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문화 기반 마리나산업 발전방안
해양레저문화 기반 마리나산업 발전방안
  • 유흥주 수원대 스포츠과학부 특임교수
  • 승인 2021.02.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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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수 문화 정착이 중요한 이유
유홍주 수원대 스포츠과학부 특임교수
유흥주 수원대 스포츠과학부 특임교수

[현대해양] 미래의 한국이 해양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예견은 문화운동가였던 육당 최남선의 ‘한국 해양사 서문’과 제1대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이어령 장관의 ‘우리는 왜 해양으로 나가야 하나?’에서 엿볼 수 있다.

“누가 한국을 구원할 것이냐, 한국을 바다에 서는 나라로 고쳐 만들기 그것일 것이다. 이 정신을 고취하며, 이 사업을 실천함이야 말로 가장 근본적, 또 영원성의 건국과업임을 우리는 확신하는 바이다. 경제의 보고, 교통의 중심, 문화수입의 첩경, 물자교류의 대로, 내지 국가발전의 원천, 국민훈련의 도장인 이 바다를 내어 놓고, 더 큰 기대를 어디다가 붙일 것이냐.” -최남선의 ‘한국해양사 서문’ 중에서

“국민 전체 중 15%는 바다를 잘 알고 15%는 바다가 중요하다는 것에 전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잔여 70%는 유동층이다. 중간층을 지지층으로 옮겨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다. (중략) 21세기 바다는 산업주의의 바다도, 물류의 바다도 아니고 개척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바다는 물류와 인류와 정보가 어우러지는 바다로 만들어야 한다. 문화주의 시대는 매력이 지배하는 시대이며, IT, BT의 바다, 문화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철학과 문화, 자원, 생명, 생활의 바다, 해양문명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새로운 BLUE OCEAN을 연 영국과 미국과 일본의 해양역사를 왜 가르치지 않는가.“ -이어령의 ‘우리는 왜 해양으로 나가야 하나?’ 중에서

이러한 해양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해양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해양의 중요성을 터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해양레저문화의 활성화는 국민의 해양에 대한 관심유도가 가장 확실한 핵심요소이다. 일단 해양레저문화에 대한 관심이 촉발된다면 그 다음의 해양에 대한 어떤 정책도 국민들의 관심 속에 진행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때문에 해양레저와 그에 따른 문화적 접근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해양수산부 ‘해양레저관광과’ 존재이유

해양수산부 정부조직에 해양레저관광과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해양레저관광은 당연히 문화체육관광부의 영역이었음에도 왜 굳이 해양수산부로 이동했는지, 그리고 그 넓고 많은 스포츠레저 영역의 하나인 해양레저관광이 정부조직에 하나의 ‘해양레저관광과’로 만들어졌는지 그 이유를 안다면 본 논고를 쓰고자하는 이유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 스포츠 레저문화와 관광산업은 한 국가의 경제적 영역에 있어 하나의 큰 축을 이루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해양레저문화 관광분야는 문체부의 그 많은 레저문화 관광 분야 중에서 그저 하나의 레저 종목 영역으로만 여겨져 왔다. 해양레저문화 관광산업의 규모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빠른 시기에 마리나와 요트산업이라는 미래의 큰 보고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해본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라도 해양레저관광산업이 미래의 신성장동력 산업의 하나로 인지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들의 관심 영역이 되었다는 것이다.

1996년 해양수산부가 발족되고 2003년 해양레저과(현 해양레저관광과)가 신설되어 마리나와 요트산업 정책을 추진하여 왔으나 우리나라의 산업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까지도 답보상태에 있다. 왜일까? 그것은 우리의 해양에 대한 인식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해양레저의 기반시설인 마리나 개발이 추진되고 국제보트쇼와 각종 국제대회 등을 통해 국가 위상에 맞는 해양레저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였으나 아직까지 국민들이 느끼는 해양레저는 상위계층의 전유물, 위험한 레저, 고도의 기술 필요 등의 부담으로 접근하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해양에서의 커다란 안전사고가 해양의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해양으로의 접근을 위축시켜오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위탁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제력에 걸맞은 적정요트 수는 덴마크 수준인 약 7만대(국내 2019년 기준 2만 5,000대), 마리나 320개(국내 2020년 기준 34개)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 수준까지 도달하는데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요트에 대한 인식 전환만 되어도 요트산업의 활성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에서는 그 기반 시설인 마리나 중·장기적 개발 계획을 세우고 마리나 관련법까지 만들면서 해양레저산업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마리나 개발 발전 방향

