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대한민국 해양관광 보물찾기 5] 가을 당일치기 나들이, 경기도 바다여행
[기획취재: 대한민국 해양관광 보물찾기 5] 가을 당일치기 나들이, 경기도 바다여행
  • 글_이주영 기자, 사진_윤성도 작가
  • 승인 2020.10.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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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미리어촌체험마을에서 느끼는 손맛
- 전곡항에서 요트를 타보자
- 배를 타고 입파도로
- 탄도항의 멋진 노을로 마무리

[현대해양] 9월은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 연이은 3개의 대형태풍과 52일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궃은 날씨,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수도권 2.5단계 높은 방역수준 유지 등으로 사람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코로나19 자체도 심각하지만 ‘코로나블루(corona blue)’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사람들의 심리적 우울감도 무시할 수 없다.

희망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됐다. 더불어 어느덧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찾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자유롭게 벗을 수는 없겠지만 가까운 나들이조차 다닐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 위생에 신경쓰면서 가벼운 여행을 한다면 코로나블루’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밀집되는 도심지역에서 벗어나 반나절 안에 바다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경기 화성시 당일치기 바다여행지’를 소개한다.

본 기획취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른 철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습니다. <기획취재팀>

전곡항(아래)과 탄도항(위) 일대전경
전곡항(아래)과 탄도항(위) 일대전경

경기도 화성시 바다는 당일치기 여행지로 제격이다. 수도권 및 충청지역 기준 2시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여행지이다. 시간과 코스만 적절히 분배하면 하루 동안 요트, 배, 섬, 항구, 제철 해산물 등 다양한 경험을 두루 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곳이다.

 

백미리어촌체험마을에서 느끼는 손맛

먼저 소개할 곳은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백미리어촌체험마을이다. 마을 이름인 백미는 해산물의 종류와 맛이 다양해 예부터 ‘백미(百味)’라고 불린 데서 기원한다. 특히 이 마을은 경기도 최초 ‘어촌뉴딜사업300’에 선정돼 갯벌체험, 어촌체험 등 성공적인 어촌관광사업으로 자리매김한 대표마을이다.

갯벌로 들어가는 트랙터
갯벌로 들어가는 트랙터

체험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현장매표소에서 갯벌체험코스를 예매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이때 장화, 호미 등 갯벌에서 필요한 장비를 챙겨오면 된다. 장비가 없다면 현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다. 장비를 챙긴 후 상시 운영되는 트랙터를 타고 1.5km를 이동해 갯벌에 내리면 본격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조개캐기와 망둥어 낚시다. 특히 10월은 망둥어를 잡기 좋은 계절로, 감칠맛이 나며 크기가 적당해 낚시가 주는 손맛과 함께 즐길 수 있다. 조개잡이도 캐는 재미가 일품이다. 초심자라도 1~2시간 정도 캐면 그물망을 가득히 채울 만큼 바지락이 풍부하다. 특히 마을에서는 관광객들이 조개를 싱싱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해감과 함께 냉각된 바닷물을 제공하고 있다. 겨울에는 굴따기도 체험할 수 있다.

갯골에서 망둥어 낚시를 하는 체험객들
갯골에서 망둥어 낚시를 하는 체험객들

다만 방문 시에는 반드시 사전에 물때를 확인 후 방문해야 한다.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하루 이용 시간이 6시간 정도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창미 백미리어촌체험마을 사무장은 “가끔 방문객들이 물떄를 파악하지 않고 방문해 얼마 즐기지 못하거나 이용을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왕왕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무장은 “코로나19로 한창 단체예약을 받는 6월, 10월에 예약이 많이 없지만 최근 들어 개인, 가족 나들이 행렬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미리는 현재 방문객 대상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철저한 관리 및 B&B하우스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며 손님맞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곡항에서 요트를 타보자

전곡항 마리나의 모습
전곡항 마리나의 모습

백미리 내 바지락칼국수, 제철 대하 등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장외리를 거쳐 해안도로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전곡항에 도착한다. 전곡항은 백미리와 마찬가지로 서신면에 소재한 곳으로, 자동차가 없어도 서울 사당역에서 1002번 버스를 타면 1시간 30분 내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 항이다.

