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10대 우수 연구 성과
국립수산과학원 10대 우수 연구 성과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5.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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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의 큰 걸음

 

[현대해양]

1. 한국해양자료 100년 데이터베이스 구축

1921년부터 2021년까지 100년간 관측된 우리나라 영해의 해양과학자료는 해양환경 변화, 기후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영향과 해양생태계와 수산자원의 변동 특성 등을 이해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해양관측은 해양생태계 보전과 어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21년 수산시험장 설립 이후부터 한반도 주변 해양의 수온, 염분, 기상요소 등에 대해 정기적인 조사를 하고 이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해양조사연보 정기간행물을 발간했다. 1928년부터 1942년까지는 해양조사요보 9호를 1954년부터 1967년까지는 해양조사연보 15호를 발간했다. 해양조사연보는 2013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544호로 등록·고시됐다. 이는 해양수산과학 분야 최초 문화재로 등록 된 것으로 우리나라 해양환경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를 높게 인정받았다.

우리나라 연안 32개 관측점의 수온과 기온 등을 기록한 ‘연안정지 해양관측 자료’, ‘한국근해 해양관측자료’ 등은 한국해양자료센터(KODC)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돼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는 우리나라 해양관측의 살아있는 역사이며, 기후변화 및 수산재해 대응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2. 고품질 김 양식기술 개발, 김 산업 경쟁력 견인

고품질 김 양식기술 개발로 김 대량생산 기반이 마련됐다.

1960년대 이전 우리나라는 김의 자연 채묘에만 의존해 왔으나 1970년대에 진행된 인공채묘 및 유리사상체 배양 연구로 김 종자의 안정적 수급이 가능해지게 됐다. 우리나라 김 관련 연구는 1990년대 이후까지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 연구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품종 개발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이며 현재까지 국내에는 총 27개(방사무늬김 23개, 모무늬돌김 2개, 잇바디돌김 2개)의 김 신품종이 개발돼 품종보호권이 출원됐고 그중 14개(방사무늬김 12개, 모무늬돌김 2개)가 등록됐다.

이외에도 전통 육종법인 선발육종법 이외의 DNA 마커를 적용한 교잡육종법, 그리고 감마선을 이용한 돌연변이육종법을 확립해 김 신품종 개발에 적용했다. 수산과학원 수산종자육종연구소(구 해조류연구센터)에서는 2013년에 속성장 방사무늬김 ‘수과원104호’의 품종보호권 출원을 시작으로 총 15개 품종의 보호권을 출원했다. 고품질 김 양식기술 개발은 우리나라 김 수출의 지속성장을 견인해 김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전복 양식기술 및 육종 프로그램 개발

성장 속도가 참전복에 비해 30% 빠른 속성장 육종 참전복인 ‘킹전복’이 개발됐다.

참전복은 부가가치가 높지만 성장이 느려 오랜 기간 양성을 필요로 하는 품종으로 성장률 향상을 위한 육종연구가 필요했다. 2004년 전복 육종연구에 착수한 국립수산과학원은 연구 1단계로 우리나라 고유의 참전복 혈통만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연안을 조사해 채집했다. 채집한 모든 개체의 DNA 분석을 통해 1세대 육종 참전복을 생산했고, 유전적 특성까지 파악했다.

연구 2단계에서는 육종연구를 통해 개발한 속성장 육종 참전복의 현장 적응실험을 하기 위해 육종 효율성을 검증했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에 걸쳐 성장도를 조사한 결과 속성장 육종 참전복은 일반 참전복에 비해 성장률이 30% 이상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속성장 품종 개발은 36개월이었던 참전복의 사육 기간이 26개월로 약 10개월 단축되게 했고 이로써 양식 생산 원가 절감을 유도했다. 이에 따라 생산원가를 약 28% 절감해 연간 약 1,84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어업인들의 생산비 부담 경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 넙치 양식기술 개발 및 유전체 기반 생산성 고도화

일반 넙치 대비 성장이 30% 이상 향상된 ‘킹넙치’가 개발 보급돼 양식 생상성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첨단 바이오 신기술을 접목한 우량형질의 신품종 개발 기반을 마련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 어업인들은 다년간의 양식으로 인한 성장둔화, 빈번한 질병발생 등 지속적인 생산성 감소에 따른 우량품종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기초집단 수집(양식산, 자연산)을 시작으로 2004년 넙치 육종 연구에 착수한 국립수산과학원은 2010년 성장이 30% 이상 빠른 속성장 육종넙치를 개발해 수정란을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속성장 육종 넙치 브랜드 ‘킹넙치’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국유특허 전용실시를 통한 킹넙치 민간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다.

