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법 판례여행 24] 수상레저용 부선은 동산일까, 부동산일까?
[해양수산법 판례여행 24] 수상레저용 부선은 동산일까, 부동산일까?
  • 강선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 승인 2020.10.13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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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경매 무효 사건
강선주 변호사

<스물네 번째 여행의 시작>

법을 다루는 일을 하다 보면 가끔은 법이 얼마나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지를 깨닫게 되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자신의 이름으로 버젓이 등기가 되어 있는 집이 자신이 집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을 경우입니다.

‘갑’, ‘을’을 거쳐 ‘병’으로부터 정상적으로 집을 산 ‘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소유자일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 ‘갑’이나 ‘을’ 또는 ‘병’이 진짜 소유자가 아니라면 ‘정’의 등기는 무효가 되어 그 집은 ‘정’의 집이 아니게 됩니다(처음부터 ‘정’의 집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최근 선박과 관련하여 이보다 더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얼마 전 대법원에서 확정까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A와 B는 2005. 7. 29. 144톤의 부선인 이 사건 선박 C에 관해 지분 1/2씩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였습니다. 이후 A와 B는 D에게, D는 E에게 각각 C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기를 하였습니다. E는 2010. 3. 무렵부터 2013. 6. 19.까지 C를 선박계류용 등으로 사용하였고, 2010. 5. 16. F시로부터 하천점용허가를 받아 C에서 수상레저사업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C에 대한 ‘동산’ 강제경매 절차가 진행되어 결국 2013. 6. 19. C의 주인은 G가 되었습니다. H는 2013. 6. 20. G로부터 C를 매수하여 인도받고, 그 때부터 현재까지 C를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고 선박계류용 등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H는 2013. 7. 13. 전 소유자인 E로부터 수상레저사업과 허가권 일체를 양수하여 C에서 수상레저사업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E가 2017. 3. 10. I에게 C에 대한 3,7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근저당권자인 I의 신청에 따라 2017. 4. 4. 법원에서 C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었습니다. 그러자 H는 자신이 C의 소유자이므로 위 임의경매절차는 잘못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과연 H는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수상레저사업을 지킬 수 있었을까요?

 

<쟁점>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이 등기할 수 있는 선박에 해당할까요?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8다273608 판결>

등기할 수 있는 선박에 대한 강제집행은 부동산의 강제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른다. 선박등기법 제2조는 ‘이 법은 총톤수 20톤 이상의 기선과 범선 및 총톤수 100톤 이상의 부선에 대하여 적용한다. 다만, 선박법 제26조 제4호 본문에 따른 부선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선박법 제26조 제4호 본문은 ‘총톤수 20톤 이상인 부선 중 선박계류용·저장용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수상에 고정하여 설치하는 부선’을 선박의 등기와 등록에 대해 정한 선박법 제8조 등 일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선박으로 정하면서 단서에서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른 점용 또는 사용 허가나 하천법 제33조에 따른 점용허가를 받은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등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은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다.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는 수상레저의 수요 증가 등으로 수상구조물의 설치가 활성화될 것에 대비하여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등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을 선박법상 등록 대상에 포함시키고 등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위와 같은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의 문언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에서 정한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은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의 종류를 예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선박은 총톤수 144톤의 부선이다. 원고 H는 이 사건 선박 C 위에 10cm 두께의 콘크리트를 타설하여 수상레저사업에 사용하기 위한 난간대, 사무실, 탈의실과 몽고천막 4동 등 구조물을 설치하였다. 이 사건 선박 C는 선박법 제26조 제4호 단서에서 정한 부유식 수상구조물에 해당하므로, 그 강제집행은 부동산 강제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라야 한다. G가 유체동산 강제집행 절차에서 이 사건 선박 C를 매수한 것은 민사집행법 제172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G로부터 이 사건 선박을 매수한 원고 H는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사건에서 H는 등기된 선박인 C를 법원의 유체동산 강제집행 절차에서 취득한 G로부터 매수하였습니다. 다른 절차도 아닌 법원의 경매절차를 통해 C를 취득한 이상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기에 G가 C의 소유자라는 점은 명백해 보입니다.

특히 H는 G가 C의 소유자라는 점을 굳게 믿고 그 위의 수상레저사업까지 인수하여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유식 수상구조물형 부선은 그 용도가 꼭 수상호텔이나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이 아니더라도 등기를 할 수 있는 선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그리고 등기할 수 있는 선박이라면 그 강제집행은 ‘동산’이 아니라 ‘부동산’의 강제경매에 관한 규정에 따라야만 합니다. 따라서 등기할 수 있는 선박을 ‘동산’의 강제집행 절차에 따를 경우 해당 절차 및 소유권 이동은 모두 무효가 됩니다.

 

<스물네 번째 여행을 마치며>

자신이 C의 소유자임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을 H에게 대법원 판결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C의 소유권은 H도, G도 가지지 못하여 여전히 E가 보유하게 됩니다.

하천점용허가를 받은 수상호텔, 수상식당 또는 수상공연장 외에도 수상레저시설로 이용되는 부선들이 전국에 다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통해 수상레저시설인 부선에 대해 ‘부동산’과 같이 등기를 할 수 있다고 인정한 이상, 소유권을 확실히 가지기 위해서는 부동산과 같이 ‘등기’가 있어야 하므로 지금이라도 H와 같은 불행을 겪지 않도록 등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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