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재해관리, 접근론적으로 대응해야
연안재해관리, 접근론적으로 대응해야
  • 강태순 해수부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지오시스템리서치 수석)
  • 승인 2021.04.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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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우리가 살고 있는 연안은 3,358개의 도서와 14,962㎞ 해안선 등 높은 환경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 27%가 거주하고 있는 생활터전이자 해양관광, 레포츠 등 국민여가·힐링공간을 제공하며 산업단지의 2/3와 발전소의 4/5가 위치한 경제성장의 무대로써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공간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로부터 해안을 보호하는 완충공간, 해양생물의 산란 서식지, 수산자원 등 식량공급처와 해양에너지 생산·보급공간 그리고 탄소저장 및 온실가스 저감기능을 제공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공간인 연안은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연안재해로 인하여 위협받고 있다.

위협받는 ‘연안’

기후변화는 일반적으로 인간에 의하여 배출된 과도한 이산화탄소(온실가스)가 대기 중에서 온실효과를 유발하여 지구의 평균기후가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지구온난화는 해수면 상승, 해수온 상승을 유발한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제 5차평가서인 AR5(2014)에 의하면 2100년까지 40∼109cm의 해수면 상승이 예측되며, 국립해양조사원(2019)에 의하면 우리나라 연안에서의 해수면 상승은 2.97cm/yr로써 전세계 평균을 상회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한 관련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전세계 해수온 상승은 0.74도, 우리나라 주변해역은 1.7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해수온 상승으로 슈퍼태풍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한편, 연안재해는 일반적으로 연안에서 발생하는 해양 기인의 원인(외력)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로써, 연안관리법에 따르면 연안재해는 연안에서 해일(海溢), 파랑(波浪), 조수, 태풍, 강풍, 해수면 상승 등 해양의 자연현상 또는 급격한 연안침식으로 발생하는 재해로 정의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수면 1m 상승 시 부산 해수욕장이 모두 다 잠기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최근 5년간 침식으로 인해 축구장 면적 300배의 백사장이 감소하고 최근 5년간 연안재해복구비로 4.2조원이 소요되었다.

기후변화가 연안재해에 미치는 영향을 원인별로 살펴보면, 해수면 상승은 직접적인 수위상승으로 인한 침수범람 위험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연안으로 입사하는 파랑을 강화시켜 월파 피해를 유발하거나 해일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궁극적으로 해수면 상승은 연안침식과 침수범람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해수온 상승은 해수면을 팽창시켜 해수면 상승을 증가시키며 동시에 태풍의 에너지원이 되어 슈퍼태풍 내습과 그로 인한 폭우, 강풍, 고파랑, 해일의 위험성을 높이며, 결과적으로 연안침식, 침수범람, 월파 및 시설물 피해 등의 재해를 유발시킨다.

한편, 평상기상의 변화는 기압배치변화로 인하여 계절풍변화, 태풍경로변화 등을 야기하여 우리나라 연안으로 입사하는 파랑(파고·주기·파향)을 변화시켜 모래의 이동량·방향이 변함으로써 연안 해안선의 불균형 즉 연안침식을 야기하게 된다(아래 그림 참조).

기후변화가 연안재해에 미치는 영향(자료출처=KIOST)

연안재해관리, 접근론적으로 대응해야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연안재해도 심화될 것으로 예견되는 바, 연안재해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안재해 관리와 관련된 기술의 범위로는 재해별 단위요소기술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접근론적 방법으로 조사평가–영향예측-저감대책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먼저 조사평가 분야는 해수면 상승, 파랑, 해일 등 연안재해의 제 현상들의 과학적 정보를 조사를 통해 획득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실시간 관측, 전송 등에 IT를 접목하여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연안재해의 속성상 현장에서의 신속한 정보 획득은 예·경보 및 대응을 위해 최우선으로 필요하다.

영향예측 분야는 조사관측을 통해 획득된 정보로 수치예측모델링, 상관분석, 통계분석 등을 통해 재해의 발생여부, 시간, 위치 및 규모 등을 예측하고, 그 정보를 경보(전파)한다. 이와 관련된 연안재해 예·경보기술은 컴퓨팅 기술, 인공지능 기술 및 IT의 발전에 힘입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연안관리법 개정에 따라 연안재해 위험평가가 법제화되었으며, 이는 개별 재해인자에 대해서 어떤 부분이 얼마나 취약한지 평가하는 기술이다. 이와 관련하여 위험도 평가, 취약성 평가, 리스크 평가 등 다양한 평가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저감대책 분야는 연안재해를 사전에 예방·저감하거나 재해 발생 시 신속히 복구하는 기술로써, 여기에는 시설물, 구조물 등 구조적 대응기술과 교육, 훈련, 홍보 등 비구조적 대응기술이 있다.

연안재해관리는 연안재해에 대한 조사평가–영향예측-저감대책이 유기적, 체계적으로 가동·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법제도 제정, 지침,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 작성 등이 고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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