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국내 스마트양식
갈길 먼 국내 스마트양식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4.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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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양식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스마트 양식’이라는 용어는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양식업에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1차 산업인 양식업을 디지털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종적으로는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지능형 양식장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양식 산업은 전세계적인 수산자원 고갈 문제의 대안임이 분명하다. 또, 시대의 흐름을 따라 ICT(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양식산업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 또한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정작 스마트 기술을 접목했다는 국내 양식장은 어떠한 상황일까?

양식장을 다녀보면 애초에 스마트 양식 시설을 갖추지 못한 양식장이 더 많을뿐더러 현대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스마트 양식장’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양식장이 더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식 시스템이라고 불리며 내수면 양식 어가에서 주로 사용되고있는 순환여과양식시스템(RAS)을 갖춘 양식장은 그 설계가 제각각이라는 문제점이 있었다. 순환여과양식은 어류 노폐물, 사료 찌꺼기, 암모니아 등으로 더러워진 수질을 정화해 재사용하는데 사용되는 시스템이다. 여과는 물리적 여과(드럼필터 등)-생물학적 여과(고정상·유동상 여과조)-소독의 과정을 거쳐 사육수로 들어가는 것이 기본인데, 각 업체마다 양식장을 설계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다 보니 일부 양식장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시설이 지어지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이는 불필요한 부지 사용으로 이어지는데, 이 때문에 생산성을 높이려고 고가의 양식 시스템을 들였다가 운영비만 낭비하는 상황을 야기한다고 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드럼필터가 있으면 침전조(물리적 여과) 설치가 필요없는데도 굳이 이를 설치하는 양식장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순환여과시스템을 사용하는 양식장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가보면 업체마다 중구난방으로 설계하는 탓에 기형적 구조를 갖춘 곳이 많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이는 양식장을 운영 인력이 순환여과양식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업체에 설계를 맡기며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러한 양식장이 많아진다면 양식장의 여과조나 여과제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스마트양식장이 과연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지, 또 앞으로 세계와 견줄 수 있는 스마트 양식 산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세계적 추세를 좇아 찬란한 국내 스마트 양식의 미래를 그리기에는 당장 해결해야 할 크고 작은 과제들이 너무 많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초부터 탄탄히’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큰 그림만 그리게 된다. 현실을 직시하고 제대로 된 스마트 양식 산업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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