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연어 습격에 국산 연어 반격 가능할까?
​​​​​​​노르웨이 연어 습격에 국산 연어 반격 가능할까?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3.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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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어, 경쟁력 있다? 없다?

[현대해양] 노르웨이 연어의 습격에 국내 연어 양식업계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세를 보이는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노르웨이 연어가 기존 시세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국내에서 연어양식을 산업화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대기업과 지자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저렴하게 판매되며 압도적인 수산물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노르웨이 연어. 과연 우리나라 양식 연어는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대체할 수 있을까?

노르웨이 연어의 습격

우리나라 연어 수입 물량이 4만 톤을 넘어섰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www.fips.go.kr)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어 수입량은 2017년 3만 200톤에서 2019년까지 약 3만 8,000톤으로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4만 2,600톤까지 증가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4.5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1만 3,278톤이었던 노르웨이 연어 수입량은, 2016년 1만 7,155톤, 2017년 2만 557톤, 2018년 2만 5,382톤, 2019년 2만 7,634톤, 2020년 3만 275톤으로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에 코로나19의 지속세는 국내 소비자들의 연어 소비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연어 바이어에 따르면 미국 등으로 수출되지 못한 노르웨이 연어 물량이 한국에 대량 수입됐기 때문이라고. 수산물 수출입 관련 정보 누리집(www.seafoodsource.com)에 따르면 올해 1월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량은 지난해 1월보다 약 16% 감소했으며 노르웨이는 이로 인해 전년대비 약 9억 4,15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시장 담당자 톰 조르겐 강소(Tom-Jorgen Gangso)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업체와 식당이 폐업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 판로가 막히면서 노르웨이 연어 유통사는 우리나라를 집중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는 대량 수입한 노르웨이 연어를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까지 진행하며 연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 1월 연어 할인행사를 진행했던 이마트의 이상훈 연어 바이어는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어 소비량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연어 소비가 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한국지사 관계자는 “2021년 상반기 노르웨이에서 한국으로의 연어 수출량은 전년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노르웨이 연어 수입량 변화 추이 (자료제공_노르웨이 수산물위원회)
최근 5년간 노르웨이 연어 수입량 변화 추이 (자료제공_노르웨이 수산물위원회)

 

국산 연어 양식에 관심 모여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각별한 연어 사랑에 국내에서도 연어를 양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세종대학교 연어연구소는 약 1.3kg의 연어 시험생산에 성공했으며 연어 대량 생산을 통해 산업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을 밝혔다.

포항시와 강원도 역시 연어 양식 산업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포항시는 연어 스마트 양식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포항형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2021~2024년)에 총 사업비 400억 원을 확보했다. 해양수산부의 타당성 평가를 거쳐 실시 설계 되는대로 남구 장기면 일대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강원도 역시 연어 스마트 양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해 9월 양양군, 동원산업과 투자협약을 맺고 2,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연어양식 클러스터 조성에 나섰다. 강원도는 현재 해양수산부 4차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공모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해양수산부 관계자에 따르면 심사 결과는 1분기 내(3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산 연어 양식, 가능성은?

그렇다면 과연 국내 연어양식이 노르웨이 연어 수입을 대체할 수 있음 만큼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성장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류정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박사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류 박사는 “우리나라는 연어 양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만 접근한다면 노르웨이 연어와의 경쟁에 문제가 없다. 노르웨이 연어와 비슷한 가격 수준의 연어를 생산해 낸다면 국산 연어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선도 측면에서도 국산 연어가 노르웨이 연어보다 우위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장원 세종대학교 세종연어연구소 교수는 “국산 연어는 신선도 면에서 노르웨이 연어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노르웨이에서 잡은 연어가 국내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최소 3일이 소요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당일 잡은 연어를 당일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정곤 박사 또한 “국산 연어의 경우 빠른 배송으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활용해 마케팅 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연어 양식 기업에 실제로 종사했던 관계자는 우리나라 연어 양식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연어 양식 기업 A사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실무를 담당했던 ㄱ씨는 “유통, 신선도 등에서 강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대 관건은 기업의 규모화”라며 “우리나라 기업이 노르웨이 연어 산업에 견줄 수 있을 만큼 덩치를 키워야 한다. 그러나 영세 어업인들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은 가격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높은 초기비용 감안하고 치밀한 경영 계획 수립해야

이에 노르웨이 연어 수출 기업의 대다수가 대규모 기업임을 고려해 높은 초기비용을 감안한 치밀한 경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류정곤 박사는 “대다수의 노르웨이 연어 수출 기업들은 스케일이 크다. 연어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종자와 양식 기자재까지도 수출하고 있다”며 “막연하게 기술만 있다고 연어 양식에 접근해서는 안된다. 치밀한 경영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장원 교수는 “순환여과식 시스템의 초기 비용이 높은 점은 고려해야 하나 노르웨이 연어의 항공운송과 원거리 물류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연어사업은 이제 출발단계에 있다. 순환여과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대서양연어가 우리나라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환경 조건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또한 전용사료의 국산화와 질 제고가 이뤄져야 한다. 노르웨이 정부가 했던 것처럼 연어양식을 위한 정책적 R&D 지원과 규제에 대한 제도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연어 양식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 연어 양식 산업이 노르웨이 연어 산업과 견줄 수 있게 될지는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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