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신간안내] 김준의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
[해양신간안내] 김준의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12.19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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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어촌정담' 연재중인 섬,어촌 인문학 전문가

[현대해양]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

김준 지음 | 보누스 | 22,000원

현대해양에 어촌정담을 연재하고 있는 김준 작가의 21세기 '섬 대동여지도'인 《섬문화 답사기》 다섯 번째 여정 <통영편>이 출간됐다.

<통영편>은 총 8권으로 기획한 ‘한국 섬총서’ 프로젝트의 장중한 서막을 열어젖힌 첫 번째 권 <여수, 고흥편>과 <신안편>, <완도편>, <진도 제주편>에 이은 다섯 번째 권이다. 한려수도해상공원에 속하는 통영 바다와 섬은 비교적 육지 도심과 가깝다. 섬들은 대부분 도심에서 한 시간 이내에 갈 수 있고 풍광이 아름다워 여행 자들을 유혹한다.

아름다운 이곳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통영의 섬들
통영의 섬들

통영 섬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크게 미륵도권, 욕지도권, 한산도권, 사량도권으로 나뉜다. 미륵도권은 산양읍권과 풍화리권으로 다시 나뉜다. 산양읍권은 가깝게 곤리도와 송도, 학림도, 저도, 만지도가 있고, 좀 떨어져서 연대도와 만지도와 추도가 있다. 이들 지역은 굴이나 홍합 등 패류 양식보다는 가두리 양식이 활발한 곳이다. 연대도는 행정안전부 명품 섬으로, 만지도는 국립공원 명품 마을로 지정된 후 출렁다리로 연결되었다. 통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섬이다.

풍화리권은 오비도를 중심으로 갯벌이 발달한 곳으로 바지락, 개조개가 많이 서식하며 굴 양식을 많이 한다. 반면에 미륵도 동쪽 도남리와 영운리는 멍게 양식이 발달한 곳이다. 미륵도의 척포항이나 곤리도는 생활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산도권은 한산도를 중심으로 비산도, 좌도, 추봉도, 용호도, 죽도까지 아우른다. 죽도를 제외하고는 굴 양식이 발달했다. 한산도는 거제와 통영 사이로 흐르는 바닷길 견내량에 위치해 있다.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의 격전지이며, 조선조 해군본부 삼도수군통제영이 시내로 오기 전에 한산도에 있었다. 또 한국전쟁 시에 용호도와 추봉도에는 전쟁포로수용소가 있었다. 또 통영 사람들이 여름철에 즐겨 찾는 비진도해수욕장이 있다. 유일하게 전승되고 있는 남해안 별신굿의 죽도, 무인도로 바뀐 가왕도, 아름다운 섬 매물도 역시 한산도권에 속한다.

 

어장이 좋아 탐냈던 바다, 이제는 걷기 좋은 섬

욕지도 전경

욕지도권은 통영에서 어업이 가장 발달한 섬들이다. 그만큼 어장이 좋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되었던 곳이다. 주요 섬으로 욕지도, 노대도(상도, 하도), 두미도, 초도까지 포함한다. 욕지도는 일제강점기에 고등어 파시로 유명했으며, 특히 자부마을은 일본인 이주 어촌이 정착하면서 근대 어촌이 시작된 곳이다. 잡는 어업만 아니라 고등어 양식과 참치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로 삼덕항에서 출발하며 배가 자주 있고 트래킹하기 좋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연화도와 우도는 바다를 보며 걷기 좋은 섬이다. 노대도는 두 섬이 마주 보는 가운데 천연 양식장이 만들어졌다. 추도와 함께 물메기를 많이 잡는 두미도는 동백으로 유명하다. 사량도권의 연도교로 이어진 상도와 하도, 수우도가 있다. 이들 섬은 바위산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해 최고의 바윗길 트래킹으로 꼽힌다

 

섬과 섬에서 살아온 삶을 존중해야 한다

청정구역에서 지내던 주민들이 이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주민만 아니라 섬도 수난을 겪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머물다 보니 일회용 쓰레기가 크게 늘었다. 간혹 집에서 쓰던 것까지 들고 와서 슬그머니 섬에 두고 가는 얌체들도 있다.

섬에도 삶이 있고 문화가 있고 규칙이 있다. 주민들도 생각을 달리해야 하지만, 섬을 찾는 여행객도 섬 여행 문화를 바꿔야 한다. 섬은 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삶은 분명히 존중해야 한다. 이제 섬은 주민보다는 뭍에서 들어오는 사람이나 여행객이 더 즐기고 이용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섬을 찾고 바다를 즐기며, 섬 길에서 힐링한다. 또 섬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찾아 먹는다.

도심공원처럼 섬은 육지 사람들의 공원이 되고 있다. 섬에서 차박이나 캠핑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갑자기 수요가 늘다 보니 무질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섬은 자유’라는 인식이 ‘섬에서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섬 산은 등산객에게, 섬 바다와 해변은 낚시객과 캠핑객에게 내줘야 할 형편이다. 그 뒤처리를 모두 주민이 할 수 없고, 지자체도 감당할 예산과 행정력이 부족하다. 섬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용하는 방식도 다변화하는 만큼 섬과 섬에서 사는 사람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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