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징어
갑오징어
  • 이두석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 승인 2009.06.02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징어 장담- 허풍이 심한 사람을 보고 이르는 말

           

△ 갑오징어
 ‘오징애 장담’이라는 말이 있다. 허풍이 심한 사람을 보고 ‘저것이 오징애 장담하고 있네’라는 말을 한다. 갑오징어의 생김새와 습성 때문에 나온 말이다.

  오징어는 큰소리를 제일 잘하는 어종으로, 긴 발을 닻줄이라고 바람이 불어도 걱정 없다고 큰소리, 배가 있어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고 큰소리, 먹(墨)이 있어 친구에게 편지를 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지만 여름날 샛바람(동풍)만 불면 제일 먼저 죽어서 물에 떠다니는 것이 갑오징어이다.

  닻줄은 갑오징어 10개의 다리 중에 유난히 긴 두개의 다리(촉완, 觸腕), 배는 갑오징어 등판에 있는 납작한 뼈(갑, 甲), 먹은 위험에 처하면 먹물을 토할 때 쓰는 묵즙낭(墨汁囊)을 말한다.  

  게다가 갑오징어는 대가리 터지면 된장(오징어 내장 속에 든 노란 덩어리)이 있다고 큰소리, 죽으면 널(관, 棺)까지 있다고 큰소리친다.  

  갑오징어의 심한 허풍을 비꼬는 내용은 ‘보길도 오징애 타령’에 잘 나타나 있다. 

  “떠들어온다. 떠들어온다. 오징애 한 쌍이 떠들어온다. 갱물도 있제마는 민물 강으로 떠들어온다. 줄이 없어 너 죽었나. 널이 없어 너 죽었나..오징애 봉판 먹을 갈어라. 부고장이나 쓰고 보자.”

  ‘완도 오징어 타령’에는 갑오징어가 죽은 후의 장례식 장면이 잘 묘사되어 있다.

 “죽었구나 죽었구나 오징애랄 놈이 죽었구나 오징애랄 놈이 죽었는디 부목(사람이 죽었다는 소식) 갈이가 전이 없네 까잘미랄놈 너 가거라 깔방석 깔랑께로 못가것소 간재미랄놈 너 가거라 호방선(상여 위에 덮는 것) 들랑께로 못가것소… (후략)”

  여기서 말하는 오징어와 옛날 고서에서 말하는 오징어는 갑오징어를 말한다. 위험에 처하면 먹물을 토하고 달아나는 습성 때문에 ‘먹물을 가진 물고기’라는 뜻의 묵어(墨魚)라 불리기도 하고, 4쌍의 다리 외에 1쌍의 길게 뻗은 먹이 사냥용‘더듬이처럼 생긴 팔(촉완, 觸腕)’이 마치 배의 닻줄처럼 보인다하여 남어(纜魚)라고도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