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폴리텍’, 선원 수급 대책 되고 있나
‘오션폴리텍’, 선원 수급 대책 되고 있나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1.02.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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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등 개선 필요해

[현대해양] 국내 선원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이에 수산과 해양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도 일정 교육을 거치면 해기사 자격을 받을 수 있는 오션폴리텍 해기사 양성 과정이 대안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와 해양수산부 컨소시엄 사업으로 전액 국비 무료 교육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구인난 해소와 승선 이탈율을 막는 데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오션폴리텍’, 국비 지원 해기사 양성 과정

오션폴리텍 해기사 양성 과정은 승선 경험이 없는 육상의 우수 인재를 선발해 해운 분야의 인재로 양성하는 교육과정이다. 해기 전문 교육을 받으면 국내외 해운 및 수산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교육은 상선분야와 어선분야로 나뉜다. 여기에는 외항상선 3급 과정과 내항상선 5급 과정, 어선 5급 과정 등이 있다.

오션폴리텍 과정의 강점은 단기간 교육과 승선 경력으로 면허를 빠르게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액 국비 지원으로 교육비, 교재비 그리고 숙식비가 제공되며 교육생은 매달 20만 원의 교육 지원비도 받을 수 있다. 교육 수료 후에는 4천만 원의 초봉을 받고 6~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을 경우 1억 원대를 버는 고소득 직업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선원 인력난 해소에 도움 안돼

그러나 국내 해운업계에서 오션폴리텍 과정으로 배출되는 교육생 수는 업계 수요에 미치지 못해 구인난 심화 문제를 개선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지난 1월 연수원에서 모집한다고 밝힌 내항상선 교육생 수는 20명에 불과했다.

내항상선 교육생 모집에 대해 한국해운조합 관계자는 “오션폴리텍 과정이 노동고용부와 해양수산부 컨소시엄 사업으로 운영되다 보니 취업률이 저조할 경우 해양수산연수원은 예산을 반납해야 한다. 관련 지침에 따라 수료 후 3개월 이내에 취업률이 70% 미만일 경우 지정된 예산의 50%를 환수해야 되기 때문에 연수원에서는 채용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는 해기사 구인난 심화로 매년 양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내항상선 과정 개설을 위한 채용 수요가 적어 격년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관계자는 “채용 규모는 해양수산부 선원 정책과 선원 수요 현황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선대가 확충되면서 취업 자리는 늘어나고 있지만 해양대학교나 해사고등학교에서 배출된 인력들이 취업 대기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션폴리텍 내항상선 교육생 수료식
오션폴리텍 내항상선 교육생 수료식

지속 승선율 믿을 수 있나

해양수산연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오션폴리텍 교육 과정을 거친 해기사의 62.7%가 계속해서 승선을 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기사 양성 기관인 해양대와 해사고에서 배출되는 선원 대비 오션폴리텍 교육 과정을 거친 교육생들이 보다 더 높은 승선 유지율을 보인다.

그러나 한국해운조합 관계자는 “연수원에서 교육생을 선발할 때에는 장기 승선 희망을 원하는 고연령 지원자보다 면허 취득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가진 비교적 젊은 연령의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오션폴리텍 교육 양성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의 평균 연령(14기~10기)는 32세다.

이어 관계자는 “저연령일 수록 면허 취득 이후 승선지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장기 승선을 희망하는 고연령자는 누락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승선실습 2개월 과정으로는 실무 적응 능력 배양을 하기 부족해 잦은 임의 하선이 발생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내항상선 교육과정의 경우 4개월간의 이론교육과 1개월의 승선훈련 그리고 1개월의 선사 실습을 마치면 해기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생이 실제로 승선해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간은 2개월이다. 그러나 선사는 2개월 승선교육으로는 실무 역량을 키우기에 역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직무능력이 낮은 수료생의 고용을 기피하면서 선사와 수료생 간 미스매치로 취업률이 더욱 저조하고 잦은 임의하선이 발생한다는 것.

이에 연수원의 지속 승선율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됐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오션폴리텍 과정 수료자의 지속 승선율이 높은 축에 속하는데 이는 업계의 수요보다 적은 인원의 교육생을 선발하고 모집 인원도 매우 적기 때문에 높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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