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바다숲, 그리고 탄소중립
기후변화, 바다숲, 그리고 탄소중립
  • 신현석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 승인 2021.03.08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현석 이사장은 1962년생으로 부산사대부고와 부산수산대어업학과를 거쳐 일본 북해도대학원에서 수산경영학 석사학위를취득했다. 그는 1992년 공직에 입문(기술고시 27회)한 뒤 해양수산부어업교섭과장,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어업자원정책관, 수산정책실장등을 지내고 018년 9월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현대해양] 봄은 만물이 생장하고 겨우내 잠들었던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이다. 20~30년 전만 해도 농촌에서는 봄이 시작되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개구리알 또는 도롱뇽알을 건져다 먹었는데, 경칩(驚蟄)에 개구리알을 먹으면 건강이 좋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은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절기로 대부분 3월 초순 즈음에 다가온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경칩이 체감상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작년에는 이상고온으로 지리산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일이 관측 이래 1월에 첫 산란을 기록하였다고 한다. 물론 요즈음에는 개구리알을 찾아보기조차 힘들지만, 개구리알을 구경하려면 1월 말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

기후변화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생활 속에서 이상기후에 따른 사소한 피해를 종종 마주하고 있다. 잦은 태풍으로 흠과가 많이 생산되어 과일값이 폭등한 것, 작년 11월 예상하지 못한 긴 가을장마로 한 달 내내 우산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한 것 등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기후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전략에 따르면 전 지구 온도가 2℃ 상승할 경우 생태계와 인간계는 매우 높은 위험에 처하게 되며 기후 영향과 빈곤 취약인구가 2050년까지 최대 수억 명 증가할 것을 예상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을 채택하고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였을 때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보다 아래로 유지하고, 나아가 1.5℃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 세계는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전 세계의 탄소중립 노력

전 세계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탄소중립 운동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으며, 스웨덴, 영국, 프랑스, 덴마크, 뉴질랜드, 헝가리 등 6개국이 탄소중립을 이미 법제화하였고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후 첫 번째 조치로 미국의 파리 기후 협약에 재가입한 것을 보더라도 전 세계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노력은 이미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작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천명하였으며, 탄소중립·경제성장·삶의 질 향상 동시 달성을 목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의 탄소중립 기여

우리나라 탄소중립 5대 기본방향 중 하나는 산림, 갯벌, 습지 등 자연·생태의 탄소 흡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에서도 2050년 해양수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였는데, 이 중 해양공간에서의 탄소흡수원 확충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해양생태계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유력한 환경 수단 중 하나로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해양생태계는 육상생태계보다 온실가스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빠르며 식물로 고정된 탄소가 오랜 기간 분해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어 탄소를 흡수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아 주는 데 효과가 있다.

또한, 바닷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해양식물은 중요한 탄소흡수원이다. 해양식물들은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영양분으로 합성하며 바이오매스 형태로 토양에 탄소를 저장한다. 해양식물이 해양침전물 또는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이렇게 해양식물에 의해 흡수된 탄소를 ‘블루카본’이라고 부르는데 해조(초)류, 맹그로브, 갯벌과 염습지 등이 블루카본의 자원이 된다.

 

블루카본 확대 위한 바다숲 조성

하지만 블루카본의 자원이 되는 바닷말류(해조류)는 해양오염, 기후변화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사라지고 있다. 갯녹음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게 되는 현상인데 그 피해가 2019년을 기준으로 1만 2,729ha에 달한다. 이러한 갯녹음 발생을 해소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다숲 조성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바다숲은 다양한 해조류들이 바닷속의 숲을 이룬 것처럼 무성하게 자라나 있는 곳을 뜻하는데, 이산화탄소 흡수 외에도 수산생물 서식처 제공, 오염물질 정화, 유용 기능성 물질 공급 등의 기능을 한다. 2011년 한국수산자원공단이 설립된 이래 공단은 2020년까지 2만 4,258ha에 이르는 바다숲을 조성하여 연간 8만 1,83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발생시켰다. 또한 2030년까지 5만 4,000ha의 바다숲을 조성했으며, 이에 따라 연간 18만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바다숲 1ha가 연간 3.37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해양생태계에서 바다숲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향후 국가 온실가스 목록에 블루카본이 포함될 경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기여가 가능할 해양생태계의 보고(寶庫)인 바다숲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