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다시 그런 일 있으면 물속에 뛰어들어 구조하겠다”
“세월호, 다시 그런 일 있으면 물속에 뛰어들어 구조하겠다”
  • 박종면 기자
  • 승인 2014.06.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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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뒤로 하고 세월호 승객 구조에 나서
진도군 조도면 매박마을 김진수 이장

 

▲ 진도군 조도면 매박마을 김진수 이장

[현대해양] 세월호 침몰 이후 단 한 명의 승객도 구조하지 못하고 시신 수습마저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초기부터 침몰 직전까지 구조에 온힘을 쏟았던 어업인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진도군 조도면 대마도리 매박마을 김진수 이장. 김 이장이 사고 소식을 접한 것은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 40분경. 김 이장은 이날 아침 미역을 채취하러 가려고 하던 참에 면사무소와 사고를 목격한 동거차도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이내 김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급히 달려온 청년 10여 명을 자신의 양식관리선 현덕2호(2.99톤) 등 4척의 선박에 나눠 태우고 사고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에겐 생업보다 구조가 먼저였다. 이들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9시 53분쯤. 그 때 이미 배는 60도 가량 기울어져 있었다.

“급하니까 보이는 대로 사람들을 끌어올렸죠. 사람들이 허우적거리며 다가와 스스로 매달리기도 했죠.”

김 이장을 비롯한 매박마을 어업인들은 구조자를 양식관리선에 태운 뒤 조도면 행정선으로 다시 옮겨 태웠다. 그렇게 수차례 반복을 거듭해서 구조한 인명이 50여 명. 민간인으로서는 김 이장 일행이 가장 많은 인원을 구했다.

“사고가 난 날은 날씨가 좋았다. 아침이었고 배도 주변에 엄청 많아서 구명조끼를 입었든 안 입었건 물에만 뛰어들었으면 무조건 다 구할 수 있었다”며 김 이장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그는 “갑판 위에라도 나와 있었어야 했다. 선내에 있을 거였으면 조끼를 입지 말았어야 했다”며 세월호 안내방송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나마 승선원 476명 중 172명이라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인근 어업인들의 발 빠른 대응과 위험을 무릅쓴 구조활동 덕분이었다. 어장선, 관리선 등 3톤 미만의 소형 선박을 끌고 온 어업인들이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며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해경 함정, 둘라에이스호(유조선) 같은 큰 선박들은 세월호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근처에 있건 멀리 있건 선박 사고가 났을 때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은 배 타는 사람들의 의무입니다. 만약 다시 그런 일이 있으면 그 땐 물에 뛰어들어가 구조할 겁니다.”

김 이장은 뱃사람의 도리를 강조했다. 그는 해군 특전사 출신의 마스터 다이버다. 그는 구조자 수색에 참여하기 위해 민간 잠수사 접수도 마쳤다.

김 이장은 군 제대 후 매박마을에 정착해 미역과 톳을 양식하고 자연산 전복을 채취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부인과 여고생 딸을 두고 있는 가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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