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엔딩
벚꽃 엔딩
  • 송영택 발행인(수산해양정책학 박사)
  • 승인 2021.04.0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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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봄이 한창입니다. 유난히 춥고 힘들었던 겨울은 어느덧 물러가고 남쪽에서 올라온 싱그러운 봄 향기가 온 사방에 가득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계속해서 우리의 일상을 옥죄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멀리 이집트에서는 수에즈 운하가 마비되었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정세와 온화한 봄기운이 어울려 묘한 아이러니를 이루는 2021년 4월입니다.

화사한 봄, 활기로 가득해야할 지방의 대학 캠퍼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신입생 정원 미달사태까지 겹쳐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벚꽃 엔딩,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이니 지방대학들의 생존 위협은 상상 이상인 듯 합니다.

연안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대부분 해양수산계 대학들도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신입생 미확보 사태가 지속된다면 대학만의 문제를 넘어 해양수산계 전체로 영향이 미칠 것이기에 그 심각성이 커 보입니다.

과거 해양수산계 대학은 졸업만 하면 고수익의 일자리가 보장되고 학계나 관계로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여 수도권에서 멀리 위치하고 있어도 전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들이 해운, 수산, 해양개발, 해양환경, 해양과학계로 진출하여 우리나라 해양수산의 황금기를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고도화된 2000년대 이후에는 해양수산업이 타 산업에 비해 더디게 발전하였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해양수산계 대학들은 유능한 학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활동 공간이 바다이기 때문에 연안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 해양수산계 대학들은 학령인구 절벽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우수한 인재가 업계에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당장은 기존 인력으로 유지는 하겠지만 해당 산업은 노후화되고 활기를 잃게 될 것입니다. 또 역동적이고 새로운 도전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산·학·연 모두가 나서서 매력적인 새로운 해양수산 생태계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최근 만난 모 대학 총장님께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며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노력해 구축한 해양수산 자산에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기술을 융합하여 젊은이들이 도전하고 싶은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수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학들의 분발과 해양수산계의 관심을 촉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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