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 - 고품질·저어분 사료에 대한 투 트랙 전략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 - 고품질·저어분 사료에 대한 투 트랙 전략
  • 글_정상원 기자, 사진_박종면 기자
  • 승인 2020.11.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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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배합사료 상용화 눈앞에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 전경

[현대해양] 양어 사료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단백질원인 어분(魚粉, fish meal)이 언제까지 공급될 수 있을까? 계속되는 연근해 어업량 감소는 어분의 지속적인 공급까지 위협하고 있다.

어분은 전갱이, 정어리 등의 다획성 어류와 잡어를 찌거나 건조해 분쇄한 가루다. 어류 성장을 위한 필수 아미노산과 지방산 등을 공급하고 높은 단백질 함량을 가져 배합사료의 중요한 원료가 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산자원 고갈로 어분의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사용하는 우리나라이기에 이대로라면 사료의 단가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식산업에서 사료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어 국내 양식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어분의 비율을 낮추거나 대체할 수 있는 사료가 개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내고있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센터장 김강웅)는 어분 함량을 낮춘 저어분 사료 개발 연구를 단계별로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어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원료 발굴과 고품질의 사료 개발 연구도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 탄생한 고품질 곤충 배합사료는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저어분 사료, 지속가능한 양식산업 기반 다진다

국내 주요 양식 어종(넙치, 조피볼락, 뱀장어)에 사용되는 어분 비율은 45~70%로 높은 편에 속한다. 단백질 원료인 어분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료 가격을 낮춰야만 안정적인 양식 생산기반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에 어분 함량을 최대로 낮추는 저어분 사료의 개발은 사료연구센터의 핵심 추진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2014년 저어분 사료 개발을 위한 세미나 및 심포지엄을 거쳐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오고 있는 ‘저어분 사료개발 및 원료 이용성 향상 연구’는 환경친화형 배합사료지원비를 사업예산으로 오는 2025년까지 진행된다. 단순히 어분의 함량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양식 품종의 품질, 성장, 생존 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의 사료 개발이 목표이기에, 장기적 과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강웅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장은 “넙치, 조피볼락, 돔류 등을 대상으로 저어분 사료개발 연구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성공적인 저어분 사료개발은 양식원가 절감과 양식 어업인의 소득 증가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국내 양식산업 대내외 경쟁력 강화를 이루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격은 그대로, 사육 효율은 더 높게

양식어업인들에게 생사료와 배합사료의 사용은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 ‘양식용 배합사료 사용 활성화 대책’, ‘양식산업발전법’ 등을 발표해 환경관리를 위한 어업인들의 생사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어업인들은 저렴한 가격에 효과적으로 어류를 사육할 수 있는 생사료 사용을 포기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배합사료 사용 확대를 목표로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됐던 ‘환경친화형 배합사료 보조금 지원’사업 역시 큰 효과는 없었다. 지원 사업 기간에만 배합사료를 사용하고 사업이 끝나면 또다시 생사료를 사용하는 어업인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곤충배합사료 효과 검증을 위한 시료 샘플링 및 분석
곤충배합사료 효과 검증을 위한 시료 샘플링 및 분석

높지 않은 가격의 사료로 양식 품종 품질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어업인들의 의견과 저어분 사료 개발이 맞물리게 되자 지속적인 양식 산업을 위해 어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원료를 사용한 고품질 사료 개발도 함께 진행되게 됐다. 그리고 지난 2019년, 사료연구센터는 어분 사용을 대체하는 고품질 곤충배합사료 개발에 성공했다.

센터에서 수행한 곤충배합사료 급이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곤충배합사료로 사육된 넙치들이 어업인들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만한 상당히 높은 수준의 비만도와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 또한 항균물질은 30배 증가하는 효과를 보여 높은 생존율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kg당 2,000원인 어분에 비해 곤충 대체재는 3~4,000원 수준으로 높은 가격이었다. 원가에 따라 사료 단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생사료를 포기하지 못하는 어업인들에게 기존의 배합사료보다도 높은 가격대로 만들어질 사료가 사용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에 사료연구센터는 곤충사료업체에 곤충사료분과 어분의 가격을 같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그 결과 곤충사료분을 어분과 동일한 가격대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

김 센터장은 “사료 개발에서 경제성에 대한 부분을 배제할 수 없었다. 어분 대체재인 곤충분사료를 대량생산하는 업체와 타협해 가격을 기존 어분과 같게 맞춰 동일한 가격으로 더 높은 품질의 어류 생산이 가능한 사료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곤충배합사료 상용화 눈앞에

양어용 배합사료 업체들이 곤충사료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어분보다 높은 가격 탓에 곤충사료분 함량을 적게 넣어 사료를 제작하다 보니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없었고, 이에 곤충사료개발은 업체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넙치 사료 급이 실험을 거쳐 곤충배합사료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료연구센터는 지난해 3월 곤충사료 특허기술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 천하제일사료, 수협사료, 제주어류양식수협, 우성사료 그리고 퓨리나까지 총 6개 사료회사에 그 기술을 이전했으며, 각 사료회사들은 사료연구센터와 함께 곤충배합사료 현장실험에 참여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우리 센터는 OEM형식으로 사료 업체들을 지원한다. 각 업체들이 기존 배합사료와 곤충배합사료를 사용해 넙치 사육을 실시하면, 이를 모니터링하고 추후 결과와 경제성 등을 분석한다. 올해 사육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사육 결과를 본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료연구센터는 저어분 사료 연구 개발과 고품질의 곤충배합사료 상용화를 투 트랙 전략과제로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는 저어분사료 개발의 경우 사료에서 최대 70%의 비율로 투입되는 어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품질 사료인 곤충배합사료의 꾸준한 R&D를 통해 사료업체들에게 상용화 가능한 기술을 이전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양어사료 가이드라인 구축 역시 사료연구센터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양식산업의 경쟁력과 안전한 양식 수산물 생산을 위해 배합사료의 품질관리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 사료에 잔류될 수 있는 유해 물질의 기준을 강화하고 양식사료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연구중인 곤충배합사료를 보여주고 있는 김강웅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장
연구중인 곤충배합사료를 보여주고 있는 김강웅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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