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은 하나의 생태계다
해양산업은 하나의 생태계다
  • 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
  • 승인 2021.03.08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해양] 우리나라가 제조업 수출 중심 국가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노동력은 수입하고 있다. 제조업만 그럴까. 해운분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07년 해운분야 노사합의에 의하여 2, 3등 항해사와 기관사를 외국인 해기사로 대치될 수 있도록 한 이후부터 국내 외항선박에 2,500여 명의 외국인 해기사가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1,000여 명의 외항선의 선장과 기관장이 노령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들을 대체할 한국 해기사가 부족하다고 한다.

한편, 해기사의 급여는 국제표준으로 되어 있어 육상에서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으로 인해 우리나라 해기사들이 국제표준의 임금으로 외국적 선사에 승선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선박관리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한국인 해기사를 모시기가 어려워 관리 선박 척수를 확대하기가 용이하지 않다고 한다.

해양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해양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봐야 한다. 선박관리 업체가 외국으로 되면, 우선 선원채용이 외국인으로 대체되게 된다. 그리하여 선박에 사용되는 선용품, 선박기자재, 선박유류 등의 공급은 모두 외국 선박관리 업체의 입맛에 결정되므로 이들 연관산업이 함께 도태하게 된다. 선박건조와 검사 또한 외국선급으로 맡겨져 국내 조선소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해양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생태계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연유로 대만의 경우 선원에 대한 세금은 없다고 한다. 일부 외국의 경우 선원가족도 승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원복지 향상을 통한 자국 해기사들의 승선의지를 제고하기 위함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해운과 물류, 금융, 항만, 선박관리, 조선과 조선기자재, 선박수리, 선용품과 선박유류업, 선급 등은 하나의 산업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한마디로 인체로 봐야한다. 인체의 장기 중 어느 한곳이 고장이 나면 그 인체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한다. 해양산업 생태계에 해당되는 어느 한 분야의 기능이 작동되지 않으면 나머지 부분도 정상적 작동을 발휘하기 어렵다. 금융과 물류, 항만과 물류, 물류와 조선, 조선과 조선기자재, 항만과 선용품, 항만과 선박유류업, 그리고 선급이 모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듯이 이들 모두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 연구원이 조선해양기자재 업체(229개사)를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전체 종사자 수는 평균 47.5명이며, 50인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78.2%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조선해양기자재업체들이 영세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영세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장기간 독점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조선산업은 연관 산업들이 연동되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야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해양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방안 또한 필요하다. 해양산업은 하나의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