세계 최초 넙치 유전체를 완전 해독하고 염색체별 상세 물리지도를 작성했으며, 넙치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품종개량에도 성공했다. 유전자가위기술은 생물의 DNA 중 한 부분을 잘라내거나 치환하는 기술로 이를 이용해 일반 넙치에 비해 근육 두께가 약 25% 증가된 넙치를 생산해 냈다. 위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Aquaculture’와 ‘Fish and Shellfish Immunology’ 등에 게재됐으며, 특허 출원도 완료됐다.

5. 사하라 사막의 기적! 새우양식 프로젝트 성공

세계 최초로 사막에서 바다새우(흰다리새우)를 양식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사막뿐만이 아니다. 내륙에서도 바다새우 양식이 가능해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연구한 ‘저염분 바이오플락기술’로 알제리 사하라사막에서의 바다새우 대량양식 생산과 이를 기술 이전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저염분 바이오플락기술은 해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내륙지역에서 지하수를 기반으로 해수 또는 염류를 첨가해 염분을 낮게 유지하면서 사육수를 교환하지 않고 바다생물을 키워내는 양식기술이다.

사막에서의 새우 양식이 성공하자 내륙에서도 할 수 있는 바다새우 양식에 대한 기술 자문 요청이 증가했다. 신규 양식 창업자들이 해안가 부지에서 양식사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 부지 마련에 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부터 전국 지하수 관정 66개소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33%만 새우양식에 적합했으며, 나머지 67%는 이온 비율이 맞지 않아 사육수로 사용하기는 부적합했다. 이에 수산과학원은 2017년부터 부적합한 사육수를 적합하게 하기 위한 이온조절 연구와 한국형 저염분 바이오플락기술을 개발했으며 인공해수염을 추가한 최척의 사육수 이온 비율을 구명했다. 최저이온 비율을 반영한 사육수 조성 비용은 기존 해수 기준 사육수 조성비용보다 약 60% 수준으로 낮아 생산단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6. 원양어장 개척 시험조사

국가 경제개발 초기, 재원 마련을 위한 외화 획득과 국민에게 질 높은 동물성 단백질 공급을 위한 정부의 원양어업 진흥 정책으로 한국은 우리 어장을 오대양으로 확대해 나가게 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60년대 우리가 북태평양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알라스카만 및 베링해 등에서 연어·송어 트롤어업, 유자망어업 등에 대한 시험조업을 실시했다. 1970년대부터는 시험조업을 대서양, 인도양 등까지 확대해 전 세계 대양으로 진출했으며, 또한 양자간 어업협력 협약체결을 통해 저연승, 통방, 오징어채낚기어업 등 다양한 시험조업으로 원양어업 급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UN해양법협약 발효 이후부터 원양어장이 점차 축소되자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해 1990년대 이후부터 신어장 개발 및 추가쿼터 확보를 위한 과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 1957년 인도양 다랑어 시험조업을 시작으로 원양어장에 첫발을 내디딘 후 1960년대 개척기를 거쳐 1970~1980년대에 전 세계 어장으로 진출했다. 수산과학원의 원양어장 개척 시험조사는 외화 획득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 역할을 했으며 수산물 수습 및 단백질원을 공급해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7. 아시아 최고 수준의 수산자원 관리

한국의 수산자원 평가와 관리가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임이 공식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99년 총허용어획량(TAC, Total, Allowable Catch)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매년 어종별생물학적허용어획량(ABC)를 추정해 왔으며, 해양수산부에서는 추정 연구 자료를 통해 TAC를 확정해 수산자원을 관리해 왔다.

