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제영토 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한인도양 해저열수광상 탐사계약 체결
해외 경제영토 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한인도양 해저열수광상 탐사계약 체결
  • 문재운 본부장/해양과학기술원
  • 승인 2014.07.0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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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응용기술연구본부장

전 세계는 지금 자원난을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정된 육상금속자원이 점차 고갈되면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갈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구리, 니켈, 코발트 등 중요 금속자원의 새로운 공급원으로 바다 속 해저광물자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우리나라(해양수산부)는 국제해저기구(ISA)와 인도양 공해상 지역의 해저열수광상 광구에 관한 독점탐사계약을 체결했다. 이 광구는 인도양 공해상 중앙해령지역에 제주도 면적의 약 5.4배에 달하는 1만㎢ 규모에 달한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연구자들의 노력과 헌신 위에 정부의 꾸준한 투자가 더해져 심해저 광물자원 분야의 성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태평양 공해상 망간단괴, 통가 EEZ 및 피지EEZ 해저열수광상 광구에 이어, 이번 인도양 해저열수광상 탐사광구를 확보함으로써 우리는 국토면적의 1.12배에 달하는 총 11.2만㎢에 이르는 해양경제영토를 확보한 나라가 되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망간단괴 채광을 위한 노력으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채광로봇 미내로(MineRo)의 수심 1,370m 해저주행시험이 성공적으로 수행된 바 있다. 이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의 실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계약한 탐사광구는 우리나라에서 약 8,000km 떨어진 인도양 지역으로 스리랑카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0km 정도 떨어진 해역에 위치하고 있다. 탐사계약에 이르기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 2009년부터 8차례에 걸쳐 109명의 연구원이 현장에 투입되었고 온누리호를 이용해 총 187일의 기간 동안 총 4만 6,200km에 달하는 탐사항해를 했다.

광활한 인도양을 항해하며, 광물자원이 풍부한 부존지역을 찾아내기 위해, 해저지형탐사와 수층조사, 암석시료와 퇴적물 등을 채취하는 연구조사가 수행되었다. 탐사를 진행하면서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특히 탐사가 한창이던 2011년은 광구 주변지역까지 소말리아 해적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였다. 게다가 우리나라 화물선이 해적에 의해 피랍되는 사건도 발생하였다.

연구팀은 탐사연기에 대한 중대한 고민에 빠졌으나, 결국 치열한 국가간 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한시라도 탐사광구 신청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안전을 보다 강화하는 차원에서 탐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안전요원을 대동하고 연구조사선 주변에 방어용 펜스를 설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온누리호는 아무런 사고 없이 인도양 탐사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우리가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탐사를 늦출 수 없었던 것은, 해저열수광상의 가치 때문이다. 인도양 주변해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해저열수광상은 바다 속 지각의 균열을 따라 스며든 바닷물들이 지각 하부 마그마 주변에서 데워지면서 유용 금속물질을 용해해 다시 지각 밖으로 분출되면서 형성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해저열수광상에는 금, 은, 구리, 아연 등이 매우 풍부하게 함유된다. 이러한 유용 금속들은 전기·전자 재료 등에 폭넓게 사용되며, 육상광상에 비해 10~15배 이상의 높은 금속품위를 가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바로 전 세계 여러 나라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심해저 광물자원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지난 2013년 3월, 영국 정부는 국제해저기구와의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계약을 체결하며, 이례적으로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가 직접 나서 자원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영국은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을 통해 400억파운드(약 68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도 인도양 광구에서 적어도 연간 30만톤씩 20년간 채광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약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정부의 보다 확고하고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되어야만 심해저 광물자원 상용화를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이번 탐사계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탐사에 돌입한다. 국제해저기구 규정에 따라 향후 15년간 우리가 확보한 탐사광구를 보다 정밀하게 탐사해, 구리, 아연, 금, 은 등이 풍부하게 매장된 최종 개발광구를 선정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환경영향조사나 해저열수광체를 채광하는 기술 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해, 본격적인 심해저 광물자원개발을 대비 할 계획이다.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은 경제영토를 좁은 국토에서 벗어나 해양으로 확장한다는 점과 함께 미래자원의 공급원 확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인도양에서 광물자원 개발을 위해 땀 흘리는 연구자들에게 국민들의 많은 성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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