전곡항은 탄도방조제로 인해 조수간만의 차가 크지 않아, 24시간 항구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리나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서는 세계 3대 요트 대회를 치렀으며 매년 화성시 뱃놀이 축제를 개최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취소됐다. 또한, 요트 교육프로그램 등을 마리나클럽하우스에서 진행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마리나클럽하우스 내 관광안내소에서 민간업체를 택해 크루즈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코스는 보통 1시간 30분 동안 인근 해역 안에서 진행된다. 1인 3만원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요트를 타고 바다를 가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10명 정도의 가족·모임 단위라면 추가 요금을 부담하고 요트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이용가능하다. 날씨 좋은 가을날 요트 위에서 가족·친구모임을 하며 기분전환 하는 것은 어떨까

또한, 전곡항 수산시장은 깔끔하게 리모델링해 위생환경이 매우 좋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 30분에 열고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다. 매달 2·4주 화요일은 휴무이다.

 

배를 타고 입파도로

화성 8경으로 꼽히는 입파도홍암(출처 화성시 공식 블로그)
화성 8경으로 꼽히는 입파도홍암(출처 화성시 공식 블로그)

입파도(立波島)는 ‘서서 파도를 맞는다’라는 뜻을 가진 섬으로 서해의 청정구역으로 유명해서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섬이다. 입파도는 전체 면적이 0.44km²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해안가 절벽은 30도 이상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방문객들은 절벽을 따라 나있는 해안가를 따라 걸을 수 있으며 화성 8경으로 선정된 입파도의 홍암은 붉은기가 맴도는 기암절벽과 암벽 사이의 해송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전곡항에서 입파도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된다. 입파도를 가기 위해서는 꼭 운항시간 및 날씨예보를 참고하고 이동해야 한다. 섬에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정기여객선인 경기도선을 이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개인어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정기여객선은 항구 내 위치한 수협사무실 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할 수 있으며 개인어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선장과 일정을 잡고 예약을 하면 된다. 정기여객선은 왕복 2만원으로 비용이 저렴하지만 운항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입파도로 들어가는 정기여객선의 마지막 배편은 16시, 입파도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편은 16시 50분이다. 개인어선을 이용할 경우에는 일몰 후를 제외하면 시간제약이 크게 없고 선상낚시까지 할 수 있다. 비용은 6~8만원 선이다.

입파도는 민박집에서 숙박을 하며 낚시를 즐기는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굳이 낚시하지 않고 배도 타고 입파도의 산길을 따라 잘 정비된 1km 정도의 트래킹 코스를 걸으며 등대에 올라 탁 트인 뷰도 만끽할 수 있다.

수원에서 온 한 승객은 “1시간 정도 왕복으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니 너무 개운하다. 찾아오길 잘했다”고 말하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탄도항의 멋진 노을로 마무리

탄도항에서 바라본 일몰
탄도항에서 바라본 일몰

전곡항에서 탄도방조제를 따라 5분만 가면 탄도항이 있다. 두 항구는 매우 가까이 있지만, 전곡항은 경기 화성시, 탄도항은 경기 안산시 소재의 항구다.

해 질 무렵이 되면, 탄도항에서는 풍력발전기, 요트, 선박 등이 일몰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장관을 볼 수 있다. 항구 인근은 멋진 일몰을 보기 위해 구경 나온 사람들과 이곳에서 하루 묵기 위해 차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일명 ‘차박’)로 가득했다. 이렇게 일몰까지 보게 되면 하루 코스가 끝이 난다. 코로나19와 장마, 태풍 등으로 힘들었던 요즘, 다소 빡빡한 당일코스지만 그간 쌓인 답답함을 바다에 던지고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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