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로표지기술원 - 해양문화 창달·해양안전 확보에 기여
한국항로표지기술원 - 해양문화 창달·해양안전 확보에 기여
  • 박종면 기자
  • 승인 2021.02.08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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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 인문학·과학의 융합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운영하고 있는 포항 호미곶 소재 등대박물관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운영하고 있는 포항 호미곶 소재 등대박물관

[현대해양] 육지에 도로가 있듯이 바다에도 길이 있다. 이것을 우리는 항로라 부른다. 항로는 배가 다니는 길, 즉 뱃길이다. 안전한 뱃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뱃길을 안내하는 표지가 있어야 한다. 이를 항로표지라 하는데 항로표지에는 등광, 형상, 채색, 음향, 전파 등의 수단으로 선박의 항행을 돕기 위한 인공 시설이 모두 포함된다. 일반인들이 아는 것보다 다양한 종류의 항로표지가 있는 것이다.

이 항로표지에 관한 조사, 연구, 홍보는 물론 △국가가 설치·관리하는 부표류의 제작 및 수리, △항로표지 장비·용품의 연구·개발 및 시험·검사, △항로표지 분야 전문인력의 양성, 교육 지원 및 관리, △국제기구의 항로표지 관련 정보의 수집·분석 및 제공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한국항로표지기술원(KATON, 원장 박계각)이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1999년 재단법인 한국항로표지기술협회로 설립됐다가 2008년 특수법인 항로표지기술협회로 변경됐다. 그리고 2018년 7월에 지금의 한국항로표지기술원으로 기관명이 바뀌었다.

 

전통적 항로표지서 스마트 항로표지 개발까지

우리나라는 수출입 물류의 99% 이상을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하고 있어 선박의 안전항해는 늘 중요한 이슈로 등장한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뱃길을 안내하기 위한 첨병에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있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바다 위의 신호등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적인 부표류 수리와 항로표지 장비용품의 시험검사를 전담하고 있다. 또 나아가 스마트 해상물류와 자율운항선박의 도입을 대비해 스마트 항로표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항로표지 기술개발 프로젝트는 아날로그적인 정보 제공 수단인 항로표지의 시설체계를 디지털 정보의 수집과 제공 및 효율적 관리가 가능한 다목적 해양 플랫폼으로 변화시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 해상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스마트 항로표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항로표지용 새로운 전원공급 및 관리기술과 차세대 중대형 등부표 설계기술, 항로표지용 다중 통신장치 등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 항로표지 프로젝트는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이 오랫동안 항로표지의 전력계통 연구, 부표류의 제작·수리 및 항로표지 운용에 필요한 기반연구에 종사해온 만큼 그 역할과 활약이 기대되는 분야다.

 

‘항로표지 글로벌 리더’ 위상 확보

박계각 한국항로표지기술원 원장은 국내 항로표지 기술수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국내 항로표지 기술수준은 해양 선진국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항로표지산업의 시장이 작고 종사하고 있는 기업이 영세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사업 활동을 전개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항로표지기술원은 ODA(공적개발원조) 사업과 IALA(국제항로표지협회)와의 협력사업을 통해 우리 국격을 제고하고 국내 산업계를 위한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는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2008년 캄보디아 해상교통시설 설치사업 기초타당성 조사를 필두로, 2014년 필리핀 중부지역 해양교통시설 마스터플랜수립 ODA 사업, 2020년 IALA전략대응 연구 및 아프리카 가나 볼타호 교통시스템 타당조사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 등 8개국 11건에 이르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2020년 11월부터 항로표지 국제협력센터를 개설해 지속가능한 국제협력 사업체계를 구축했으며, 2021년부터는 캄보디아 내륙수로 항로표지 마스터플랜 수립사업 및 필리핀 등대세 도입을 위한 전문가 역량강화 연수사업 등 5건의 국제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

또 항로표지기술원은 항로표지 국제협력센터를 활용, 향후 아세안 국가 및 아프리카 제국의 항로표지 관리자의 중장기 국내 연수를 추진하고 연수 참여자와 협력해 해당 국가의 국제협력사업을 발굴해나가는 ‘지속 가능한 국제협력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박계각 원장
박계각 원장. 사진=박종면 기자

 

등대인문학과 항로표지기술 융합

항로표지기술원은 등대인문학과 항로표지기술의 융합으로 글로벌 해양강국을 선도하고 있다. 항로표지기술원은 국립등대박물관과 등대해양문화공간을 운영해 글로벌 등대인문학을 주도하고 있다. 또 국가 부표류의 품질관리와 스마트 항로표지의 연구개발을 통해 해양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해양교통안전의 기반기술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IALA 협력사업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ODA 사업을 통해 부표 수리, 등명기 검사 등 전통사업과 더불어 등대인문학 사업 및 첨단항로표지기술 등을 국제적으로 공여하는 인문학과 과학의 글로벌한 융합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IALA(국제항공표지협회)와의 협력을 통한 <br>​​​​​​​스리랑카 국제협력사업
IALA(국제항공표지협회)와의 협력을 통한
스리랑카 국제협력사업
IALA와의 협력을 통한 스리랑카 국제협력사업
IALA와의 협력을 통한 스리랑카 국제협력사업

 

등대인문학의 글로벌 메카로 도약 추진

항로표지기술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등대박물관 위탁운영이 있다. 경북 포항 호미곶에 위치한 국립등대박물관과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9개소의 등대해양문화공간을 항로표지기술원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국내적으로는 해양문화 창달을 도모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등대문화유산을 연구하고 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에서 열린 ‘2018 세계등대총회’의 인천선언을 통해 등대는 단순히 항해 및 건축적 의미만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양문화 및 역사 등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화유산으로서 연구하고 그 가치를 지속적으로 보존 활용하자는 국제적 합의가 이뤄졌다. 이 같은 선언을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국립등대박물관을 중심으로 국내적으로는 등대문화유산 종합조사 연구, 등대해양문화 교육프로그램 운영 및 지역문화 행사 공동 주관을 통해 등대해양문화 확산 사업을 주친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등대유산포럼 및 국제항로표지 포럼 등을 주관함으로써 글로벌 등대인문학 메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항로표지기술원은 등대해양문화공간 운영 사업을 통해 등대문학상 공모전, 지역 등대를 활용한 예술제, 음악회, 힐링콘서트, 등대버스킹, 등대해양캠프 및 웹툰 공모전과 같이 다양한 지역문화행사를 공동주관하기도 한다. 이렇듯 지자체와 협업해 지역 해양관광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확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박계각 원장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한적한 바닷가를 탐방하는 국내여행이 대단히 호평을 받음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들에게 소확행(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을 선사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등대해양문화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항로표지 리더로서의 나아갈 길

인공지능이 인문학 학자들에 의해 태동되고 발전해 왔듯이, 기존의 항로표지를 똑똑하게 하는 스마트 항로표지의 구현에도 등대인문학이 감성과 창의성, 아이디어를 촉발함으로써 기능성 좋은 스마트 항로표지의 기술개발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등대인문학과 스마트 항로표지 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세계 최고의 항로표지 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

박 원장은 “국내적으로는 해양문화 창달과 해양안전확보에 기여하고, 국제협력사업을 전개해 나가면서 국제사회에도 공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글로벌 항로표지 리더로서 위치를 공고히 해 국가위상 제고와 해양강국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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