그렇다면 우리나라 마리나개발의 향후 발전 방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국토연구원이 연구한 ‘그랜드 비전 2050’에 의하면 2050년이 되면 1인당 국민소득(GDP)은 8만 달러, 고령화율(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8.2%로 세계 최고령 수준과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메가시티’가 지금의 21개에서 2050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하며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경인권(서울·경기·인천) 외에도 부울권(부산·울산·경남)이 메가시티로 부상하고, 산업은 정보산업(IT) 바이오산업(BT) 에너지기술산업(ET) 문화산업(CT)이 융합된 IBEC 산업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이다. 또한 로봇의 보편화로 노동시간의 50%를 로봇이 대신하며 기후변화로 한반도는 아열대 기후로 바뀐다고 보고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개인의 여가시간 활용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향후 5차산업의 핵심 컨텐츠는 여가가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지금의 북유럽 같은 해양문화 선진국으로 변화를 뜻하며 이때는 마이요트 시대의 해양레저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 살게 될 것이다.

마이요트 시대에 마리나산업은 필수불가결한 절대적 요소이다. 이러한 마리나산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최근 해양수산부의 제3차 해양수산발전기본계획(2021-2030)이 발표되었다. 국민들은 해수욕장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마리나, 섬트레킹, 유람선 및 크루저, 해양경관 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불편한 점으로 높은 비용, 낮은 접근성, 콘텐츠부족 등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이번 계획에서 핵심 목표 및 주요 전략에 해양레저 관광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제2차 해양수산발전 기본계획에서는 5대 추진전략 중 하나로 ‘미래형 고품격 해양문화 관광의 육성’이 제시되었고 그에 따른 국민수요를 반영한 해양관광 인프라 개선을 통해 해양관광 활성화 및 친해양문화 확산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으며, 크루저 등 고부가 가치 해양관광활동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크루저 관광 활성화를 통한 해양관광 입국 실현을 추진하였고, 권역별 해양관광 발전모델 추진기반 마련을 제시하여 7개 권역별 해양관광 발전 구상도를 제시한 바 있다. 3차 계획에서 제시되고 있는 해양레저관광 관련 정책과제는 △안전 안심 해양레저관광 활동 조성 △해양레저생태체험 관광 특화 공간확대 △해양문화교육대중화 정도이며, 일부 어촌의 환경과 개선을 통해 여행 활성화를 제시하고 있을 뿐 목표와 전략의 대주제에서는 해양레저관광이 전무하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3년간 약 3조 원의 예산을 들여 어촌의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그 예산의 10분의 1이라도 마리나와 해양레저관광에 할애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있었을까를 상상해 본다. ‘어촌 뉴딜’의 효과만큼 ‘마리나 뉴딜’의 효과는 없을까? 3차 계획에 이러한 계획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수요가 있으면 투자는 따라오는 법이다.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마리나 시장의 활성화인데, 거기에는 소비자가 있어야 하는 당연한 귀결이 따른다. 그렇다면 소비자 양성의 지름길은 무엇인가?

 

마리나 소비자 양성의 길

첫째 교육적 접근이다. 소비자 없는 산업은 없다. 마리나 요트산업의 잠재 고객은 청소년들이다. 마이요트 시대의 주역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해양레저를 경험할 기회가 없다. 요트의 맛을 모르는 자가 요트를 구입하겠는가? 요트가 아니래도 좋다. 조정, 카누, 스탠드업 패들 보드, 레프팅 등 물에 떠 있는 것이라면. 그 맛은 젊을 때 맛을 보아야 한다. 이미 기성세대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레저보트를 구입할 확률은 적다. 레저보트의 맛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 년에 단 하루 강으로 호수로 바다로의 체험을’ 캠페인을 제안한다. 한강에 서울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이 개인당 일 년에 단 하루만 해양체험을 해도 일 년 내내 한강에는 많은 레저보트들이 떠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교육용 레저보트들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즉 학생들이 해양레저에 참여하게 되면 해양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에 따라 레저보트 구입소요가 많아지며 레저보트 기업들의 수익이 증대되는 선순환 시스템이 작동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자유학기제가 시행되면서 더욱 가능성이 높아졌다.

