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생물 질병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다
수산생물 질병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다
  • 양동엽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 승인 2021.02.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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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생물 검역과 방역업무 통합시대 열려
양동엽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양동엽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장

[현대해양] 작년부터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전염병은 통제할 수 없는 질병이 인류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게 되는지에 대해 크나큰 교훈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질병의 위협은 사람에게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조류인플루엔자나 구제역과 같은 동물질병은 이미 풍토병으로 자리잡아 관련 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동물질병은 생태계 보호와 식량 자원의 안정적 생산·공급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이에 맞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수산생물질병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새우양식의 경우 흰반점병(WSD)으로 인해 2000년 초반 국내 대하 양식 산업이 붕괴되었고, 현재 대하 양식의 대체 품종인 흰다리새우 양식에서도 여전히 피해를 주고 있다.

그리고 참돔, 돌돔 등 돔류에 주로 발병하고, 특히 치어의 경우 90%의 높은 폐사율을 보이는 참돔이리도바이러스병(RSIVD)의 경우에도 지속 발생하고 있어 양식어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태국 등을 중심으로 감염된 새우에서 폐사율 약 80%에 달하는 십각류무지개바이러스병, 틸라피아에 감염되어 최대 90%의 폐사율을 보이는 틸라피아레이크바이러스병 등 양식수산물과 수()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히는 수산생물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양식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산생물질병에 대하여 철저하게 검역을 실시하여 외국으로부터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방역을 통해 국내에 전파·확산되는 것을 막는 국가 차원의 총괄적인 질병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수산생물 검·방역 모두 수품원에서

우리나라 수산생물질병의 관리는수산동물질병 관리법이 제정(200812)되면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하 수품원‘)의 국경검역과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의 질병의 방역 및 연구 기능을 바탕으로 각각 국경검역과 국내방역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이원화되어 출발하였다.

10여 년간 수산생물 검역과 방역 전담 기관이 분리 운영됨으로써 수입검역과 양식장 질병관리의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미흡하고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어 전염병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최근 세계적으로 양식 수산물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신종 전염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검역단계에서 전염병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이와 연계한 국내 방역 조치를 추진하는 등 수산생물 질병에 대한 통합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실제 미국,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의 국가에서도 검방역 업무가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식물과 동물의 경우에도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총괄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생물질병의 검·방역 업무 이원화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효율적으로 질병을 관리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서는 검역과 방역 기능을 통합하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수행하도록 수산생물질병 관리를 일원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였다(수산생물질병 관리법 시행령, 해양수산부와 그 소속기관의 직제개정(2020.12.29.)으로 202131일부터 검역과 방역을 통합하여 수품원에서 수행한다).

 

수산생물 전염병 대응 시너지 효과 기대

조직개편에 따른 수산생물질병의 검역과 방역기능의 일원화로 해외에서 새로운 수산생물질병이 발생했을 때 검역단계부터 해외 유입을 차단함과 동시에 국내 방역 조치방안도 신속하게 마련하여 일관되게 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산생물질병을 조기에 예찰하고 확산을 차단하여 전염병으로부터 국내 양식 산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수품원 조직에도 변화를 가지고 온다. 수품원 본원에 수산방역과가 신설되고, 수품원 14개 지원 중 6개의 지원(인천, 강릉, 여수, 목포, 통영, 제주)에 공무원 22명과 공무직 등 근로자 43명의 인력이 이체되며 장비 및 시설이 구축되어 방역기능이 추가된다. 이러한 개편은 검방역 인력이 통합 운영되고 상호 업무 간 유기적 협력체계가 강화되어 수산생물 전염병 대응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역 기능의 통합은 수산생물 검역과 방역의 단순한 기능 통합을 넘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종합적 질병관리체계를 마련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는 수산생물 전염병 관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기능통합을 계기로 수산생물질병 관리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지금 조직의 안정화와 효율적 운영, 지자체 및 민간 간 협력체계 강화, 법령 및 제도의 내실화 등 수산생물질병관리 통합기관으로서의 숙제가 놓여 있다. 수품원은 중장기적으로 앞에 놓인 숙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그간 질병관리의 문제점을 발굴하여 보완하는 등 검·방역 체계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수품원은 수산생물질병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부각되고 있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검·방역 기능통합이라는 좋은 기회를 활용하여 명실상부한 수산생물질병관리 통합기관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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