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3.0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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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 

[현대해양] 여기저기서 분쟁, 승소, 패소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다 아주 가끔 합의 소식이 들린다. 그리고 또 다시 분쟁 소식으로 변해 돌아온다.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는 ‘전남↔경남 간의 해상경계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에서 경남도의 청구를 기각하고 현재의 해상경계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전남도의 손을 들어줬다. 과거 일제강점기 때 전남도와 경남도의 도계(道界)로 그어진 선을 관습적으로 인정한다는 취지였다. 경남 선적의 기선권현망어선을 비롯한 경남 선적의 배들이 과거부터 암묵적으로 이어져온 도계를 침범해 전남해역에서 조업하는 것을 전남 어업인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해 해양경찰을 비롯한 관계기관에 계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함으로써 수십 년 간 단속이 계속 이어져 왔다.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은 마로해역을 사이에 두고 오랜 기간 분쟁을 벌여왔다. 김 생산 환경어장에 대한 어업권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핵심이었다.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민사부는 지난달 10일 진도군수협이 제기한 마로해역 행사계약절차 이행과 어장 인도 청구 소송에서 해남군은 진도군에 어장을 인도하고 시설물을 철거하라’고 선고했다.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은 김 양식을 위한 마로해역 면허지를 영구적으로 해남군이 사용하는지 여부였다.

어업이 있는 곳에 분쟁이 있다. 그 이유는 소유의 개념에서부터 시작된다. 바다는 공유재이다. 만인의 것이다. 만인 것이라는 것은 주인이 없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주인이 없다는 말은 먼저 취득하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과 같기도 하다.

어업은 임자 없는 바다에 들어가 누가 먼저 더 많이 어획하느냐는 쟁취의 개념으로 작용한다. 그러다보니 내가 못하는 걸 남이 하면 배가 아프고 시비가 걸고 싶은 악마의 마음이 생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과 같은 심리인 것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2020년 연근해어업 생산량을 발표했다. 약 93만톤이다. 2019년도에 이어 2년 연속 100만톤을 넘기지 못했다. 최근 5년새 2018년을 제외하곤 4년간 100만톤을 넘기지 못했다. 과거에 100만톤은 당연시되는 생산량이었는데 이제는 생산 목표치가 되어버렸다. 해양수산부는 수산혁신2030계획을 발표하며 연근해어업 생산량 110만톤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수치일뿐 이제는 100톤조차도 지켜내기 어렵게 됐다. 그럴 이유가 있겠지만 어업, 특히 잡는 어업이 해가 갈수록 녹록지 않다. 기후변화 등으로 자원이 고갈되거나 어장이 이동하고 있다. 또 해양환경이 황폐화 되고 있다. 이제 2세대는커녕 당세대에서 어획할 자원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3세대에 물려줄 자원이 많지 않다. 받은 것에 비해 남겨준 유산이 적다는 건 우리 대에서 관리를 잘못했다는 뜻이 된다. 대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나, 우리는 같은 편이고 너, 너네는 적이라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전 세계가 지구촌이 된지 오래다. 나, 우리가 아니면 적이라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함께 힘을 합쳐 자원을 보호하고 합리적으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화합, 협력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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