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으로 먹는 건강식, 멍게비빔밥
향으로 먹는 건강식, 멍게비빔밥
  • 윤성도 자유기고가
  • 승인 2009.06.0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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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도의 바닷가 이야기>

 

 

△ 멍게

 

 

옛날, 멍게는 해삼과 함께 포장마차의
단골 메뉴였다.
횟집의 서비스안주로 나오기도 하는 멍게가 요즈음 들어
멍게비빔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멍게밥’이라 하여 별미로 먹긴 했지만, 지금처럼 식당의 정식 메뉴로 오르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통영 거제지방의 특산물

 통영이나 거제지방에 가면 멍게비빔밥 메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몇 년 전만해도 없었던 현상이다. 멍게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 수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우렁쉥이라 부르기도 하는 멍게는 통영이나 거제지방의 특산물. 우리나라 멍게 생산량의 70~80%가 이곳에서 생산된다. 멍게는 우렁쉥이의 경상도 사투리였는데, 워낙 많이 쓰이다 보니 새로운 한글 표기법에 따라 멍게도 표준말로 인정하게된 것.

 아직도 ‘멍게’를 사투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렁쉥이와 멍게, 모두가 표준말이다.
주로 날로 먹는 멍게는 4~6월사이가 가장 맛이 좋다. 글리코겐의 성분이 가장 많을 시기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거제도 해금강. 절경을 자랑하는 해금강 관광지 입구에 늘어선 식당들의 메뉴에도 어김없이 멍게비빔밥을 메뉴로 올려놓고 있다.

 해금강 앞바다에서 채취한 자연산 멍게 맛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해금강 관광지에서 제일 먼저 멍게 비빔밥을 시작했다는 ‘청정횟집’을 찾았다. 수족관의 살아있는 멍게가 햇빛을 받아 진홍색 멍게껍질이 투명해 보인다. 관내 해녀들이 직접 잡아오는 자연산 멍게들이다.

 

△청정횟집 이길자씨
 청정횟집 이길자(44)씨는 멍게 비빔밥은 살아있는 멍게라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멍게비빔밥은 멍게와 야채를 밥과 함께 비벼먹는 간단한 요리다. 피낭에서 끄집어낸 멍게는 맑은 물에 뻘을 씻어 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여기에 양배추·무·오이·당근·깻잎·상추 등 각종 야채와 고추장을 넣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두르고 비비면 된다.

 

 멍게 비빔밥은 멍게 특유의 향과 맛이 신선한 야채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그냥 날 멍게만 먹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멍게 비빔밥이다. 먹고 난 후에는 입안에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여운을 남기는 것도 멍게비빔밥의 특징. 멍게비빔밥은 일본사람들이 최고급 해산물로 손꼽는 해삼 창자젓(고노와다)과 비슷한 맛을 낸다는 사람도 있다. 멍게비빔밥의 깊은 맛을 아는 사람들의 얘기다.

 

  달콤한 여운 남기는 멍게 맛

 ‘청정식당’에서는 멍게비빔밥 2인분을 시키면 푸짐한 해물탕이 따라 나오는데, 멍게비빔밥에 곁들여지는 해물탕 맛이 별미다. 멍게의 달콤한 향이 입안에 감돌 때 먹는 해물탕은 또 다른 맛을 내기 때문이다. 멍게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사람은 멍게 특유의 향과 맛을 거북해 하기도 하지만, 한 번 맛을 보면 곧 멍게 맛에 빠져 들게 된다.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는 데야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예로부터 기운이 없고 피로한 사람에게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적당한 운동을 하고, 멍게, 해삼, 성게, 굴 등을 많이 먹도록 했다. 이들 수산물은 강장, 강정 작용이 뛰어나고 피의 흐름을 좋게 해주어 스태미나에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멍게에는 아미노산을 비롯하여 항균, 항암물질과 체력보강 및 식욕을 증진시키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있어 영양 및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멍게를 하루 5~10개정도 먹으면 목이 깨끗해지고 해소병이 없어진다고 한다.

 

△ 멍게 비빔밥
△ 해물탕

 

 

 

 

 

 

 

멍게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에는 타우린이 30퍼센트를 차지한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억제하여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간장의 해독기능으로 피로회복에도 좋다.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크다는 타우린은 침샘을 자극하여 입맛을 나게 하는 기능도 한다. 예로부터 남해안 지방에서는 ‘멍게밥’이 입맛을 돋운다는 말이 전해내려 오고 있는데, 까닭이 있었던 것이다.

 새삼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머리를 숙이게 된다. 멍게를 먹고 나면 특유의 향과 단맛이 느껴지는데, 이는 불포화 알코올의 일종인 신티아올 때문이다. 신티아올은 숙취에 매우 좋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특히 멍게에는 인체에 필수 불가결한 미량 금속, 바나듐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강, 웰빙 음식으로 자리 잡아

 이처럼 멍게는 다른 수산물에 비해 각종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한데 비해 지방질은 거의 없어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수산생물로 손꼽기도 한다. 멍게가 웰빙 음식이 되는 까닭이 되고 최근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 멍게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멍게는 그 특유의 향과 맛에 더해 각종 기능성 물질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건강식, 웰빙 수산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여름이 다가오는 길목이다. 시원한 바다를 찾는 일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바다를 찾는 다면 멍게회와 더불어 멍게비빔밥도 한번 쯤 먹어볼 일이다. 몸 건강과 함께 마음까지 상큼해 질 것이다.

 

 

 

 

 



해금강 청정횟집(055-632-7990)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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