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수협 - “올해 10억 흑자 목표”
기장수협 - “올해 10억 흑자 목표”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5.1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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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시정조치 탈피하고 출자배당 계획
문용환 기장수협 조합장
문용환 기장수협 조합장

[현대해양] 4월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항에 노동요가 들린다. 갓 잡은 대멸치를 싣고 온 근해자망 어선원들이 줄지어 서 멸치를 털면서 부르는 노래다. 봄철 기장수협 대변항 위판장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매년 4~5월경 열리던 유명한 기장멸치축제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는 것이다.

기장군은 멸치의 고장이다. 기장 멸치는 젓갈, 회, 찌개 등으로 소비되며, 미역, 다시마 등과 함께 중요한 기장 특산품이다. 삼국사기에도 맛과 질이 좋은 기장 미역과 어패류 등의 수산물이 수라상에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기장의 대표 특산물의 하나인 멸치는 우리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칼슘의 보고로 기장에서는 주로 봄과 가을에 잡힌다. 특히 봄철 기장연안에서 잡히는 체장 10~15cm 성어기 멸치는 지방질이 풍부하고 살이 연한 것이 장점이다. 이 때의 멸치를 맛보기 위해 대변항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멸치는 기장수협 전체물량의 80%에 해당할 정도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문용환 기장수협 조합장은 “요즘 하루 평균 1,500톤의 멸치가 이곳 대변항 위판장에 상장된다. 낙찰가는 20kg 들이 한 통에 4만 원대를 오간다”고 전했다.

 

멸치 비중 80% 차지

올해 1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장수협은 지난 1998년부터 사용하던 ‘부산동부수협’라는 명칭을 2013년 7월 ‘기장수협’으로 개칭했다. 이렇게 조합명을 바꾼 건 기장의 지역 특화 수산물과 수산물 축제의 인지도가 전국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의 일부라는 의미가 강한 ‘부산동부’라는 명칭보다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기장’이라는 지역명을 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당초 ‘기장’이라는 이름은 1913년 기장어업조합에서 처음 쓰인 것으로 2013년에 명칭을 되찾았다.

과거에 부산동부라고 하면 동부가 어디냐고 물어왔는데 지역명이 쓰이면서 이미지가 많이 좋아지고 지역민들과 유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기장의 멸치와 멸치액젓, 미역, 다시마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지역 특산물인데, 이를 생산하고 위판하는 수협이 부산동부수협이라고 하면 의아해 했다고 한다. 매년 기장수협이 후원해왔던 기장멸치축제는 국민들에게 꽤 많이 알려진 수산물축제 중 하나다. 멸치 외에도 오징어, 붕장어, 가자미, 대구, 복어 등의 어류가 이곳 기장군 주변에서 어획된다.

기장멸치
기장멸치

 

미처리결손금 정리

10여 년 전부터 적기시정조치(適期是正措置) 조합으로 지정된 기장수협이 최근 수년 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에도 1억 2,000만원 흑자를 시현했다. 이런 호재가 이어져 올해는 이미 1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본금을 잠식하고도 64억 원까지 달했던 미처리결손금을 정리하고 정상화의 길을 걷는 것을 기장수협의 올해 목표로 삼고 있다. 문용환 조합장은 “올해 10억 흑자를 바탕으로 내년에 10% 출자 배당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장수협이 어려운 시기를 거쳐야 했던 이유는 경제사업에서 크게 손해가 났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부산과 울산이라는 대도시 중간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 큰 수협 위판장으로 상장(上場)이 집중되는 등 경제사업에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냉동가공 공장 등도 정상가동이 어려워 매각해야 했다. 따라서 경영에 애로가 많은 자산은 과감히 처분해 부채를 갚고 새 출발하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런 자구노력 덕분에 최근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고, 올해는 드디어 적기시정조치수협에서 탈피해 정상 걸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기장은 2007년 미역, 다시마 특구지역으로 선정됐다. 수산물 축제를 추진하고 기장수산물체험홍보센터를 건립하는 등 각종 해양관광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어 기장수협의 매출 신장에도 기대가 된다.

대변항 위판장을 찾은 문용환 조합장
대변항 위판장을 찾은 문용환 조합장

 

상호금융 상위권

기장수협 관할구역은 부산 기장군과 경남 양산시 일원이며, 18개 어촌계 1,600여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기장수협은 본점, 5개의 상호금융 영업점, 냉동냉장사업소, 수산물가공공장, 멸치젓갈가공공장, 직영주유소 등을 운영하며 직원이 한 때 100여 명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직원은 절반 규모로 줄었다. 이유는 과거 방대했던 사업을 구조조정했기 때문이다.

기장수협은 몇 년 전부터 경제성 없고 조합원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한다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대변항의 냉동·가공공장이다. 냉동·가공공장은 2016년 민간 기업에 매각했다. 연 10억 원 가량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급식도 마찬가지다. 학교급식은 타산이 맞지 않을 정도의 저가 납품으로 지목돼왔다. 급식은 낮은 단가로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좋은 제품을 납품하고도 제가격을 받지 못하는 비합리적 상황을 수용해 왔다는 것이 기장수협 측의 입장이다.

기장수협은 2010년부터 노후한 점포를 리모델링하는 등 환경개선사업에 주력했다. 또 상호금융 점포 가운데 2년 연속 적자 점포는 과감히 폐쇄하거나 상대적으로 고객 유치가 용이한 신도시로 이전해 고객편의 도모와 이미지 상승을 꾀해 상호금융사업을 활성화 했다. 덕분에 기장수협 상호금융사업은 전국 회원조합 중 상위권이다. 최근 4년 금융사고가 없었으며, 연체비율도 1% 미만이다. 전국 회원조합 중에서도 기장수협은 상호금융에 관한한 상위권에 올랐다.

기장미역은 기장멸치, 기장다시마와 함께 기장수협을 상징하는 특산품이다
기장미역은 기장멸치, 기장다시마와 함께 기장수협을 상징하는 특산품이다

 

위판 활성화 노력

기장수협은 수협의 근간인 위판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대변항에 늘 필요성이 대두됐던 활·선어 위판장과 사무실을 지었다. 대변위판장은 5,622㎡ 물 양장 부지에 급유시설, 위판장·직매장, 냉동·냉장시설을 갖췄다. 이 곳에서 멸치, 오징어, 붕장어, 가자미, 대구, 복어 등의 어획물이 상장, 위판되고 있다. 칠암, 학리 등의 위판장 위판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장수협은 수산물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역, 다시마 등 지역 특산품인 해조류의 미국, 유럽 등지 수출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과 달리 해조류 섭취가 적은 서구에서도 해조류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이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임원들은 법인차량 대신 자가용을 이용하고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문 조합장은 “직원들이 열심히 뛴 덕분에 흑자가 나고 있다. 곧 조합원 출자배당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업인 소득 증대와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안전망을 확충하고, 자율경영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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