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 기븐 호, 수에즈 운하에서 7일간 좌초
에버 기븐 호, 수에즈 운하에서 7일간 좌초
  • 김비도 기자
  • 승인 2021.04.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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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소송 이어질 듯
출처_BBC 뉴스
출처_BBC 뉴스

[현대해양] 지난달 23일 동유럽 표준시로 오전 7시 40분경, 길이 400m, 20만t 적재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가 수에즈 운하 내에서 좌초돼 운하가 통제됐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길이 193km의 운하로 아시아와 유럽 사이 최단 해운 항로를 제공하고, 세계 물동량의 12%가 이곳을 지난다.

대만의 선사 에버기븐 마린이 운영하며 일본 쇼에이키센이 소유한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는 말레이시아 탄중 펠레파스 항에서 출발, 3월 31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에버 기븐호는 수에즈 항구를 경유한 뒤, 수에즈 운하 남쪽 수로 Fifth Shyakha 부근에서 좌초했다. 구난업체로 네덜란드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와 일본의 ‘닛폰 샐비지(Nippon Salvage)’가 지정됐으며, 미 해군도 자문단을 파견했다.

25일 예인이 시도됐으나 썰물 때문에 작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27일 수에즈운하관리청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26일까지 준설선으로 에버 기븐 뱃머리가 박힌 운하 제방에서 모래와 흙 2만㎥ 가량을 퍼냈고 예인선 14대를 투입해 작업 중”이라며 “좌초된 원인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기계 또는 사람의 실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에버 기븐호의 좌초로 인해 운하 양방향이 통제되며 대기 선박만 약 450척이 발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기 선박 가운데는 곡물이나 광물 등을 포장하지 않은 채 쌓아 운반하는 벌크선이 90척, 그리고 컨테이너선이 82척에 이른다고 전했다.

28일, 예인선단이 에버 기븐호를 5cm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같은날 해수부는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수에즈 운하 통항중단 비상대응반’을 구성,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다.

29일 새벽, 선박을 부양하는 데 성공했고 갇혀 있던 선박들이 운하를 빠져나가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황이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 에버 기븐호의 선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받게 될 예정이다. 운영사는 이미 사고 하루 후인 24일 회사 공식 서명문에서 선주 측이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라비 청장은 이번 사고에 따른 운하 통행료 수입의 피해 규모는 하루 1,4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 우회 항로를 이용하는 화물선들의 추가 비용이나 수송지 지연에 따른 영향을 고려하면 전체 피해액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스 저널’은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 무역 규모가 약 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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