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변화’시킨 해양레저시장
코로나19가 ‘변화’시킨 해양레저시장
  • 김충환 경기도청 전문위원(경영학박사)
  • 승인 2021.02.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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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 통해 코로나 블루 치유
김충환 경기도청 전문위원(경영학박사)
김충환 경기도청 전문위원(경영학박사)

[현대해양]

코로나19로 인해 영향 받은 우리의 삶

우리나라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 2020년 1월 19일이니 만 1년을 넘어 2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 1년간 전 세계 확진자는 1억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사망자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약 5억 명 감염에 5,000만 명 넘게 사망한 1918년 스페인 독감보다 작은 규모라고는 하지만 그 시절보다 엄청나게 커진 세계 경제 규모, 국가 간 긴밀하게 연결된 경제 네트워크를 고려하면 그 피해가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다. 어찌 보면 현재 살아있는 우리에게는 가장 큰 재난 상황이 닥쳤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두가 어려울 것 같은 이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국전쟁을 통해 일본경제가 살아났듯 가장 심각한 재난이라 할 수 있는 전쟁 속에서도 누군가는 성장한 결과가 있다. 202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코스피(KOSPI) 지수는 2020년 3월 1,500대에서 2021년 1월엔 3,100을 넘어섬으로써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0년 서울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역대 최초로 10억 원을 넘어섰다. 2019년에 8억 원이었다고 하니 1년 만에 약 25%인 2억 원이 오른 셈이다. 거시경제는 마이너스인데 주식시장은 활황이고 집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것은 코로나19가 ‘변화’시킨 부자연스러운 경제 현상이다.

이러한 경제적인 측면 외에도 코로나19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시켰다. 단체 활동과 대면 만남이 줄어들고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소비력을 갖춘 사람들의 레저 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중에서도 개별적인 활동이면서 자연과 어우러지고 장비를 사용하며 힐링이 되는 레저 활동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미 2018년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어가며 그 대표 산업이라 했던 해양레저와 캠핑 등 레저시장이 성장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튜닝 캠핑카는 세 배, 쇼핑몰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캠핑용품은 두 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보트판매사 ‘스타보트’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에 보트 판매량은 약 30% 이상 증가했으며,홈페이지와 이메일 문의는 62%, 유투브 조회수는 56%가 증가했다고 한다.
보트판매사 ‘스타보트’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에 보트 판매량은 약 30% 이상 증가했으며,홈페이지와 이메일 문의는 62%, 유투브 조회수는 56%가 증가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오히려 기회 얻은 해양레저산업

2020년 12월 제5회 경기해양레저포럼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해양레저산업 현황 및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발표가 있었다. 필자는 해외동향을 발표했는데 세계해양레저협회(ICOMI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질 줄 알았던 해양레저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호황이라고 한다. 국가 간 상황과 환경은 다르지만, 호황이 된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대부분 유사했다. 활동이 제한된 이 시기에 사람들은 해양레저를 통해 힐링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나게 된 가장 기본적인 ‘변화’는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2020년 캐나다의 보트 판매는 약 24% 증가했으며 선외기 판매도 13%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보트 크기별 승선 인원을 제한하기도 하였지만, 오히려 신조 보트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나타났으며, 해양레저 업계는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고용지원 정책과 어우러지며 수익성 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 중동지역은 지역 내 보트 운항은 엄격히 제한되지 않아 오히려 인기가 높아졌고 이스라엘, 두바이, 아부다비는 추가로 마리나 개발을 준비한다고 한다.

경기해양레저포럼에서 함께 발표한 우리나라 보트 판매사인 ‘스타보트’의 채준석 대표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에 보트 판매량은 약 30% 이상 증가했으며, 홈페이지와 이메일 문의는 62%, 유투브 조회수는 56%가 증가했다고 한다.

보트 동호회인 ‘레저보트 매니아’ 전지성 매니저도 2018년 1만 8,000명 대였던 회원 수가 2020년에 3만 5,000명까지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에도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경제상황과 해양레저산업의 ‘어긋남’

경기도는 5년 단위로 ‘경기해양레저 육성전략’을 수립한다. 제2차 경기해양레저 육성전략(2017-2021)을 2016년에 만들었는데, 당시 해양레저시장 성장률은 약 22%였다. 이 성장률이면 2021년에 조종면허자수는 42만 명, 동력수상레저기구는 6만 척을 넘을 수 있다는 장밋빛 수요가 예측되었다.

하지만, 2019년 수정 개정판을 수립하면서 변화된 성장률을 대입하였는데 약 11%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016년 2.9%에서 2017년 3.2%까지 올라갔다가 2019년에는 2%로 약 40% 가까이 하락하는 국가 경제 상황이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우리나라의 해양레저에 대한 관심과 성장 속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1.2%로 나타났다. 이 정도라면 해양레저시장도 마이너스로 폭락해야 했으나 오히려 두 자릿수 성장하는 부자연스러운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이 해양레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밀접했던 경제상황과 해양레저산업의 어긋남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성장은 재난으로 인해 이동 공간과 교류가 제약된 상황에서 선택받은 예외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과 제품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관심을 끌고 선택받기 위해 노력을 함에도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재난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된 것은 일시적 행운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요트투어를_즐기는_체험객들._각자_풍경을_즐기거나_사진을_찍고_있다. (1)
요트투어를_즐기는_체험객들._각자_풍경을_즐기거나_사진을_찍고_있다. (1)

 

새로운 질서가 필요한 시기

2021년 해양레저업계는 이 관심이 실망이 되지 않도록 무언가를 해야 할 때이다. 산업발전 초창기인 우리나라 해양레저산업의 현 상황에서 다수 사용자들은 아직도 초보자다. 해양레저 문화와 그에 맞는 질서가 정립되어야 한다.

사용자가 보트나 요트를 운항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은 조종면허와 조종기술만이 아니다. 해상에서의 사고는 육상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그에 맞는 안전교육 등이 병행되어야 하며 자가정비 학습 등을 통해 응급조치 역량도 갖춰야 한다. 정부도 보트가 증가한 상황에 맞는 슬립웨이(Slipway, 선양장), 계류시설 등 인프라 확충과 제도개선, 어민과의 관계 등에 좀 더 서둘러야 한다.

해양레저산업의 성장 과정은 어느 순간 급증하는 J커브의 형태를 띤다고 얘기한다. 일본도 80년대 호황 시기에 급격한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시장이 확대된 경험이 있고 우리나라도 그런 계기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의견이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기에 단언하기엔 이르지만, 코로나19는 분명 해양레저시장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것이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라면 늦기 전에 적절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내 제조 산업은 해외시장으로 수출할 기회를, 정부는 해양레저산업 육성 기본법 제정 등 체계적 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 등을 통해 해양레저산업이 단순 소비산업에 그치지 않고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라는 보다 생산적인 산업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빠르게 ‘변화’해야 할 시기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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