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㊺ 후투티
청봉의 새이야기 ㊺ 후투티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1.05.11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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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환경변화의 바로미터 후투티
오래된 회화나무에 둥지를 마련한 후투티
오래된 회화나무에 둥지를 마련한 후투티

후투티(학명 : Upupa epops / 영명 : Eurasian Hoopoe / 몸길이 : 28cm)는 옛부터 독특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아왔으며 우리민족의 민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야생조류이다. 옛 민화에는 농부들이 이른 봄에 ‘뿅~ 뿅~, 뾰 뾰’ 후투티 봄노래 들으면서, 소 몰고 쟁기 지고 밭갈이 나가는 농촌의 봄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옅은 황토색이며, 등과 날개에는 검은색에 흰 무늬가 있다. 후투티는 독특한 모양만큼이나 여러 별명으로 불리는 친숙한 조류이다. 머리 위에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뾰족한 깃털을 꽂은 우관을 쓴 모습이 인디언 추장 같이 보인다하여 ‘인디언 추장새’, 먹이를 찾기 위하여 가늘고 안으로 굽은 긴 부리로 땅을 파는 모습이 농부들의 곡괭이를 닮았다하여 ‘곡괭이새’, 여름철새로 뽕나무밭 주변에서 주로 서식한다고 ‘오딧새’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민가에서 멀지 않은 농경지나 들판 가까이의 숲 등에 서식하며, 둥지는 고목의 나뭇구멍, 딱따구리가 버린 둥지, 벼랑의 틈, 기와집 용마루 구멍 등을 이용하여 마련한다. 산란 시기는 4~6월이며, 한번에 5~6개의 알을 낳는다. 알들을 가슴으로 품는 포란은 암컷이 전담하나, 수컷은 포란 중인 암컷에게 먹이를 조달하는 등 깊은 애정과 공동의 임무를 수행하는 아비의 정을 느끼게 한다. 새끼들을 먹이고 키우는 육추 기간(약 28일)에는 암수가 공동으로 힘을 합쳐서 정성스레 새끼들을 먹이고 돌보아 키운다.

최근 서울 근교의 한 생태공원에 우뚝 큰 회화나무에 둥지를 마련한 후투티를 만났다.

여름철새인 후투티는 최근에는 제주도, 남해, 기장군의 바닷가에서 겨울철에도 종종 관찰된다. 이마도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기온이 상승된 한반도를 후투티 새들이 고향, 남쪽 땅으로 착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름철새인 후투티들이 한반도에서 겨울철을 지내는 모습은 우리 인류들에게 단순한 기상변화의 현상을 보여주는 이상의 미래 변화와 재앙의 예지적 경고가 아닐까 싶다.

최근 100년간 지구표면의 평균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고, 숲의 훼손 등으로 지구환경이 파괴되어 온실 효과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섬이나 해안에 가까운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며 기상이변으로 빈번한 자연재해도 예측된다. 지금이 우리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지구환경의 보존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청되고 시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회화나무의 버려진 딱따구리 둥지를 이용해 둥지를
회화나무의 버려진 딱따구리 둥지를 이용해 둥지를 마련한 후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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