 통한 스마트 조선소(Smart Yard)의 발전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선박 기술력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탑티어(TOP-TIER: 최고 수준의 레벨) 수준인 설계능력을 빅데이터로 대체하고 기존 건조공정의 강점도 연결플랫폼, AR·VR 기반의 작업표준으로 대체하는 등 스마트 조선소로의 변모도 급속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선박 건조단계의 작업공정 자동화, 표준화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향후 스마트 선박과 관련한 지능화·스마트화로 자율운항선박의 상용화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지능화된 선박은 다양한 화주 및 선주의 요구에 부합하는 동시에 IMO의 규제에 부응할 수 있어 친환경 스마트 선박 시대가 머잖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친환경 연료인 LNG, 메탄올, 바이오, 수소, 암모니아 추진선의 개발과 이와 연관된 연료 공급 시스템 개발, 안전환경 시스템, 선박 추진용 엔진 개발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조선 해운기술의 진보는 세계 최고의 조선소 기술에 걸맞게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을 지향합니다.

 

일본재단에서는 2040년까지 일본 내 항행선의 50% 이상, 새로 건조되는 선박 모두 무인운항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우리는 어떤가?

소규모 무인 선박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방사능 오염검사, 태풍 기후 조사 등 인간이 가기 어려운 환경에 투입되고 있으며, 소규모 무인 선박은 2013년 미국에서 자율항해에 성공한 이후 세계 각지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태평양의 쓰레기양과 해류의 움직임을 조사하는 무인 선박이 2012년부터 활동 중이며, 미국 해군은 2015년에 잠수함을 비밀리에 추적할 수 있는 무인함정의 시험운항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5년까지 제3수준의 자율운항 선박을 개발하고, 2025년 이후에는 제4수준에 해당하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 선박 관련 기술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이 계획들은 2030년 관련 시장의 50% 선점을 목표로 정부와 함께 국책과제 도출 민간 주도로 활발히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울산시와 현대중공공업은 2022년 상용화된 무인자율운항 크루즈선(일명 고래관광선)을 개발, 건조하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현대그룹 창립자 고 정주영 회장을 존경한다.
안 대표는 현대그룹 창립자 고 정주영 회장을 존경한다.

일론 머스크의 저궤도 위성사업인 ‘스타링크’는 1만 2,000기 위성을 쏘아 올린 후 이를 활용해 극지를 제외한 지구 전역에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하는데 우리 기술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국내 조선 3사는 스마트 자율운항 선박의 데이터 베이스 연결 및 육상관제 통제를 위해 국내외 통신사와 ‘차세대 GX 위성통신’ 서비스를 세계 1위 위성통신 ‘인마셋(Inmarsat)사’의 5세대 위성통신 서비스와 제휴를 통해 선박 네트워크 원격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GX(Global Xpress) 서비스’는 인마셋사의 5세대 위성통신으로, Ka 주파수대역(Ka-band)을 활용해 하향 50Mbps, 상향 5Mbps의 최대속도를 제공합니다. 2016년 5월 글로벌 출시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 약 7,000척의 선박에 도입될 만큼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선 3사와 해운선사가 국내 통신사와 5세대 이후 통신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선박 인도 후 발생 크레임 중 80% 이상이 사용자의 실수와 잘못이라는 통계가 있듯이 많은 선원들이 짧은 시간 동안의 교육과 지식만으로 조선소가 개발, 탑재하고 있는 시스템을 따라갈 수 없다고 보는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교육하고 있나?

지난해부터 LNG 운반선 수주가 확대되면서 친환경 선박에 탑재되는 이중연료 장치와 탈황장치, 스마트 엔진, LNG 연료 변화에 따른 연소 제어장치, 연료전지 개발과 운용에 필요한 기술인력, AI와 증강현실(AR), 빅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선박 운항정보와 선박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최적 항로 산출을 통한 연료비용 절감 등 스마트 선박시스템이 개발 탑재돼 항해, 입 출항과 정비시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인력이 육·해상 부문 모두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2020년 1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친환경 스마트 선박 기술개발인력과 스마트 선박 운용분야 자율운항과 스마트 선박 모니터링·진단 영역도 각각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했습니다. 이처럼 조선·해운업계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업계 최초로 ‘친환경 스마트 선박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로드맵’이 수립됐습니다. 해당 로드맵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R&D 전문 인력양성 사업’과 한국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가 지원, 조선 3사의 직무 전문가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조선, 해운, 물류의 미래 관련해 바라는 바가 있다면?

친환경 선박기술 확보와 최첨단 선형 선박개발, 자율운항선박 및 플랫폼 개발, 스마트십 야드(Smart Shipyard) 구축으로 초연결과 초융합의 산업화로 미래의 향배가 갈릴 것입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이후 미래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 친환경 선박기술 확보, 최첨단 선형 선박개발, 자율운항선박 및 플랫폼 개발, 스마트십 야드 구축을 적극 추진해야 될 것입니다.

특히 자율운항선박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융합된 선박으로, 기존 선원의 역할을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대체해 인적 과실을 줄여 안전사고를 예방할 것이며, 효율적인 자원운용과 항만물류 프로세스의 최적화를 통해 뉴십매니지먼트(New Ship Management) 비즈니스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 기술은 우리 조선 해양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기관, 해운선사, 조선소, 조선 기자재분야, 연구소와 시험기관, 선급 등이 한마음으로 협력해 성공적인 기술과 플랫폼을 이룩해야 합니다. 한국의 조선 해양산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제조업 중심의 노동 집약적 국가 전략 산업이자 미래핵심기술 선도 산업으로, 국가적인 전폭적인 지원과 산·학·연·관 역량 결집이 돼야 합니다. 조선산업과 연계된 해양산업의 선순환 협력 시스템 구축과 업종 간 활발한 기술협력은 우리가 진정한 세계 최강 해양강국이 되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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