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도 듣기도 좋은 ‘순 우리말’
말하기도 듣기도 좋은 ‘순 우리말’
  • 장은희 기자
  • 승인 2014.07.0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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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나라의 바탕을 보존하기에 가장 중요한 자기 나라의 말과 글을 이 지경을 만들고 도외시한다면, 나라의 바탕은 날로 쇠퇴할 것이요…이에 우리 나라의 말과 글을 강구하여 이것을 고치고 바로잡아, 장려하는 것이 오늘의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국문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주시경 선생은 자신의 저서인 ‘국어문전음학’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선생의 말은 외래어와 속어 등이 범람하는 지금, 우리말의 중요성과 소중함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다. 말과 글에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보내온 시간과 공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비잠’이라는 말이 있다. 어린아이가 숨을 몰아쉬며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고 있는 모습이 한 마리 나비가 앉아 있는 것 같다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최근 순 우리말은 노래 가사, 상호명 등에 이용되며 단어 담긴 아름다운 뜻과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다.

한자로 구성된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한자가 어떤 뜻인지 알아야하지만 순 우리말은 단어만으로 뜻을 알 수 있고 그 이미지를 단박에 떠올릴 수 있으며 이름에 사용되면 나만의 특색도 가질 수 있다. 

어원을 알 수 없는 지나친 줄임말, 은어는 물론 의미 없이 내 뱉는 외국어들이 ‘한글’이라는 우리 고유어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순 우리말은 우리말 지킴이로, 시적이고 재밌는 표현으로, 보다 편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열 두 달의 순 우리말>

1월 해오름달 : 새해 아침에 힘 있게 오르는 달
2월 시샘달 :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
3월 물오름달 : 뫼와 들에 물오르는 달
4월 잎새달 :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5월 푸른달 : 마음이 푸른 모든 이의 달
6월 누리달 :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넘치는 달
7월 견우직녀달 : 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8월 타오름달 : 하늘에서는 해가 땅 위에서는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9월 열매달 : 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
10월 하늘연달 : 밝달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
11월 미틈달 :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12월 매듭달 :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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