2017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린 워싱턴대 수산과학부 마이클C. 멜니취크 연구팀의 ‘수산 관리가 대상 종의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우리나라의 수산자원 관리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임이 발표됐다. 연구팀은 전 세계 수산물의 80%를 생산하는 28개국의 수산자원 관리 실태를 조사해 국가별 자원평가와 관리 정도를 국가별 수산관리지수(FMI)로 나타내고 자원연구, 자원관리, 관리시행, 사회경제적 요인 등 4개 항목에 대한 지표를 고려해 순위를 산출했다. 우리나라는 수산자원 관리 국가별 전체 순위에서 12위를,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8. 수산생물 및 어구도감 발간 배포

연근해 주요 수산생물 도감, 형태적 유사어종 식별 가이드, 내수면 어구어법 도감 등 과학적 수산자원관리를 위한 정보를 담은 다양한 도감이 발간됐다.

수산자원 관리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어류들을 정확하게 명명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과거 어류는 종이 같더라도 지역별 방언 때문에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려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어류의 명칭을 정확하게 정하고 형태가 비슷할지라도 생활사(서식 수심, 먹이생물, 산란기 등)가 다른 어류를 분류해 수산생물 도감을 발간한다. 이는 자원평가 결과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적절한 자원관리 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수산생물 도감뿐만 아니라 어구어법 도감도 제작됐다. 어업별 조업모식도와 어종별 어구어법, 어구의 규격 등을 수록한 어구도감은 어업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를 통해 어업발전과 어업정책 수립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 친환경 생분해성 어구 개발

기존 원료에 비해 강도, 유연성, 분해성, 친환경성 등이 향상된 생분해 그물용 원료가 개발됐다.

기존에 사용돼왔던 어구(그물 등)는 태풍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바다에 유실될 경우 유령어업(유실된 자망, 통발에 의한 물고기 피해)을 발생시키고 해양 쓰레기로 침적되곤 했다. 2018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유실된 자망과 통발에 의한 물고기 피해는 연간 약 3,787억 원으로 밝혀졌다. 유령어업의 규모는 이용 수산자원(총 어획량)의 약 10%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세계 최초로 생분해 그물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었으나 어획 성능이 나일론 대비 90~95%이며 가격은 2배에 달하는 문제가 있었다. 수산과학원은 이를 극복하고자 고품질 생분해성 그물 원료 연구를 진행했으며 개발에 성공했다. 신규 원료를 활용한 고품질 생분해성 그물은 파단 강도, 신장률 등 주요 물리적 특성 값이 기존 나일론 그물실의 95%로 향상됐으며 유연도는 이전 생분해성 그물실에 비해 20% 향상, 원가는 5% 저감됐다.

 

10. 세계적 수준의 패류 생산해역 관리와 수출 산업화

한·미 패류위생협정 체결로 패류 가공품 수출기반이 조성됐으며 수출 판로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1950년대 후반, 해태(김) 전업 굴 5개년 계획에 따라 굴 양식장을 개발하면서 굴 수출을 추진하게 된다. 세계 제일의 굴 소비국인 미국에 냉동굴의 수출을 시도했으나 미국과의 생물이나 냉동 패류의 교역에는 정부 간 위생협정이 체결돼야 했으며 동 협정의 체결에는 양식장의 위생조사 자료가 기본 요건이 됐다. 이에 따라 수산시험장에서는 1960년 미국 ICA 원조자금으로 세균실험실을 창설하고 1961년부터 굴 양식장에 대한 세균 조사를 착수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1967년에 미국 FDA 패류담당관이 내한해 한국의 패류위생 관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끝에 본 시험을 착수한 지 11년만인 1972년 11월 24일에 한·미 패류위생협정이 체결됐다. 이는 교역 상대국과 패류 위생관리 동등성 확보와 위생 협정 유지로 패류 가공품 수출기반 조성과 판로를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 패류 가공품의 판로는 미국 시장, 유럽,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등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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