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봉의 새이야기 ㊸ 참수리
청봉의 새이야기 ㊸ 참수리
  • 淸峰 송영한
  • 승인 2021.03.15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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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황제 ‘참수리’
물새들이 먹이 다툼하는 사이에 큰 잉어를 낚아 채고 유유히 비상하는 참수리
물새들이 먹이 다툼하는 사이에 큰 잉어를 낚아 채고 유유히 비상하는 참수리

팔당댐 하류는 겨울철새들의 낙원이다.

이곳은 강물의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빨라 동절기에도 강물이 쉽게 얼지 않는다. 강의 양쪽으로 솟은 검단산과 예봉산이 만든 계곡은 물새들에게 안정된 먹이활동과 휴식의 장소로 적합한 생태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팔당댐 하류에 하늘의 황제 참수리(영명 : Steller’s Sea Eagle, 학명 : Haliaeetus pelagicus, 몸길이 : 암컷 - 98cm / 수컷 - 90cm)가 매년 동절기(11월 초 ~ 3월 말)마다 나타난다. 참수리는 겨울 철새로 캄차카반도, 오호츠크해를 따라 남쪽으로 사할린에 걸쳐 하절기에 번식하고, 우수리, 한반도, 일본의 해안 습지 또는 하구에서 월동한다. 한반도에는 극히 적은 개체 수가 팔당댐 하류, 포항 형산강, 양양 남대천 등 지역에서 월동한다.

참수리는 몸 전체가 흑갈색이며 어깨, 발목, 꼬리 등에는 흰 가운을 걸쳐 입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튼튼한 발톱, 매서운 부리와 홍채는 황금색으로 장식하여 하늘의 황제와 같은 위용을 갖춘 맹금조류이다.

참수리는 검단산의 3부 능선에 위치한 큰 소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한강에서 먹이사냥 중인 비오리, 민물가마우지, 흰죽지 등을 매서운 눈(망원과 광각기능을 함께 갖춘)으로 살피다가 기회가 왔을 때는 쏜살같이 활강 비행하고 물새들이 잡은 물고기를 낚아채 하늘로 날아오른다.

참수리는 약 2km나 먼 거리의 먹이를 정확히 포착하고 식별할 수 있는 시력과 판단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참수리의 용맹성, 순발력, 민첩성 그리고 예리한 판단력은 가히 ‘하늘의 황제’라 불릴만하다.

 

참수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멸종위기종-VU(Vulnerable)으로 등재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243-3호 지정하여 국제적으로 보호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암컷 참수리 한 개체가 동절기에 팔당댐 하류를 찾아오고 있지만, 현재의 기후변화, 환경오염 그리고 서식지 파손이 지속된다면 우리가 용맹스럽고 지혜로운 ‘참수리’를 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 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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