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남부수협 - ‘바다허브센터’가 불러 올 지역활성화에 기대
태안남부수협 - ‘바다허브센터’가 불러 올 지역활성화에 기대
  • 정상원 기자
  • 승인 2020.10.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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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혁신’ 사업 본격 돌입

[현대해양] 살이 꽉 찬 꽃게가 잡히는 계절, 가을이다. 서해와 맞닿아 있어 질 좋은 꽃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충남 태안 지역의 꽃게잡이 유자망(流刺網) 어선들은 앞다투어 힘찬 출항길에 오르고 있다.

충남 태안군 남면 일대는 태안남부수산업협동조합의 관할 지역이다. 12개 어촌계에 조합원은 1,000명도 채 안되지만 꽃게, 주꾸미 등을 주력 상품으로 탄탄한 어획고 실적을 거두어 낸다. 그러나 어족자원 감소와 맞물려 진행되는 어촌 고령화와 어업 인력 감소는 태안남부수협에도 크나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문승국 조합장은 ‘수협 혁신’ 사업으로 어려운 어업환경을 타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5년 취임 이후 오랜 시간 어업인과 스킨십을 해 온 문 조합장이기에 수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보이겠다는 뜻이다.

내달 준공 예정인 태안남부수협 본소 조감도. 본소에는 바다허브센터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내달 준공 예정인 태안남부수협 본소 조감도. 본소에는 바다허브센터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바다허브센터 건립 추진

‘수협 혁신’ 사업은 태안남부수협의 역량강화를 통해 어촌뿐만 아니라 태안군 남면 전체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문 조합장의 확고한 의지에서부터 시작됐다. 본소를 이전하면서 부지를 넓혀 ‘바다허브센터’를 건립하고 센터에 어촌체험센터 플랫폼과 지역 수산물 판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태안군 남면 일대는 어촌체험마을을 꾸리기 최적화된 환경이다. 그러나 어촌계가 직접 나서 사업을 꾸리기에는 고령화 및 인력부족 등으로 쉽지만은 않은 일. 태안남부수협은 수협이 직접 나서 어촌체험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해보이겠다는 계획을 설정했다. 또 이러한 지역 우수 수산물을 적극 홍보해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수산물 판매 플랫폼 또한 구상 중이다. 남면의 수산자원과 지역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사업성과를 극대화 해내는 것이 태안남부수협의 목표다.

국비지원 없이 오로지 도비와 군비, 그리고 자부담으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어려움도 많았다. 준비 작업은 5년 전부터 진행됐지만 사업은 올해에 들어서야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4월 착공에 돌입한 바다허브센터는 내달 말 준공 예정이다. 태안군 남면 신장리에 연면적 916.74㎡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지는 센터 1층에는 금융업무시설이, 2층에는 어업인 지원 및 정보공유시설이 그리고 3층에는 어업인 복지시설 등이 우선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면민(面民)으로서 지역 활성화를 도모 해내겠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수협 혁신’ 사업의 핵심인 바다허브센터 건립에 태안남부수협은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규모 경제사업이기에 지역주민들로부터 받는 기대도 크다. 부담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문 조합장은 이러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반드시 남면 지역주민들의 소득 창출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비췄다. 그는 “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해 나가 어업인 뿐만 아니라 우리 면민 모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태안남부수협 드르니위판장 전경
태안남부수협 드르니위판장 전경

 

“낚시통제구역 지정해야”, 조례 제정 나서

문 조합장은 어업환경을 살피며 그 곳에서 들려오는 어업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에는 어업인들의 어업활동에 불편함을 끼쳤던 낚시용 레저보트 정박을 제한하는 조례를 제정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태안군 남면 일대는 주꾸미 낚시와 해루질을 하기 적합한 장소로 유명하다. 이에 레저배들이 어항을 한가득 메우게 되자 어업인들과 배 소유주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져갔다. 문 조합장은 빠르게 옮겨 신선도를 유지해야하는 수산물의 특성과 어업인들의 어업환경 개선을 위해 낚싯배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그는 낚시통제구역 지정의 필요성을 태안군에 전달했고, 협의 과정을 거쳐 조례를 제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태안군 낚시통제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어업인에게 필수 시설인 선착장과 바다와 육지를 접안하는 부잔교에서는 낚시가 통제되며, 낚싯배 또한 접안할 수 없다.

태안남부수협이 주체적으로 나서 조례를 제정하자 수협중앙회는 이같은 조례 제정 사례를 각 회원조합에게 전달하고 있다. 문 조합장은 “어업 부문에 있어 필요한 조례가 있다면 수협이 의회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대책을 건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업인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것이 수협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태안남부수협 몽산포위판장에서 선별되고 있는 활꽃게
태안남부수협 몽산포위판장에서 선별되고 있는 활꽃게

 

우렁이 농가 육성

60~70%가 반농 반어촌인 태안 지역 특성을 살려 민물우렁이 농가 육성도 추진한다. 태안남부수협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우렁이 사업에 손을 뻗어 군납 개척에 성공했다. 올해는 약 25톤의 우렁이를 군납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선택 품목이지만 일반급식 품목으로 지정받아 점점 판로를 넓혀 가고자 한다고.

군납을 하면서 우렁이의 고부가가치성을 발견한 문 조합장은 우렁이 농가를 대대적으로 육성해 현재 어촌에 당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방침이다. 우렁이를 생산해 직접 가공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기에 이익이 나는 만큼 어업인들이 수익을 얻게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조합장은 “올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우렁이 농가 사업 수요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신규 사업을 시작하기에 어려운 환경인 것은 사실이나 지원금이 확보된다면 시범 농가를 설정하고 이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렁이 농가 육성으로 어업인 소득 증대와 더불어 젊은 인구의 유입까지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더욱 안정적인 수협이 될 수 있다고 문 조합장은 말한다. ‘조합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수협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걸고 재선에 성공한 문 조합장. 그는 “태안남부수협은 ‘수협 혁신’ 사업을 중심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우리 조합원들도 관심을 갖고 수협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굵직굵직한 사업들에 손을 뻗고 있는 태안남부수협에는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문승국 태안남부수협 조합장
문승국 태안남부수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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