둘째로 예술적 접근이다. 최근 ‘요트원정대’, ‘바닷길 선발대’ 등 TV 연예 오락프로그램에서 보듯이 영상매체 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외국의 경우 마리나와 요트가 배경으로 나오거나 스토리가 요트와 관련된 테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대중매체 프로그램은 흔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태양의 후예’ 같은 요트 영화나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면 한국에서 마리나·요트산업 발전의 전환점은 빨리 올 수 있지 않을까?

영화, 연극, 오페라, 뮤지컬, 소설, 시, 만화, 인터넷 게임, 회화, 조각, 인형, 음악, 사진, 악세사리 등이 해양과 요트를 소재로 작품이 만들어지고 널리 보급된다면 요트의 대중화와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마리나와 요트와 갤러리는 일맥 상통하는 컨셉이다. 요트의 제조과정 자체가 예술과 직접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국제요트대회의 참가이다. 특히 ‘아메리카스컵’의 참가이다. 최근 중국의 요트산업의 발전 속도는 놀랄 만하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중국은 레저선박의 제조업체 수가 150개 정도에 이르고 약 300만 척의 레저선박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1년에 약 4~50개의 보트쇼가 개최되고 있는데, 이러한 급속한 발전 측면에는 중국의 아메리카 컵의 참가가 계기가 되었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1980년대 아메리카 컵에서 우승하면서 요트국가로 변모하였으며 세계의 요트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아메리카스컵의 참가는 요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회이며, 더 나아가 마리나와 요트산업에 기업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주요한 요소이다.

넷째로 해양관광분야이다. 요트를 통한 관광 상품이 없다. 특히 중국의 요오크를 상대로 하는 해양관광 관련 상품이 없는 것은 치명적이다. 제주도에는 요트 상품이 있으나 이벤트 및 프로그램이 더욱 더 개발되어야 하며, 한강을 중심으로 하는 경인권 요트 관광 상품의 개발도 시급하다. 개별관광객의 증가세를 반영하여 다양한 고품격 해양관광상품 개발과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 단체 위주의 유람선 보다는 한 가족 단위의 요트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 해양관광 상품으로 적합하다. 이를 위해서는 마리나를 중심으로 음식, 건물 디자인 및 서비스, 그리고 이벤트 등을 통한 마리나의 특성화 및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다섯째로 해양 이벤트 분야이다. 우리나라에 해양 관련 축제가 많다. 자자체마다 5~9월 사이 열린다. 대부분 해변에서 이루어지는 해변축제의 모습이다. 프로그램 구성도 거의 비슷하다. 진정한 해양축제는 누구나 레저보트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여야 한다. 여기에 계절적 요인도 극복해야한다. 왜 겨울에는 해양축제가 개최되지 않는가? 문화의 차이이다. 바다가 어는 북유럽 국가에서는 한겨울에 바다를 녹여가며 세일링을 즐긴다.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에 요트를 타 보았는가?

 

해양에 대한 친수 조성

노를 젓는 보트든 크루저요트든 적어도 해양레저를 경험하고 살았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올 것이다.
노를 젓는 보트든 크루저요트든 적어도 해양레저를 경험하고 살았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올 것이다.

해양에 대한 친수 조성은 해양문화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과 제도내 정착만이 답이다. 해양레저산업의 활성화는 이미 정부와 지자체의 많은 투자와 사업을 통해 이루어져 왔고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국가 위상과 동떨어진 해양국가로의 발돋움이 더딘 이유는 해양문화에 대한 인식 왜곡 및 경험 부족이다. 마리나산업 발전을 위한 해양에 대한 친수 조성은 해양문화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과 제도내 정착만이 답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산수나 수학을 싫어하지만 필수과목이기에 배운다. 배우면 살아가는 동안 산수나 수학이 필요했음을 느낀다. 유치원, 초, 중 고, 아니 대학과정까지 그 어떤 해양교육을 배우거나 체험해 본 적이 있는가? 다가오는 미래 여가 시대에는 여가의 수준 차이가 인생의 결과를 평가한다. 노를 젓는 보트든 크루저요트든 적어도 해양레저를 경험하고 살았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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